Kobe Bryant

[스크랩] 코비죽이기, 2008

나비넥타이 2009. 5. 20. 21:35

 2008 파이널은 제가 2000년대에 가장 재미있게 본 파이널이었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넘치다못해 쟁여있었습니다.

 

 

 

이 파이널은 '코비의 수난사' 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레이커스가 코비를 일단 막으면 공격의 물꼬가 막히는 팀인데다가 08년 셀틱스는 역대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준 팀이었고, 이 두 사실은 '코비죽이기' 작전으로 드러납니다.

 

 

 

 

 

 

 

 

 

 

 

 

 

 

 

 

 

 

 

 

 

 

론도가 탑에서 강하게 압박을 하고, 레이가 코비를 전담마크합니다. 레이가 힘이 떨어지면 곧바로 피어스로 갈아끼워 완력으로 코비를 옥죄면서 포지셔닝을 끊임없이 방해합니다. 피어스가 득점때문에 체력이 떨어지면 곧바로 벤치에서 포지가 무릎보호대 차고 구를 준비 하고 나와서 코비를 전담마크하죠. 이 와중에도 론도는 계속해서 코비에게 헬프디펜스를 들어가면서 패싱레인 스틸을 노립니다.

 

아무리 여포라도 장비에 관우도 모자라 유비까지 덤비면 별 수 없는겁니다. 셀틱스는 이 세 명의 퍼리미터 수비수들이 번갈아가며 달려드는데 코비는 혼자 이 세명을 상대해야 했죠.

그리고 이 수비수들만 해결한다고 능사가 아니었습니다. 현란한 동작으로 가속도를 내며 간신히 마크맨을 따돌리기게 무섭게 안에서 달려나와 긴 팔과 높이로 숨막히게 옥죄는 시꺼먼 케빈 가넷, 움찔 하고 물러서면서 미스매치를 유도해도 가넷은 해볼테면 해보란 식으로 악바리처럼 달려듭니다. 막 박수까지 치면서...

다시 물러서면 수비가 정돈되고, 돌파해 들어가면 마크맨과 도움수비 2명이 달라붙으면서 가넷이 페인트존에서 달려나오고, 어렵사리 필살기를 써서 이 수비를 따돌리고 림으로 돌파해 들어가면 가넷과 퍼킨스라는 시꺼먼 두 7풋이 고공 블락샷을 뜹니다. 그림이 잡히시나요?

 

수비 핵 가넷이 체력이 달려 벤치로 들어가면 곧바로 PJ 브라운이라는 다른 핵으로 갈아끼워집니다. 그리고 브라운은 거의 폭력에 가까운 피지컬한 수비를 쓰죠. 블락샷, 박스아웃, 푸싱, 막 넘어뜨리고 밀치고...

 

 

 

셀틱스 수비는 아주, 아주 타이트하고 촘촘하죠. 게다가 피지컬하고 거칠기가 짝이 없어 거의 파울성 수비도 종종 나옵니다. 코비는 이런 수비를 파이널 시리즈 1차전부터 6차전까지 6경기 내내 상대해야 했습니다. 오돔과 가솔은 잠수해버렸고, 도와주는 이도 없이 '혼자' 말이죠. 론도, 피어스, 포지, 가넷, PJ 브라운이 한꺼번에 덤비는데 당해낼 장사가 누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공격시에 시달리는 코비가 수비시 져야하는 부담은 공격시 부담만큼이나 컸습니다. 사샤가 못 막는 레이 앨런이 터지고 있어, 쉴새없이 스크린타고 뛰어다니는 레이 앨런과 술래잡기 놀이를 하면서 거의 헉헉거릴 지경이 되어 3쿼터를 맞아야 했고, 앨런이 들어가면 이번에는 라드맨을 떡실신시키고 있는 피어스의 강한 몸빵을 몸으로 버텨내야 했죠. 그리고 클러치 타임때는 피어스, 앨런 중 터지는 쪽을 막으면서 다른 한 쪽을 견제해야 했고, 그러다보면 포지와 하우스의 슛이 뻥뻥 터집니다. 포지 삼점을 막으려고 포지에게 붙으면 다시 앨런이 터지고, 앨런을 막으면 피어스가, 피어스를 막으면 또 다시 포지가..

 

 

이렇게 셀틱스가 공, 수에서 코비를 실컷 약올리며 두들기는 새 코비의 체력은 바닥을 쳤습니다. game closer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체력인데 혼자서 셀틱스 팀 전체를 상대하는 격이니 애시당초 불리한 싸움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코비죽이기' 였던 것이죠.

 

 

 

 

 

무려 다섯 번의 파이널 진출을 경험해본 코비지만 이렇게까지 고생한 시리즈가 있었을까요?

 

 

 

 

그렇게 코비는 리더로서 처음 올라가본 파이널에서 패하여 쓸쓸하게 내려옵니다. 온갖 스팟라잇을 다 받았던 파이널인만큼 본인의 실망도 컸고, 인터뷰에서 그 심정을 밝힙니다.

 

 

 

 

 

"We learn something. We've got to get better defensively." (우리는 배운게 있다. 수비면에서 나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We got defeated by a team that was a better defensive team." (우리는 우리보다 더 나은 수비팀에게 진 것이다)

 

(공격면에서는 그래도 괜찮지 않았냐는 질문에)

"Doesn't matter. Offense is never going to win championships. NEVER." (상관 없다. 공격은 챔피언쉽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절.대.로.)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nycman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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