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Basketball 게시판에 썼던 글을 읽으시고 매직과 조던의 라이벌 대결을 편집해 달라는 한 회원분의 부탁을 받고 이렇게 모처럼 한가한 시간에 편집을 해보았습니다. 명장면이 너무도 많은데 100MG에 맞추어야 하는 까페 시스템 때문에 상당히 많은 하이라이트를 어쩔 수 없이 포함시키지 못했음을 양해 바랍니다.
매직 존슨은 스스로의 넘버 원자리를 확고하게 다졌고, 91년에도 레이커스를 파이널에 진출시킵니다.
마이클 조던은 매번 자신을 넘어뜨리던 배드보이즈 디트로이트를 드디어 넘어서 그들을 스윕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꿈에서나 그리던 파이널에 난생 처음으로 진출합니다.
매직 존슨과 마이클 조던.
NBA 역사상 각각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영원히 독보적인 최고로 기억될 그 두 전설의 대결은 불가피하게 된 것이죠.
마이클 조던은 데뷔때부터 '감히' 매직 존슨을 자신의 라이벌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매직과의 대결만 되면, 득점을 최대한 줄이고, 매직 스타일의 '리딩' 으로 쇼부를 봤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리딩' 에서조차 마이클 조던은 역대 넘버 원 포인트가드 매직 존슨과의 대결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습니다.
즉, '니가 그렇게 리딩을 귀신같이 잘 한다며? 나도 너만큼은 할 줄 안다' 하는 식이지요.
그렇게 독한 마음을 먹고 나온 조던의 자존심은 1차전부터 구겨집니다.
불스 선수들 전원은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으로 사라져 머리도 내밀지 않았고, 매직과의 대결에서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증명하고픈 승부욕에 불타는 조던 혼자 이리 날뛰고 저리 날뛰는 수밖에 없었죠.
91년 마이클 조던은 NBA 파이널 역사상 가장 힘든 임무를 맡았습니다.
공격시에는 개미떼처럼 달라붙는 서부 최고팀 레이커스의 선수들을 상대로 거의 홀몸으로 득점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수비시에는 NBA 역사상 최고의 공격 병기, 매직 존슨을 전담마크하여 그를 저지해야 했었기 때문입니다.
마이클이 아무리 파워포워드 수준의 엄청난 파워를 지녔다고는 하나, 그의 파워는 1차 3연패때는 완성된 것이 아니었으며,
게다가 상대인 매직 존슨은 센터도 울고 갈 체격과 완력을 지닌 장갑차같은 선수였습니다.
조던이 아무리 기를 쓰고 막아도 매직 존슨이 있는 힘을 다해 포스트업을 하면 주춤주춤 밀릴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힘든 싸움을 하던 중, 매직 존슨은 마지막 순간에 샘 퍼킨스에게 어시스트를 찔렀고, 퍼킨스는 삼점을 꽂아넣습니다.
Michael Jordan Time. 너무도 익숙한 순간.
하지만 그 익숙함은 어색함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조던은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 하여, 늘상 그렇듯 체인지 오브 디렉션으로 수비수를 한 방에 날려버리고 라스트 샷을 날리지만, 그 공은 림을 빙글 돌아나와버립니다.
홈에서의 1차전 패배를 당한 팀은 NBA 역사를 들추어보아도 질 가능성이 매우 다분합니다.
이 경기는 2차전입니다.
매직은 경기 초반부터 조던의 수비를 상대로 마구 포스트업을 하여 45도에 자리를 잡고 칼날같은 특유의 패스로 동료들에게 오픈 찬스를 뻥뻥 만들어줍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조던은 매직보다 자신이 더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작정을 하고 나왔습니다.
조던도 질세라 매직과 똑같은 플레이로 응수합니다. 돌파를 하거나 점프샷을 날리는 대신 매직과 똑같은 스타일로 수비를 몰아와 동료들에게 날카로운 어시스틀 찔러준 것이죠.
매직이 포스트업으로 어시스트하면 조던도 포스트업으로 어시스트, 매직이 노룩 패스로 어시스트하면 조던도 노룩 패스로 어시스트, 매직이 돌파로 어시스트하면 조던도 돌파로 어시스트.
너무 눈에 뻔히 보이는 라이벌 심리죠? ^^ '너만 할 줄 아냐? 나도 할 줄 안다!' 외치지 않아도 듣는 것보다도 생생하게 들립니다.
경기 초반은 이 두 위대한 MJ의 정신없는 어시스트로 가득 채워집니다. 용호상박, 호각지세. 어느 한 쪽도 밀림이 없습니다. 둘 다 완벽합니다.
조던은 1쿼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개의 골만 성공시켰습니다. 조던 농구 인생 전체를 통틀어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죠. '볼 호그' '이기적인 선수' 라는 명칭을 듣고 플레이한 적이 있는 조던은, '이타적인 마인드' 의 상징과도 같은 매직 존슨과의 대결에서 그 '이타성'에서마저도 자신의 우위를 증명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 팽팽한 균형은 필 잭슨의 재치있는 전술 변화에 의해 깨지게 됩니다.
그 히든 카드는 바로 스카티 피펜이었죠.
그때까지도 피펜의 수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팀내 최고이자 리그 최고의 수비수는 마이클 조던이었고, 상대 에이스는 항상 조던이 상대했죠.
하지만 1차전에서 공격과 매직의 수비를 다 해야 하는 압박감은 조던을 탈진케 하였습니다. 필 잭슨이 생각해 낸 전술은 바로 피펜을 매직에게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갑자기 자기를 막던 조던은 곧바로 백코트하여 숨을 돌리고 있고, ET같이 긴 팔을 쫙 펼치며 자기를 향해 달려오는 스카티 피펜을 맞은 매직 존슨은 당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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