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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슬램덩크"에 대하여

나비넥타이 2012. 5. 10. 17:34


 어제 "세계의 미스터리"를 올렸는데 댓글이 참담하게 적어 충격을 받아 이번에는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릴 법한 것을 골라서 올려봤습니다.......는 뻥이고(정말?)^^ 항상 그렇듯이 그냥 생각나는데로 올립니다.


 너무도 유명한 작품입니다. 80년 이후에 나온 일본 만화가운데 한국에서 이 작품에 견줄만한 히트작은 <드래곤볼>과 <원피스>외에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죠. 특히 농구카페인 우리 카페 회원님들의 경우 이 작품을 통해 농구의 매력을 처음 느끼신 분들도 많으실 것이고,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생 최고의 만화를 이 작품으로 꼽으실 분들이 분명히 많으실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글은 어느 때보다도 조심스럽네요.^^;;


 

 1990년에 <주간 소년점프>를 통해 등장한 이 작품은 애초에 큰 기대를 받은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작가 이노우에 스스로도 밝힌 바가 있었지만 고교 야구만화라면 모를까, 농구만화는 비주류 중의 비주류로 편수도 굉장히 적었죠. 그냥 밑져도 본전이다는 셈으로 내놓은 숱한 신인들의 작품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그때만해도 1996년에 연재가 종결될 때 그 정도로 '창대한' 작품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상상 못했습니다. 일본내 단행본 총판매량 1억부 돌파에 얼마전 <원피스>에 깨질때까지 단행본당 평균 판매량 1위를 하는 등 어마어마한 히트를 기록했고, 그 어떤 고교 야구 만화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했습니다. 

 
 이 만화의 대단함은 그 캐릭터의 탄탄함에 있다고 봅니다. 기존의 스포츠만화의 캐릭터 배치가 아닌, 마치 <드래곤볼>이나 <유유백서>같은 작품에서 나온 듯한 캐릭터 배치를 따른 것도 탁월했습니다. 단순 직구 주인공에, 쿨한 천재형 라이벌, 든든하면서도 엄격한 주장, 돌아온 탕아, 인자하면서 번뜩이는 노감독 등등 90년이전의 일본 스포츠만화에서는 거의 없는 캐릭터 배치였습니다만 그것이 크게 먹혔습니다. 거기에 이노우에는 뛰어난 개그센스까지 지닌 복많은 작가여서 그런 캐릭터와 스포츠를 개그와 진지함을 섞어 잘 비벼나갔죠. 하지만 역으로 그렇게 함으로서 난점도 생겼습니다. 활극물이라면 사실 그 정도 배치만 해도 별 문제가 없겠지만, 이 작품은 스포츠물이었죠. ..농구팬들이 흔히 쓰는 말로 7인 로스터로서는 한계가 발생하는 법입니다. 캐릭터에 개성을 부여해도 크게 특징 적인 분류는 정해져 있기 마련인지라 일정 숫자가 넘어가면 그걸 나누기가 심히 난감해집니다. 때문에 이 작품의 경우 주요한 캐릭터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완전 곁다리나 평이한 캐릭터들이 생겨났죠. <원피스>같은 만화라면 성격은 비슷해도 능력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겠지만 현대물, 그것도 스포츠물에서 그러기엔 극명한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서도... 뭐, 그런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솔직히 이렇게 말하는 것이 공연한 트집잡기 처럼 보여도 할말 없을 정도로 기존에 이노우에가 만들어 놓은 캐릭터들의 배치, 설정 모두 훌륭합니다.(태클걸고, 욕먹기 두려워 급수습) 



 본래 농구만화를 그리기 위해서 노력한 사람이라 이노우에는 다른 것보다 인체에 대한 묘사가 정말 탁월한 그림쟁입니다. <베가본드>에 이르면 경지에 오르게 되지만, <슬램덩크>에서도 점점 발전하는 그의 실력을 보는 것이 정말 큰 재미지요. 단지 그림을 잘그리는 것이 아니라 만화적인 구도를 잡는 능력도 뛰어나고요. 개인적으로 그런 장면으로 최고는 오히려 농구가 아닌 양호열이 정대만에게 선빵날리는 씬을 꼽지만, 그거 외에도 훌륭한 장면들이 참 많죠. 

 지금 열심히 <베가본드>를 그리고 있지만, 1996년이후 지금까지 계속 나오는 말이 "2부는 언제???"인데... 과연 나오기는 할지... 이게 좀 애매한 것이 1990년 상황하고 2010년대인 지금 상황하고 너무 다르다는 겁니다. 한 예로 1990년이면 고1짜리 농구선수가 188이면 분명히 큰 신장이지만,  지금 188로 PF는 무리죠.(물론 후반에 조금 자랍니다만) 적어도 몇cm은 더 올려야 현실에 맞는데, 그럼 설정을 죄다 고쳐야하는 사태가 벌어질 겁니다. 그렇다고 안바꾸기에는 지금 여건하고 너무 안맞고요. 뭐, 이노우에아저씨가 알아서 하시겠죠..^^;;;;

 


멋진 헤어스타일의 배바지 아저씨의 첫 등장.. ...지금에서 보면 그야말로 "누구냐 넌?"



<슬램덩크> 최고, 아니 최강의 미스터리 ..친남매입니다.






..나름 전설의 명....작





<슬램덩크>팬이라면 누구라도 감명깊을 CF. 1998년도 작품입니다.

..애니가 이 정도로 나왔으면 애니도 좋아했을텐데...ㅠ,.ㅜ

 이 CF에 보면 강백호의 머리길이가 만화책 마지막 보다 긴데 ..만화책 이후를 상정해서 그렸다고 하더군요.



PS - 저 개인적으로는 <베가본드>는 보기는 합니다만, <슬램덩크>만큼 즐기지는 않습니다. 그림은 경지에 올랐고, 여러모로 좋은 작품이지만,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개그센스가 너무 나오지 않..아니 못하는 작품이라서 말이죠. <슬램덩크>에서 개그는 단지 분위기 환기가 아니라 작품성 자체를 올려준 중요한 요소였다고 봅니다.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제13함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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