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나 FA를 통해 다른 팀들도 노릴만한 재능있는 선수를 계속해서 수급하는게 불가능할 때 어떻게 팀 전력을 상승시킬 것이냐 라는 질문에 스퍼스 프런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시스템 농구를 구축하는 일이었습니다. 주축선수가 부상을 당하거나 쉬고 있을 때 대체선수가 들어오더라도 비슷한 롤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높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스퍼스는 꽤 오랜 시간동안 공을 들여왔고, 2012년부터 다시 우승 컨텐더로 전력을 상승시킬 수 있었죠. 그리고 이러한 공격 시스템은 매우 뛰어난 능력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선수들도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공격 전술을 갖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스퍼스는 인바운드 플레이, 특정 클러치 상황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대부분의 하프코트 포제션을 준비한 전술을 이용해서 공격을 풀어갑니다. 사실 제가 오늘 쓸 글은 이 영상만 봐도 모든게 설명됩니다. 그리고 이 링크를 따라가시면 영상에 나오는 모든 전술들에 대한 설명이 그림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모든 전술이 그렇듯이 하나의 찬스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처음 쏘려는 슛 찬스가 막혔을 때의 그 다음 옵션들도 소개되어 있죠. 뒤에 나오는 그림들의 출처도 이곳입니다. 스퍼스 경기를 엄청 자주 보시는 분들은 영상이나 그림을 봤을 때 대부분 익숙한 플레이들일껍니다. 하지만 스퍼스 경기를 자주 보시는 분이 아니라면 이러한 전술들이 생소해 보일수도 있어서 몇 가지 전술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실 카페의 Robinson50님께서도 캡쳐를 통해서 이러한 전술 이야기를 몇 차례 하신적이 있습니다. http://cafe.daum.net/ilovenba/2YQH/8353 http://cafe.daum.net/ilovenba/2YQH/8357
스퍼스가 하프코트 오펜스를 시작하는 기본 전술은 크게 zip과 through 두 시리즈로 나누어집니다. 위에 있는 영상 초반부에 나오는 플레이들이 전부 zip 시리즈인데, zip 시리즈에서는 45도 쪽에 있던 선수가 페인트존을 거쳐 탑으로 이동해서 볼을 받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저도 이름에 대한 정확한 유래를 들어본 적은 없는데 아마 처음 볼을 받는 선수의 동선이 지퍼를 여는 것 처럼 코트의 중앙을 거쳐 이동하기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zip에서 파생되는 전술 중 두 가지를 살펴보죠.
1-1. Zip 3 twist middle fan 스퍼스 경기에 파커가 뛰고 있다면 반드시 파커가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세 선수의 스크린을 받아서 파커가 반대쪽 45도에서 공을 잡게 되는데 그 때문에 3이라는 숫자가 들어갑니다. (사실 이것도 제 추측입니다..ㅋ)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을 loop이나 trip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3명의 스크린을 받아 45도에서 파커가 슛을 쏘는 경우도 간혹 나오지만 웬만큼 오픈이 되지 않는 이상은 파커는 여기서 슛을 쏘지 않습니다. 3점 라인에서의 캐치앤 슛이 파커의 장기도 아니고, 슛을 쏘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죠. 그저 디나이당하지 않고 3점라인에서 볼을 잡을 수 있는 정도면 됩니다.
여기서부터 수많은 전술이 파생되는데 그 중 하나는 마지막 스크린을 걸어준 선수와 45도에서 픽앤롤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픽을 중앙 방향이 아닌 베이스라인 방향으로 걸어주면 중앙쪽으로 롤링하는 빅맨을 막기 위해 상대 수비수들은 페인트존을 좁히려는 시도를 합니다. 이 점을 이용해서 파커에게 패스를 준 선수(보통 대니 그린)가 또 다른 빅맨의 스크린을 받으며 45도 쪽으로 이동하면서 3점 찬스를 만듭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1-2. Zip thunder drew zip으로 중앙에서 공을 받은 뒤 파커의 동네 한바퀴로 진행되지 않는 전술도 있습니다. 기습적인 다운스크린을 통해서 엘보우 지역에서 던컨에게 미드레인지 찬스를 만들어 주는 이 전술은 zip thunder라고 불립니다. 탑에서 공을 받은 가드가 반대편 엘보우 지역의 빅맨에게 볼을 넘겨준 뒤, 곧바로 던컨의 마크맨에게 다운스크린을 걸어 던컨은 엘보우 지역에서의 슛을 노립니다. zip을 빼고 던컨에게 다운스크린을 걸어주는 전술(thunder)은 클러치상황에 종종 쓰입니다. 작년에도 애틀란타전, 클리퍼스 전에서 이 전술로 위닝샷을 넣었었죠. 그런데 던컨이 슛감이 그다지 좋지 않거나, 상대 빅맨이 스크린을 잘 풀고 나와서 던컨의 슛 찬스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는 던컨쪽 45도에 있던 파커가 던컨쪽으로 이동하면서 공을 건내받아 곧바로 공격을 시도하는 zip thunder drew까지 파생될 수 있습니다. zip thunder와 zip thunder drew의 영상입니다. 2. Hammer 작년 썬더와의 플옵에서 나온 지노빌리의 이 패스. 물론 지노빌리의 이 패스도 놀라웠지만, 이 장면은 스퍼스가 타임아웃 이후 가장 즐겨쓰는 hammer가 쓰인 영상입니다. Hammer는 베이스라인으로 돌파하면서 반대편 45도에 위치하던 선수가 위크사이드 스크린을 받아 코너 3점 쏘게 하는 전술의 총칭입니다. 위에서 설명한대로 스퍼스는 위크사이드의 선수들이 언제든 헬프를 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본인 마크맨에 대해서는 기습적인 컷인 이외에는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스크린에 잘 걸린다는 특성을 잘 이용합니다. (그리고 보통 심판들은 위크사이드에서의 스크린에 더욱 관대한 경향이 있습니다. 어느정도 몸을 움직이며 스크린을 걸어줘도 잘 주목하지 못하죠. 악랄한 던컨...) hammer를 위해서는 코트를 가로지르는 긴 패스가 필요하고 스퍼스에서 마누만큼 이 패스를 잘 할수 있는 적임자는 없습니다. 그리고 마누가 왼손잡이 이기 때문에 보통 이 전술은 마누가 왼쪽 베이스라인쪽으로 돌파를 시도하면서 시작됩니다. 마누가 왼쪽 베이스라인으로 돌파해야 하기 때문에 빅맨의 스크린도 중앙쪽으로 시도(하는 척)하죠. 선수들의 움직임이 굳어 공격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되면 어김없이 이 hammer가 등장합니다. 12월 3일 브루클린 넷츠와의 경기에서도 그랬습니다.
Hammer를 위한 사전작업에는 여러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연장전에서는 zip을 시작으로 해서 마누가 스크린을 받아(그린이 마누에게 건 스크린을 보통 flare screen이라고 부르죠.) 다시 한번 똑같은 자리에서 그린의 3점찬스를 만들어줍니다. 3. 클러치 상황 그리고 제가 정말 소개하고 싶었던, 제가 필살기(사실 이 전술의 정확한 이름을 몰라서 이렇게 부릅니다 ㅋㅋ)라고 부르는 빅3의 패싱플레이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스퍼스도 전술적 세팅을 위한 시간이 없거나, 샷 클락에 맞추어서 공격을 해야 할 때에는 마누나 파커의 1:1에 크게 의존하는 편입니다. 이 선수들의 1:1 능력은 결코 나쁜 편이 아닌데, 문제는 마누나 파커는 이제 더 이상 1:1을 두세차례 이상 계속해서 성공시킬 피지컬과 체력은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4쿼터 1,2분을 남기고 꼭 점수가 필요한 상황이 오면 이런 기습적인 전술을 사용하곤 하는데 그 성공률이 매우 좋습니다. 3-1. 지노빌리의 V컷 마누만큼 V컷을 잘 하는 선수는 리그에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대 수비수는 마누가 볼을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디나이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움직임은 마누의 먹잇감이 되곤 하죠. 파커와 던컨은 마누가 브레이크를 걸어 V컷을 하는 지점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조금의 틈만 보여도 바로 패스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 시즌 개막전 댈러스와의 경기에서도 나왔고,
3-2. 필살기 이번 시즌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의 종지부를 찍은 장면입니다. 마누가 파커에게 공을 전해준 뒤, 페인트존으로 천천히 들어갑니다. 여기서 천천히 들어간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한데, 빠르게 움직여서 공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 다시 돌아나와서 공을 받으려고 페인트존에 왔다 간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파커는 던컨에게 공을 쥐어주고 마누가 다시 돌아나갈테니 디나이를 하려고 수비수가 준비하는 사이 이미 공은 마누에게 투입되어 골밑에 완벽한 찬스가 나고 맙니다. 제가 "필살기"라고 부르는 이 전술은 하루 이틀 된 것도 아니고, 몇 시즌째 쭉 써 오고 있는 스퍼스의 무기입니다. 그런데도 많은 팀들이 이 전술에 당하더군요. 던컨, 마누, 파커의 연기력이 절정해 달했기 때문에 상대로써는 마누의 1:1이나 픽앤롤에 대한 신경을 쓰는 사이 순식간에 득점을 허용하고 맙니다. 이건 올 시즌 킹스전.. 보통은 마누보단 파커가 마무리하는 역할을 많이 맡는 편이죠. 앞서 말햇듯이 이 전술은 하루이틀 우려먹는게 아닙니다. 작년 시즌 미네소타와의 경기에서 나온 장면입니다. . 이건 작년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나온 똑같은 장면인데, 가장 놀라운 부분이 있습니다. 8초 쯤부터 나오는 션 앨리엇의 해설입니다. "파커를 주목하세요. 스퍼스가 기습적인 전략을 쓰려고 하네요. 백도어 패스와 레이업을 준비할껍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바로 필살기가 작렬하죠. (작전명을 들었는지 몰라도) 해설자인 엘리엇도 하도 스퍼스경기를 많이 보다보니 이제 어떤 전술을 쓸지 세팅도 하기 전에 알 수 있나 봅니다. 클러치 상황에서의 기습적인 전술을 제외하고, 앞서 살펴본 스퍼스의 기본 전술들은 모든 선수들이 참여해야 하고, 상대방의 움직임에 따라서 곧바로 파생되는 다른 전술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샌안토니오로 이적한 선수들은 첫 해에 해매기 마련입니다. (Doctor J님 말씀에 의하면 스콜라는 몇 번 보고 스퍼스의 전술을 모조리 파악했다고 하던데 그 BQ가 그냥 나오는게 아니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이 전술들을 익히고 나면 주전들과 비슷한 효율을 낼 수 있는게 시스템의 힘이죠. 이제 얼마 보지 못할지도 모르는 스퍼스의 팀 바스켓볼을 이번 시즌에도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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