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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하블리첵의 90년대 돌아보기: 1. 트라이앵글 오펜스 안에서의 동료를 위한 조던의 희생(영상 있음)

나비넥타이 2015. 6. 14. 21:09

파이널 경기가 격일로 있다가 하루를 더 쉬어야 하는 바람에 지루하네요.


그 지루함을 좀 달래보고자 심심하여 예전에 불스 경기를 보면서 편집해뒀던 영상들을 하나씩 꺼내보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마이클 조던의 이미지는 어떨까요?


농구의 신, Air, 덩크, 수비 등 많은 별명과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겠지만


부정적인 이미지 중에는 '볼호그다, 2차 3연패 때는 공 잡고 포스트업만 했다' 이런 편견이 있습니다.


이런 편견을 좀 없애보고자 글을 써 봅니다.




저도 마이클 조던의 경기를 많이 본 것은 아닙니다.


제가 나이를 좀 먹었을 때 이미 조던은 2차 3연패 시절이었고 은퇴를 앞둔 시절이었으니까요.


따라서 거의 모든 경기는 인터넷으로 구한 자료들이 대부분입니다.




오늘 제가 편집한 자료는 마이클 조던이 가장 힘들어 했던 시리즈인 1998년 동부지구결승 vs 인디애나 5차전입니다.


첫 번째 영상을 보시죠.



불스의 트라이앵글 오펜스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형태의 공격입니다.


포스트로 엔트리 패스를 넣고 패스를 준 사람은 슈터에게 스크린을 걸어 오픈 찬스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영상에서는 조던이 윙에서 포스트에 있는 피펜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고 쿠코치에게 스크린을 걸어주어


쿠코치가 오픈 찬스가 나고, 피펜이 쿠코치에게 패스를 해주면 쿠코치가 슛을 쏘는 공격입니다.


여기서 조던은 스탯에서 아무것도 올린 것이 없습니다. 득점도 어시스트도 아무것도 올리지 못했습니다.


다만, 공격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을 뿐입니다.


여담으로 이런 시스템 농구 하에서는 저 시스템에 부품(이란 표현이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철학과 맞지 않지만 적당한 표현이 없으므로)만 갈아 끼우면 되는 것이므로 윙, 포스트, 슈터의 역할을


바꿔 가면서 할 수 있습니다.


윙-쿠코치, 포스트-조던, 슈터-저드 브쉴러 이렇게도 가능하고 무수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뜻이죠.



다음 장면을 보시죠.


아까와 비슷한 양태의 공격입니다.


조던이 하이포스트에 있는 로드맨에게 엔트리 패스를 넣어주고 위크사이드에 있는 스티브 커에게 스크린을 걸어주지만


수비수가 걸리지 않고, 커는 로드맨과 핸드오프를 시도합니다만 수비가 잘 따라붙자 로드맨은 핸드오프 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조던의 움직임에 주목해보십시오.


커에게 1차 스크린 걸어주는 것이 실패하고 조던은 좀더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그와 동시에 빈공간으로 시카고 불스의 센터 빌 웨닝턴이 컷을 하는데 여기가 중요합니다.


조던이 빌 웨닝턴의 매치업 상대인 릭 스미츠에게 다운스크린을 걸어 웨닝턴이 편하게 슛을 던질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여기서도 조던이 공격포인트를 올린 것은 없습니다.


다만, 팀 내 최고의 선수가 장점이라고는 받아먹기 미들점퍼 밖에 없는 백업센터를 위해 스크린을 서줬을 뿐입니다.



다음 장면 보시죠.


윙에 있는 조던이 포스트에 있는 로드맨에게 엔트리 패스를 합니다.


그리고 베이스라인에 있던 롱리가 백도어 컷을 시도합니다(트라이앵글에서의 가장 많이 나오는 또 다른 공격은 바로 백도어 컷입니다. 이것도 조만간 정리해보려 합니다.)


조던의 움직임을 보니 아마 롱리에게 스크린을 걸어주려 했던 것 같군요. 그런데 롱리가 반대로 움직이자 조던은


하이포스트로 컷을 하여 24번 스캇 버렐에게 스크린을 걸어줍니다.


그러자 로드맨은 스크린을 타고 나온 버렐에게 패스를 해주고, 버렐은 공을 받고 골대로 드라이브인을 합니다.


여기가 중요합니다. 


이미 조던이 한 번 스크린을 걸어줬기 때문에 조던과 버렐의 볼이 없는 픽앤롤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버렐에게 수비가 몰리자 버렐은 노마크가 되어 롤인하는 조던에게 패스를 해주고 조던은 손쉽게 골밑슛 2점을 올립니다.


여기서는 조던이 2득점을 하는군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던은 팀에 완전히 녹아들어 동료를 위해 계속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상당히 다르죠?


제가 하이라이트 필름이 아닌 경기 안에서 본 조던은 그야말로 '농구' 그 자체입니다.


농구를 정말 훤히 꿰뚫고 있고, 쓸데 없는 움직임이 아닌 승리를 위해 팀에 녹아들어 간결하게 움직입니다.


그것이 본인의 공격 포인트가 올라가지 않을 지라도 말이죠.


그럼에도 조던의 스탯이 그러한 것은 그야말로 너무 뛰어나기 때문이죠.


사자성어로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알아서 뚫고 나온다는 말로


뛰어난 사람은 굳이 티를 내지 않아도 저절로 그 훌륭함이 드러난다는 뜻이죠.


마치 어떤 예술가가 돈을 쫓지 않고 그냥 예술을 쫓았을 뿐인데 돈은 저절로 따라왔다는 것이랑 비슷한 거죠.


스탯을 위해 뛰지 않고 승리를 위해 뛰지만 스탯은 알아서 따라온 것이 바로 조던입니다.


이것은 비단 조던 뿐만이 아니라 1류 선수들은 모두 같은 것입니다.


던컨도 팀원들을 위해 박스아웃이랑 수비 열심히 하고 남는 리바운드 좀 쓸어 담았는데 그게 10개가 넘어가는 것이고


폴도 득점으로 직결 되는 A패스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리딩 열심히 하는데 어느새 어시스트가 10개가 넘어가고 그런 것이죠.


그래서 저는 기록지에 나온 스탯이 꼭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엔 이 시리즈 3차전에 있었던 레지 밀러의 미친 슛 퍼포먼스 한번 정리하여 올려보겠습니다.


물론 기약은 없습니다. 귀찮으면 안 할수도...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John Havlice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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