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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e: 보충과 부연설명

나비넥타이 2009. 5. 20. 20:10

야심한 밤에 빨리 쓰고 자려고 서둘러 쓴 글이니 못한 말도 있고, 잘못된 표현도 있고,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도 있었군요.

 

오해가 없기 위해 일단 이 글을 제가 왜 썼는지를 말씀드려야겠네요. Speed님께서 게시판에 쓰셨던 글 중

"조던과 코비를 비교할때 하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것이 , 매치업돼는 상대이다.
지금 NBA는 조던시절 NBA 보다 신체적으로나, 신장으로나, 운동능력으로나 더 발전했다고 본다."

 

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는 이 부분을 "체격과 운동능력이 더 좋아진 현 리그에서 뛰는 코비기 때문에, 조던이 뛰던 시절보다 훨씬 어렵지 않았겠느냐" 라는 의견으로 해석했으며, 그에 대한 반박의 글입니다.

 

답글 다신 분들의 반박과 질문을 Q&A식으로 보충하겠습니다.

 

 

Q: 지금이나 그때나 자유투라인에 서는 빈도수는 비슷한데 어찌 90년대가 더 피지컬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조던이나 코비나 경기당 자유투 열 몇개씩 쏘는건 마찬가지였는데?

 

경기당 불리는 파울콜의 개수가 현재가 90년대보다 더 많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현재 NBA에서는 돌진하는 공격수에게 손을 대면 무조건적으로 파울콜이 불립니다. 그래서 전 최근엔 NBA를 볼 때 컴퓨터를 켜 놓고 다른 작업을 하면서 봅니다. 걸핏하면 파울콜이 불려 경기가 중단되고 하프라인에서부터 인바운드 패스가 들어가기 때문이죠. 그 시간이 너무 지루해서입니다.

그런데 90년대 수비에서는? 지금은 파울콜이 불리는 그 핸드체크와 강한 어깨 저지는 수비의 일부분이었고 수비 기술이었습니다. 작년 라자 벨이 코비에게 그랬듯이 아예 대놓고 공격수를 자빠뜨려 넘어뜨리거나, 져지가 30cm나 늘어날만큼 너무 눈에 보이게 뻔하게 잡거나, 목 위 부분, 즉 얼굴에 가격을 하지 않는 이상은 파울콜이 거의 불리지 않았죠.

 

90년대의 핸드체크가 얼마나 살벌했는지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제가 피펜 팔 찢어진 것을 예로 들었더니 요즘에도 흔히 있는 예라는 말이 나오네요 -_-;; 뭐, 요즘도 지노빌리와 노비츠키도 코비 손에 맞아서 얼굴 터지고 부어오르고, JJ도 제작년에 스택하우스랑 공중격돌해서 시즌아웃되었고, 이런 일들은 스포츠에선 다반사입니다.

허나!

90년대 대인방어시 격렬함과 오늘날의 그것을 비교하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이것은 뭐 제 뇌에 들어있는 메모리를 끄집어다 영사기로 보여드릴 수도 없는 일이고, 90년대 경기를 많이 보신 분이라면 잘 아실 사항입니다.

Exquisite님은 "본문에 언급된 일부 격했던 경기들은 DVD에 있는, 조던의 하이라이트로 가장 많이 나오는, 조던이 커리어 중 일부 가장 피지컬한 게임들을 펼쳤던,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라는 말씀으로 절 당혹스럽게 하셨는데, 혹시 절 아시는 분이신지? ^^;; 어쩔 수 없이 자꾸 제 이야기, 제 경험을 티를 내야만 해서 쑥스럽지만, 전 말씀하신 그 일부 피지컬한 경기 몇개를 근거로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그 악명높은 90년대 뉴욕 닉스 경기를 MSG에서 관전한 것만 정규시즌, 플레이오프, 파이널 2번 합쳐서 수백번입니다. 그때마다 닉스 선수들과 매치업 선수들이 어떻게 수비하는가 두 눈으로 너무 똑똑히 보았습니다. 너무 살벌한 그 광경을 보다가 오죽했으면 제가 같이 갔던 형에게 '저렇게 심하게 수비해도 되는 거 맞아?' 라고 물어봤을까요. 완전 수비는 전쟁 그 자체였어요. 그리고 파울콜 불리는 파울을 한번 당하면 상대 선수들은 그 엄청난 데미지때문에 바닥에서 잘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과장? 아닙니다. 허풍? 아닙니다. 사실이요 진실입니다.

 

자유투 콜은 공격수가 슛을 쏘고 레이업을 할 때 손을 대거나 신체접촉이 일어나면 불리는 콜입니다. 이것은 90년대가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즉, 이것은 슛을 시도하는 선수에게 파울했을 때만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Physical하냐 그렇지 않냐의 기준은 될 수가 없습니다. 90년대도 자유투 콜 엄청 불었습니다. 지금도 엄청 불고 있구요. 수비수 제치고 이미 공중에서 떠서 날아가고 있는 조던, 베이스라인 돌파해서 더블클러치 올리려고 포즈 잡는 코비.. 막을 수 있는 길은? 파울해서 자유투 주는 길뿐입니다. 똑같아요.

 

'90년대 대인방어가 지금보다 Physical하지 않았다' 는 주장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하기에, 전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양보도 해드릴 수 없으며, 그 누구의 어떠한 말도 듣지 않을 것입니다. 매달리고 밀어젖히는 수비수의 손을 왼손으로 강하게 뿌리치고 막아가며 드리블했던 것이 90년대 퍼리미터 선수들입니다. 그 때문에 싸움도 잦았고요. 아직도 얼마나 거칠었는지 기억에 생생합니다. 핸드체크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Q: 더블팀 트리플팀 90년대에 다 있었다면서 왜 조던은 일대일로 그렇게 재미를 보았나?

 

-_-;; 좀 황당한 질문입니다.

답은 '마이클 조던이었기 때문이다'  입니다.

일리걸 디펜스가 적용되던 1on1 중심 농구의 시스템, 물론 조던의 공격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 조던에게 더블팀을 붙이면 그게 반칙이라도 되었단 말인가? 전혀 아닙니다.

조던은 거의 매경기 더블팀, 트리플팀을 달고 뛰었습니다. 아니 '거의' 라고 붙이기도 싫군요. 매경기 그렇게 뛰었습니다. 대체 누가 조던을 일대일로만 계속 막는 정신나간 전술을 썼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척 데일리의 조던룰이야 너무 유명하고, 포틀랜드와 피닉스의 조던 더블팀 작전, 조지 칼이 엄명한 '조던 포스트업시 무조건 더블팀 작전', 클리블랜드는 아예 조던이 퍼스트스텝만 밟으면 네명이서 마크맨 다 놓고 달려와 헬프디펜스를 들어왔고, 유타에서도 러셀이 아닌 호너섹이 막을 때는 무조건 더블팀 작전이 내려졌습니다.

 

그럼 도대체 무슨 말인가? 조던에게 더블팀을 붙였다는 이야기야? 아니면 안 붙였다는 이야기야?

붙이기도 했고, 일대일로 막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급하고 조던의 On Fire시기인 4쿼터 시작과 동시에 더블팀의 강화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어차피 공 없이 위치선정하고 있는 조던에게 더블팀을 가면 그것은 일리걸 디펜스입니다. 조던이 공을 잡고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면 곧바로 도움수비수가 뛰쳐나옵니다.

조던이 누구입니까?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플레이메이킹 능력으로도 단연 넘버 원인 선수입니다. 조던이 더블팀 유도 후 반대편에 널찌감치 빈 공간에서 그의 패스를 기다리는 BJ 암스트롱, 존 팩슨, 스티브 커를 찾아내는 능력, 돌파하여 더블팀 트리플팀을 끌어와 인사이드에 찬스가 난 호레이스 그랜트와 빌 카트라잇에게 찔러주는 어시스트 능력으로 시카고 불스는 연신 깨지던 디트로이트를 스윕하고 우승했습니다. 조던은 그런 선수입니다. 역대 최고의 일대일 능력, 역대 최고의 어시스트 능력을 가진 슈팅가드. 뭐 더 설명할 필요 있습니까?

더블팀을 붙이기도 했고, 안 붙이기도 했습니다. 더블팀을 붙이면 80년대는 세 명 네 명이 붙어도 다 뚫어버렸고, 90년대에 와서는 더블팀이 오자마자 어시스트 한 개 늘렸습니다. 혼자 막는다? 그건 조던에게 '나 잡아 잡수' 하는 것입니다. 관광시켰습니다. 이게 조던입니다. 일대일도, 더블팀도, 디나이 수비도 그의 위력을 줄여주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답이 없다' 였습니다. 전 바로 이것이 슈팅가드의 정점이며, 가장 이상적인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코비가 그런 모습으로 근접하고 있어서 그가 현 리그 최고의 슈팅가드라고 생각했던 것이고요.

 

앨런 휴스턴의 허접한 수비력 (닉스에서 가장 유약한 수비로 닉스 팬들도 욕깨나 하던 선수였습니다) 으로 조던에게 계속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 먹히면서도 헬프디펜스를 못 간것은 그 상대가 조던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도 그 경기 봤는데, 헬프 가려다가 조던이 킥아웃 하는 시늉만 내도 곧바로 마크맨에게 돌아갑니다. 섣불리 헬프 못 들어갑니다.

 

조던이 마지막 슛 쏠 거 뻔히 알면서 러셀이 조던의 마지막 슛을 못 막고 넘어질때까지 아무도 헬프디펜스를 못 간 것은 그땐 이미 조던을 위해 팀원들이 아이솔레이션 모드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헬프디펜스를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지금도 샷클락이 꺼지고 마지막 원샷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아이솔레이션을 쓰죠. 그럼 지금은 일리걸 디펜스도 없는데 왜 헬프디펜스를 가지 않을까요? 말 그대로 아이솔레이션이기 때문입니다. 헬프디펜스 갔다가는 오픈찬스를 줍니다. 게다가 그 순간 상대는 마이클 조던이었습니다. 게다가 작년 똑같은 상황에서 스탁턴이 마지막 샷을 노리는 조던에게 헬프를 갔다가 조던은 '오냐, 걸렸네' 하고 커에게 어시스트를 해버렸고 그 슛은 시리즈를 끝내버렸습니다. 그런 뼈아픈 기억도 있는 유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러셀 제발 잘 해라' 하고 기도하는 것 뿐입니다. 너무도 뻔하고 당연한 말입니다. 헬프디펜스가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것이라면, 아이솔레이션은 애시당초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90년대에도 더블팀, 트리플팀, 디나이수비, 헬프디펜스 엄청났습니다.

대신 90년대보다 현 리그에서 더 용이할 뿐입니다.

 

 

Q: 현 리그의 스윙맨과 90년대의 스윙맨의 실력과 가치가 어떻게 다르단 말인가?

 

몇몇 분들이 오해를 하신 듯 한데, 저도 현재 스윙맨들이 90년대 스윙맨들보다 농구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농구 잘 하는 스윙맨의 수도 90년대보다 지금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코비, 카터, 웨이드, 르브론, 피어스, 앤써니, 티맥, 앨런, 레드, J-Rich, 고든, JJ, 하워드, 데이비스, 버틀러, 매거티, 제퍼슨..... 게다가 아레나스, 아이버슨, 테리, 프랜시스, 마버리, 배런 등의 투가드까지 합하면...... 으아.. 어마어마합니다.

이렇게까지 일류 스윙맨이 넘쳐나는 시기가 어디에 있었나요.

그러다보니 이 중에서 독보적인 일인자라고 지명받을 수 있는 선수를 잡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가장 유력한 후보이지만, 아직도 다른 선수들을 옹호하는 주장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저들이 90년대 스윙맨들보다 무엇이 뛰어난가?

공격력에서 뛰어납니다.

'생각처럼 큰 차이는 아닌 것 같지만 확실히 뛰어나다' 라는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말은 차이가 백지장 하나 차이라는 말이 아니었어요. -_-; 예전에 게시판에서 90년대 스윙맨들보다 지금의 스윙맨들이 공격력이 압도적으로, 비교도 안 될 만큼 뛰어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생각나서 저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즉,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확실히 뛰어나다' 입니다. 한 수 위에요.

 

조던은 그냥 논외로 합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득점력을 갖춘 코비, 티맥, 카터, 앨런, 레드, 르브론등에 견줄 공격력을 지닌 90년대 스윙맨은 제 생각으로는 드렉슬러와 스프리웰 정도가 전부라고 봅니다. (대신 드렉슬러와 스프리웰은 동시에 저들은 흉내도 못 낼 수비력을 가졌습니다. 물론 코비는 제외입니다) 즉 90년대 스윙맨들보다 현 리그 스윙맨들은 공격력이 훨씬 높다는 것이죠. 운동신경도 대부분 앞섭니다.

 

그렇다면 수비력은?

이미 위의 글에서 충분히 설명했지만, 90년대 선수들의 압도적인 우위입니다.

공격력 중상위급 정도로 평가받는 90년대 스윙맨들 중 현재 리그의 최고 슈퍼스타인 저들보다 훨씬 더 강하고 끈끈한 수비력을 갖춘 선수들은 트럭으로 두 세 대는 실어 날라야 할 만큼 차고 넘칩니다.

(과장이라는 말 맙시다. -_- 원하신다면 낱낱이 이름을 댈 터이니 한번 트럭에 싣는 상상을 해 보세요. 아마 두 세 대로도 모자랄겁니다)

 

정리를 하자면, 90년대 스윙맨들보다 지금의 스윙맨들은 공격력은 더 강하되, 수비력은 더 약합니다.

그리고 그 공격력의 우세함보다 수비력의 열세함의 차이가 현저하게 더 큽니다.

 

그렇다면 왜 현재 스윙맨들이 더 농구를 잘한단 말인가? 공격보다 수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현재 농구는 공격 농구 중심이기 때문이죠. 카터, 앨런 등등.. 수비 정말 영 아닙니다. 90년대에 활동했으면 반쪽짜리 선수라는 소릴 들었을 가능성 높습니다. 대신 공격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죠.

현 리그는 이런 선수들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더 가치 있습니다. 팀의 에이스라는 선수들, 고액 연봉 받는 선수들, 인기있는 슈퍼스타라는 선수들 한 번 다 찾아보세요. 다 엄청난 공격수입니다. 허나 대부분 수비는 엉망이죠.

하지만 이 수비의 약점은 현 리그 수비 시스템에 잘 적응만 하면 어느 정도 보완이 될 수 있습니다.

지역방어가 도입되어 헬프디펜스와 디나이 수비가 훨씬 더 용이해진 지금, 대인방어 수비력의 모자람을 팀 디펜스에 힘입어 그럭저럭 메꿀 수 있는 것이죠. 자기가 뚫려도 도와주는 선수가 있습니다. 금세 달려와 도와줍니다. 수비 못해도 잘 표시 안 납니다. 90년대에는 어림도 없었죠. 금방 표시납니다. -_- 그리고 그 수비 구멍 선수는 상대편에게 철저히 이용당합니다.

 

이 선수들이 팀 디펜스보단 거친 맨투맨 대인방어가 난무하던 90년대에 뛰었다면?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현재보다 가치가 절하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글렌 로빈슨 공격력이 그렇게 좋고 미들점퍼는 역대 반열 수준이었어도 수비 못한다고 그렇게 욕먹었던 것 아실 것입니다. 최고급 스코어러인데도 수비 못한다는 이유 하나로 그를 원하는 팀도 거의 없었죠. 그런 그가 지금 왔으면? 주가 하늘로 치솟고 붕붕 날아다니고 있겠죠. 대인방어 못 해도 팀디펜스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못했다는 수비도 현 리그에서는 평균 정도는 된다고 봅니다.

 

절대 90년대 스윙맨이 현 리그 스윙맨보다 농구 잘 하고 가치 있다는 말 아닙니다.

시대가 다르고 룰도 달라 가치가 변했습니다. 현 리그의 기준과 시스템으로 보면 현재 스윙맨의 우세입니다. 90년대 기준으로는 공격력은 조금 모자랄 지 몰라도 완벽한 대인방어를 지닌 선수를 선호하겠죠?

 

 

여기까지만 해야겠네요. ^ㅡ^;

혹 더 궁금하신 점이나, 반박하시고 싶으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제가 아는 한도껏 시간이 나는대로 성심성의껏 답변, 보충해드리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며, 많은 성원과 질책도 감사드립니다.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nycman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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