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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성격, 그 선수의 운명을 가르는 기준

나비넥타이 2009. 6. 3. 07:57


"여, 영희야. 사실 나는......"

"아, 아니 철수야. 나는 아직 마음에 준비가..."

"나는 그... 사실 마징가랑 오촌 뻘이야, 흐헿헿,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돌아다니는 말로 '용감한 자가 미인도 얻는 법'이라 한다. 사람에게 있어 성격이란 그 사람 자체를 뒤바꿀 수도 있고, 그 사람 전체를 대변할 수도 있는, 너무나도 중요한 인간의 한 측면이다. 그 사람이 아무리 잘생기고, 아름답고, 돈이 많아도, 성격이 난폭하면 진심으로 그를 따르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NBA에서도 마찬가지다.

 

선수의 성격은 그 선수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노력하지 않는 천재, 콰미 브라운이라던가, 말썽 꾸러기 론 아테스트, 쇼미더머니 스테판 마버리 정도를 들 수 있다.

 

K 사의 유명한 게임, 삼국지에서는 장수들의 성격이 전투에서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당연히 선수들도 그들의 성격에 따라 경기에서 나올 수 있는 수만 가지 일이 있을 수 있다.

 

 

 

1. 냉철

 

이 성격은 대부분의 에이스가 가져야할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냉철한 선수는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팀이 뒤지고 있어도 상대편에게 찬물을 냅다 뿌리는 3점슛을 꽂아 줄 수 있고, 무엇보다 상대편의 트레쉬 토킹에 당하지 않으며, 현 상황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

 

냉철한 선수는 쉽게 흥분하지 않으며 오히려 흥분한 팀메이트들을 좀 더 가라앉혀서 경기에서 실수하지 않게끔 도울 수 있다. 이런 선수들은 쉽게 찾아보기 힘드며, 나아가 팀의 에이스들에게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성격이다. 현역 선수들 중에서도 냉철한 성격의 소유자는 손으로 꼽을 수 있다. 천시 빌럽스, 제이슨 키드 정도가 확연히 들어나는 선수들이라 볼 수 있다.

 

 

 

2. 강심장과 새가슴

 

이 성격이야말로 클러치에 뛰어난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최고이자, 최상의 성격이다.

 

클러치에 뛰어난 선수들은 절대 클러치 상황에서 흥분하지 않는다. 마이클 조던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팀에 뒤지고 있는 클러치 상황에서야 말로 자신이 코트 위에서 가장 편안한 순간이라고 할 정도였다고.

 

강심장인 선수들은 클러치 상황에서 절대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차분하게 공을 몰고 드리블을 한다. 평소처럼, 아주 당연하게, 천천히 드리블을 하면서, 수비수를 제끼고, 넘어진 수비수 위로 부드럽게 점퍼를 던진다.

 

현 리그에서도 클러치에 뛰어난 선수들하면, 코비 브라이언트,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폴 피어스, 많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대단한 강심장은 길버트 아레나스가 아닐까 한다. 골이 들어가기도 전에 승부를 결정짓는 3점포를 던져놓고 돌아서서 두팔 번쩍 들 수 있는 선수가 과연 NBA에 있었을까 싶다.

 

반대로 새가슴인 선수들도 있는 법이다. 위에 조던이 한 말을 들으면 '필시 저 인간은 공포영화보러 가면 최악인 사람'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사실 새가슴인 선수를 골라내긴 힘들다. 르브론 데뷔 초엔 클러치 상황에서 계속 패스를 해서, 새가슴은 아닌가 하는 소릴 들었었고, 케빈 가넷도 한 때는 이런 오명을 쓸 뻔하긴 했으나, 두 선수 다 새가슴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고, 사실상 새가슴인 선수는 클러치 상황에서 공을 안 잡기 때문에 누가 새가슴인지 찾는게 더 힘들 것이다.

 

굳이 새가슴인 선수를 찾자면 주먹을 날리는게 아니라 초코 케익을 집어던지는 것을 택했던 콰미 브라운 정도.

 

 

 

3. 게으름뱅이와 연습벌레

 

선수의 운명이 아주 극명히 벌어지는, 저 종이 한장 차이의 차이는 선수의 최후를 결정 짓는다.

 

연습벌레인 코비 브라이언트는 작은 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고, 데니스 로드맨은 엄청난 양의 비디오를 보면서 리바운드에서 각성을 이루었으며 마이클 조던 역시 엄청난 노력으로 황제의 자리에 섰다. 노력 없는 천재란 없다. 게으름뱅이가 황제가 되는 경우는 없다.

 

박지성 같은 경우를 보라. 박지성은 아시아인이며, 그 중에서도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동양인임에도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의 선발이 되는 영예를 누렸고, 박지성은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나 두들기면서 백수짓하고 있는 사람들과는 달리 시종일관 연습을 하며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엄친아가 괜히 엄친아가 아니지 않는가?

 

 

 

4. 열정

 

열정적인 선수 역시 어느 팀에나 필요하다. 열정적인 선수는 경기 내내 불타오르며 루즈 볼을 잡아내고, 인사이드에서 박터지게 싸우며,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오펜스파울을 얻어내며, 투지를 불태우며 끝까지 임전무퇴의 자세를 보인다.

 

팀의 에너자이저 역할을 하며 팀의 분위기를 살리고, 팀메이트가 멋진 슛을 성공시키면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뛰어나가려고 한다. (물론 이 때 옆에서 막아주는 선수가 꼭 하나씩은 있다)

 

열정적인 것은 어느 부분에서나 좋을 수 밖에 없다. 왜, 그렇지 아니한가. 취업할 때도 보면 '일에 열정적인' 사람을 원하지 않는가. 열정적이어서 나쁠 것은 없다. 물론 너무 열정적인 것도 성질머리로 이어질 수 있다. 너무 흥분하면 옆에 선수를 툭 칠수도 있고, 그 툭친 선수가 샤킬 오닐일수도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5. 킬러 본능

 

킬러 본능을 지닌 선수들은 참말로 무섭기 짝이 없는 선수들이다. 약간 애매하긴 하지만, 이런 선수들은 승부에 묘하게 집착하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느낌으로 한번 당하면 그대로 돌려주려고 한다.

 

마이클 조던이나 코비 브라이언트가 큰 예다. 이 소심한 친구들은 승부에서는 절대 지려고 하지 않고, 자기 딸 아이한테도 무차별하게 블락을 찍어댈 위인들이다. 그러므로 그냥 건들지 않는게 좋다. 괜히 말 장난하다간 큰코 다치기 쉽상이다.

 

이런 선수들은 정말 사람을 죽이진 않지만 약간 다른 의미에서 죽여놓는다. 사실상 이 친구들에게 죽음을 당하면 진짜 죽는거나 별 차이가 없다. 동농에서 붙으면 약간 짜증나는 케이스다.

 

 

 

6. 성질머리

 

...

 

 

 

7. 부처님

 

싸우지 않는다... 화 내지 않는다... 울지 않는다... 테크니컬 받지 않는다...

 

왠지 수첩에 이런걸 쓰고 다닐거 같은 선수들이 있다. 파울 당해도 웃고, 트래쉬토킹도 웃어넘기고, 절대 싸움에 휘둘리지 않는 선수들. 말도 안되는 파울콜이 불리면 한번쯤을 화낼 수 있을거 같은데, 절대 그러지 않는다.

 

이런 차분한 성격의 선수들은 좀 물러터진 감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팬들한테 사랑 받는다. 착해서 나쁠 것 없다.

 

애매한 것은 애매한대로 아쉽지만, 원래 한편으로 아예 치우친 것이 자기 개성이 산다. 아예 성질머리하는 쉬드나 론이라던가, 아니면 아예 착해버리는 앤써니나 야오 밍.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마음으로 천하 만물을 포옹하는 것까진 좋은데, 그래도 이제 파울콜 불리면 어필을 해서 파울을 받아내야되지 않을까, 부처 같은 선수들.

 

 

 

8. 천재

 

뭔가 재수없는 사람들이 가끔 씩 있다. "저 교과서만 팠어요 ㅋ"하는데 서울대 수석. "학교 열심히 다님 ㅋㅋ"하는데 하버드 의대.

 

"원래 볼링을 했는데 취미로 농구 시작했는데 선수됌 ㅋ" -크리스 폴-

 

"의대 갈려다가 재미 없어서 농구 했는데 선수됌 ㅋ" -파우 가솔-

 

"내가 요즘 NBA를 보면서 느낀게, 뭔가 존나 열심히 해야될거 같아. 근데 난 안하잖아. 난 안될꺼야 아마." -마이클 올로워캔디-

 

 

 

NBA에만 봐도 단지 게으르거나, 아니면 연습에 열심이거나 하는 차이 때문에 그 선수의 가치가 재능에 비해 큰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정말 성격의 차이라는 것은 사람의 성공에 그 현격한 차이를 가지고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공부는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승리자라고 하지 않는가.

 

뭐, 사람의 성격이란 것이 심즈처럼 마구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NBA라는 무대에 좋은 성격만 가진 선수들만 뛰어선 전혀 재미 없지 않겠는가. 성격이란 것은 인간이 가진 개성이다. 그래서 재밌는 것이다.

 

"역시 인간은 재밌어..."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Show Tim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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