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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90년대 Chicago Bulls의 Trangle Offense 엿보기

나비넥타이 2009. 6. 16. 08:03

 


90년대 Chicago Bulls의 Trangle Offense 엿보기

 

 


 

마이클 조던은 평균 37득점, 35득점이라는 엄청난 득점행진을 이어나갔어도 그가 몸담은 시카고 불스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조던의 아이솔레이션은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최고의 무기였지만, '일신의 무기' 였지 '팀의 무기' 는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팀 공격이 주먹구구식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 공격을 주도하는 조던이 막힐 경우에는 팀 공격도 같이 무너지는 식이었습니다.

 

이런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의 운명을 뒤바꿔놓은 것이 바로 필 잭슨 감독입니다. 필 잭슨 감독은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도입하면서 불스의 공격 시스템을 근본부터 체계적으로 바꿔놓았고 조던, 피펜 등을 그 핵심 축으로 쓰면서 약속된 플레이를 하게끔 훈련시켰고, 결과적으로 시카고 불스는 눈부신 대성공을 거두며 90년대를 자기들만의 무대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조던의 득점은 평균 30점 정도로 대폭 감소되었지만 그가 팀에 가져다 줄 수 있는 효과는 반대로 대폭 상승했던 것이죠.

 

그렇다면 오늘은 이 트라이앵글 오펜스가 어떻게 짜여진 전술인가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스트롱사이드 (strong side)에 말 그대로 '삼각형' 을 형성하여 나머지가 약속된대로 재빠르게 움직이며 스크린을 걸어주고, 핵심 공격병기 (조던, 피펜) 등이 수비를 모아 그대로 마무리하거나 팀원들에게 찬스를 내는 전술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수비수의 반응과 동선을 보아가면서 여러 가지 옵션으로 파생됩니다.

 

 

첫번째 동영상을 보시겠습니다.

 

 

불스와 페이서스의 98년 동부 파이널 1차전에서 나온 모습입니다.

 

1) 조던이나 피펜이 (이 역할은 대부분 포인트가드 역할을 수행했던 피펜이 맡았습니다) 공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옵니다. 이 때 가장 많은 수비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공격병기 조던이 우측이나 좌측의 삼점라인으로 이동하여 패스를 받습니다. 조던의 존재로 그가 있는 쪽이 자동적으로 스트롱사이드가 됩니다.

 

2) 조던이 공을 받으면 센터인 롱리나 파워포워드인 로드맨이 곧바로 페인트존으로 들어갑니다. 조던은 45도 삼점라인에, 다른 한 명의 삼점슛이 가능한 선수 (위 동영상에서는 피펜)가 코너 삼점라인 밖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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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트라이앵글" 이 형성이 되었죠? 이 때 위크사이드에는 오픈 찬스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정확한 슈터 스티브 커가 나가있어 헬프디펜스를 방지하고 찬스를 노립니다.

 

 

3)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제1옵션은 조던의 오픈 점프샷입니다. (96, 97, 98 쓰리핏 시절에 더욱 중용된 옵션)

센터가 페인트존으로 들어와 삼각형이 만들어지자마자 조던이 탑으로 공을 돌리고 재빠르게 페인트존 쪽으로 달려갑니다. 이 때 삼각형의 밑 꼭지점에 있던 센터 (롱리) 가 조던을 막던 상대편 슈팅가드를 스크린으로 떼어냅니다. 그리고 그 스크린을 이용하여 조던이 수비수를 완전히 떼어내고 18피트 지점으로 달려나와 오픈 찬스를 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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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피펜이 롱리의 스크린을 이용하여 비어있는 페인트존으로 달려가기 때문에 수비는 조던에게 공이 갈지 피펜에게 갈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한 명의 스크린으로 두 명에게 찬스가 생기는 옵션입니다.

 

 

4) 조던에게 완벽한 찬스가 났는데 탑에서 공을 받은 스티브 커가 수비의 방해로 제때에 조던에게 공을 배급하지 못했기 때문에 조던의 오픈점퍼 찬스는 무산되었습니다.

1옵션이 무산되면 곧바로 2옵션으로 들어갑니다. 뒤늦게 공을 받은 조던은 다시 45도 삼점라인으로 물러나 새로운 삼각형을 만들 것을 지휘합니다. 조던의 신호를 받고 이번에는 센터 포지션 수행이 가능한 토니 쿠코치가 즉시 달려나와 페인트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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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두번째 삼각형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번에는 피펜이 윅사이드에 나가 페인트존에서 생기는 찬스를 노립니다.

 

 

5) 첫번째 트라이앵글 오펜스에서 찬스는 조던에게 났습니다. 이 때문에 수비수들은 자동적으로 두번째 삼각형에서도 조던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신경쓰게 됩니다.

이번에는 조던이 탑 대신 페인트존에 있는 쿠코치에게 볼을 투입했습니다. 쿠코치는 패싱 센스가 천재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어디로 패스를 뿌릴지 상대편으로서는 분간키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때 조던이 첫번째 공격때처럼 패스를 하자마자 스크린쪽으로 바삐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조던에게 집중된 수비는 그대로 조던을 따라갑니다.

 

 

6) 이 때, 탑에 나와있던 스티브 커가 조던 쪽으로 황급히 이동, 첫번째 오픈 찬스의 주인공이었던 조던이 급정거를 하면서 기습 스크린을 걸며 스티브 커를 막던 선수를 차단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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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커가 휑하게 빈 찬스에서 유유히 슛을 날립니다.

그리고.. 실패합니다. -_-; 본래 저런 찬스에서는 10번 시도하여 9번 성공하는 선수인데, 저 장면은 그 1/10인 경우인 듯 합니다.

 

 

 

공격에 주어진 시간은 24초입니다. 하프라인을 넘어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6초, 즉 18초동안 찬스를 내느냐 못 내느냐의 문제는 승패와 직결됩니다. 그 18초간 완벽한 오픈 찬스를 두 번이나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일을 어려움 없이 보여주고 있는 시카고 불스의 대성은 그 이유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영상입니다.

 

 

 

 

1) 먼저 피펜이 볼을 운반하며 하프코트를 넘어옵니다. (Attack)

 

2) 호레이스 그랜트나 데니스 로드맨은 곧바로 하이포스트에 자리를 잡고 패스를 요청하는 신호를 보냅니다.  하지만 이 신호는 대부분 상대편 수비수의 주위를 끌어 시선을 분산케 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그랜트나 로드맨에게의 볼 투입은 제 2옵션인 것입니다. (Storm)

 

3) 피펜은 곁에서 백코트 한 포인트가드 (하퍼, 커) 에게 패스를 하고 곧바로 하이스크린을 섭니다. 이 때 위크사이드에 있던 가장 강한 공격력을 지닌 해결사, 즉 마이클 조던이 스크린을 받아 삼점슛라인 중앙이나 하이포스트 지점으로 이동합니다. 이때부터가 본격적인 공격 시작입니다. 즉 그랜트 (로드맨), 조던, 피펜이 삼각형 형태를 이루면서 무려 세 가지 옵션이 파생됩니다.  (동영상에서는 트라이앵글의 축에 피펜이 들어가 있고 조던은 삼점슛 라인으로 빠져있는데 대부분 조던과 피펜의 위치가 동영상과 바뀝니다.) (Flow)

 

4) 공을 가지고 있던 하퍼는 스크린을 이용해 이동하여 페인트존에서 위치선정을 한 조던에게 공을 투입하고, 최강의 일대일 능력을 지닌 조던에게 일대일 찬스가 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트라이앵글이 이루어진 반대편, 즉 위크 사이드에 나가 있는 전문 삼점슈터입니다. 훌륭한 삼점슛을 지닌 존 팩슨이나 BJ 암스트롱이 위크사이드에서 조던의 킥아웃을 기다렸고, 2차 3연패때는 역대 삼점 성공률 1위인 스티브 커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백도어 스크린이 형성되자마자 이 삼점슈터는 삼점라인 선상으로 이동하여 와이드 오픈 찬스를 노립니다. 이 삼점슈터가 있는데다가 이미 그랜트는 페인트존에 있으며, 피펜도 페인트존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조던이 페이스업으로 곧바로 치고 들어 골밑공격을 하거나 포스트업으로 공격을 하더라도 쉽사리 더블팀을 갈 수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특히 2차 3연패때의 트라이앵글 오펜스가 더 효과적이었다고 보는데, 이는 조던이 페이스업보다는 포스트업을 즐겨 썼고 위력도 더욱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조던의 포스트업이 너무나도 막강한데다가 포스트업은 킥아웃을 해주기 훨씬 더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동영상에서는 2차 옵션으로 빅맨인 카트라이트가 하이포스트에 나와 백도어 스크린을 이용하여 조던과 피펜, 팩슨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3가지 파생효과 옵션을 노리고 있습니다.

 

 

5) 이것도 용이치가 않으면 축이 되는 조던은 로우 포스트에 자리잡은 그랜트나 로드맨에게 패스를 하고 곧바로 골밑으로 달려갑니다. 그랜트나 로드맨은 그의 패스를 받자마자 스크린을 서면서 조던에게 공을 연결해주고, 조던은 그의 스크린을 받아 수비수를 떨어뜨려 놓으면서 점프샷을 던지거나 더욱 어수선해진 수비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직접 메이크 혹은 픽앤롤 형식으로 그랜트나 로드맨, 위크사이드의 팩슨이나 커에게 어시스트를 해줍니다. (Options)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핵심인 이 페인트존의 축은 패싱센스가 탁월하고 동료들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며 더블팀을 이끌어 와 팀원들에게 오픈 찬스를 이끌어내 줄 수 있어야 하고, 위치 선정과 일대일 능력이 매우 뛰어나야 합니다. 이 모든 조건에서 최상 중 최상이었던 조던과 피펜이기에 가능했습니다.

 

 

 

 

 

 

 

시카고 불스의 공격은 대부분 이 트라이앵글 오펜스에 기초를 둔 시스템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옵션을 번갈아가며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편으로서는 어떤 작전으로 누구를 막아야 할 지 상당히 난감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모든 기어가 적시에 정확히 맞아야 이루어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수많은 연습을 필요로 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트라이앵글 오펜스도 게임의 승패가 결정되는 4쿼터 마지막 순간에는 그다지 효율적인 전술이 아니었습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 자체가 수비수의 반응을 살펴가면서 대처하는 옵션 오펜스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안에 찬스를 만들거나 자유투를 얻어내기는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시카고 불스의 클러치 타임, 4쿼터 마지막 3분은 99% 마이클 조던의 아이솔레이션이 주 무기였습니다.

 

 

 

 

 

그리고 조던은 자신의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가끔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어기고 경기 내내 아이솔레이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97 플레이오프 1라운드 워싱턴 불릿츠와의 2차전에서 55득점을 쓸어담으며 맹활약한 조던의 인터뷰입니다.

이 경기에서 조던은 트라이앵글 오펜스 대신 자신의 아이솔레이션을 마음껏 사용했습니다.

 

 

"I got in to the 'Zone', if you want to call it, and I couldn't get out.

I apologized to Tex after the game.

Sorry about the triangle, Tex. I've got to forget about the Triangle.

I mean, once I got into that mode, I just couldn't turn it off."

 

(난 말하자면 '무아지경' 에 빠졌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올 수 없었죠.

경기 끝나고 Tex (불스 assistant coach Tex Winter) 에게 사과했어요.

Tex, 트라이앵글 오펜스 잊어서 미안해요. 잊어야만 했었어요.

그러니까, 한 번 그 모드에 들어간 이상 끌 수가 없었어요.)

 

 

 


 

 글, 동영상: nycmania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nycman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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