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be Bryant

[스크랩] 경이로우면서도 위태로워보이는 코비

나비넥타이 2010. 1. 31. 12:08

2000년대 내내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탑의 기량을 유지해온 코비. 그도 어느덧 14년차에 31살이지만 2010년대가 된 아직까지도 리그 최고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는 근간은 현역 중 그 누구보다 몸관리 상태가 뛰어났기에 가능했고, 그 근간엔 그 누구보다 연습벌레로 알려진 코비가 흘린 피땀 때문일 겁니다. 미국나이로 31살은 적은 나이가 아닌데, 오닐이 31살이었을 때 21.5-11.5를 기록했고 던컨이 31살이었을 때 20-10을 기록하지 못 하며 예전 같은 폼과 거리가 있게 된지 꽤 지난 시점이었던 07-08 시즌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열흘 전쯤 갓 25살이 된 르브론 제임스와 리그 최고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31살, 14년차로서 현역 선수들 중 그보다 많은 플레잉타임을 뛴 선수가 현역 중 오닐, 키드, 가넷밖에 없음을 감안할 때 코비가 처절한 훈련으로 얼마나 몸상태를 철저히 유지해왔는지 잘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허나 코비가 오닐이나 타 스윙맨들에 비하여 부상 빈도가 덜한 선수였지 조던이나 말론처럼 강골은 아니었고, 실제로 그가 82경기를 소화했던 시절은 저지 넘버를 24번으로 바꾸기 전까지 02-03 단 한 시즌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코비는 07-08 시즌을 앞두고 저지 넘버를 24번으로 교체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죠. 항간에는 아디다스와 계약했던 당시 8번이 박힌 코비 상품의 매출을 떨어뜨리기 위함이었다는 루머도 있었고, 유니폼 판매로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는 루머도 있었고, 심지어 23번인 조던과 르브론보다 한 수 위임을 알리기 위하여 24번으로 바꿨다는 소문까지 있기도 했지만, 코비 자신은 그저 하루 24시간과 코트에서의 24초 샷클락 내내 최선을 다하기 위함일 뿐이라고만 밝혔습니다. 그리고 당시 전 세상에서 그 사실이 누구보다도 가장 달갑지 않으며 같잖은 이유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코비의 8번 관련하여 전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아이템을 갖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코비가 24번으로 바꾸고 어느 정도 지나 이 카드를 플로리다의 한 컬렉터에게 $10,000에 넘겼으니,

 

그가 8번을 계속 유지했더라면 어땠을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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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는 07-08 시즌을 앞두던 당시만 해도 레이커스 프론트진을 역겨워했고, 그가 결국 골드/퍼플 유니폼을 벗게 되는 것도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많은 예상들이 오갔던 가운데, 코비는 당시 로켓츠와의 개막전에서 45 득점을 기록했었죠. 팀에 불만을 가진 대부분의 선수들이 태업성 플레이 내지 off court에서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받으며 경기에 열정적으로 임하지 못 했던 전례가 많았던 바, 이날 코비의 플레이는 선수 소개 타임에 코비를 야유했던 절반 정도의 스테이플스 센터 홈관중들도 결국은 경기 막판에는 그에게 MVP 콜을 외칠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경기 후 코트 밖에서의 문제로 인하여 경기에 집중이 잘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코비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Business a lot of times can cloud the game and take the fun out of the game if you allow it to. And that's something that I won't allow to happen."

 

"코트 밖에서의 비즈니스적인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코트에서의 경기력과 흥미를 감퇴시키지만, 전 그러한 코트 밖에서의 문제가 코트 안에서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농구를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코비다운 멘트였다고 생각했고 다소 인상적이었지만, 전 그러려니 했습니다.

 

 

 

 

 

 

지난 2년간 별의별 활약을 다 해본 코비였지만, 결국 그로부터 얻어낸 결론은 혼자 우승할 수는 없다는 것뿐.

 

 

 

 

그리고 2007년 12월 4일, 울브스전.

 

경기 전 독감 증세로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 하고 구토 증세와 현기증을 보였지만, 경기 출전을 강행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경기 후 레이커스의 트레이너 게리 비티는 코비스럽다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습니다.

 

"Pretty Kobe-ish," Lakers trainer Gary Vitti said.

 

"How are you going to tell if he's got the flu?" acting Wolves head coach Jerry Sichting said. "He's a lot like Jordan. It doesn't matter with guys like that. He made ME sick."

 

코비가 터프한 플레이어인 것은 전혀 새삼스럽지 않았던 사실. 역시 터프하구나 정도로 생각되는 경기였습니다.

 

 

 

 

2007년 12월 14일, 워리어스전에서 경기 도중 사타구니 부상을 입는데, 마치 다리가 총으로 쏘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지만 다음 경기에 출장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합니다.

 

 

 

 

 

"It felt like a little tweak, and I tried to shake it off and stretch it out," said Bryant, the NBA's second-leading scorer. "As soon as I took off running, it felt like I was shot in the leg." Bryant insisted he'll be ready to play Sunday against the Clippers.

 

 

 

 

그리고 다음 경기였던 2007년 12월 16일, 클리퍼스전.

 

Kobe Bryant will be a game-time decision on Sunday for the Los Angeles Lakers' home game against the cross-town Clippers, the Los Angeles Times reports.

The paper Saturday said Bryant could miss his first game of the year with what the team classified as a strained left groin. The All-Star picked up the injury late in the Lakers' 108-106 loss Friday against Golden State, and hobbled noticeably during the closing stages.

Bryant did not practice on Saturday afternoon and did not speak to the media afterward. Still, he told the Times Friday night he would play against the Clippers.

 

경기 전까지 코비의 출장여부는 불투명했으나, 코비는 경기 출전을 위해 잠도 자지 않고 24시간 내내 치료에만 매진했다며 결국 경기에 출전, 32 득점을 기록합니다.

 

 

"It's sore, but you play through it," Bryant said. "We did a good job staying on top of it and making sure that it was good enough for me to go out there and play and help the team. I didn't sleep. I was doing therapy for 24 hours, iced it down, had a weight-training session for my legs, kept stretching and doing what I needed to do.

 

 

 

이 당시 코비는 식중독에 이은 몸살, 어깨, 손목, 무릎, 사타구니 부상을 달고도 매경기 출전을 강행했는데, 전 승부욕의 화신인 코비가 12월 20일 캐브스, 아니 르브론과의 매치업을 앞두고 있었기에 그렇게까지 출전을 강행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던 당시입니다.

 

10:00 PM PST on Thursday, December 20, 2007

CLEVELAND - Kobe Bryant hates to admit it, but his strained left groin still is a problem.

 

Bryant, injured a week ago against Golden State, still was trying to measure his game Thursday night.

 

"It's pretty frustrating," he said. "I can't explode to the basket like I want to. I've got to rely on my jump shot a lot more. That's tough to get a lot of lift-off with it."

 

Bryant, who finished 8 for 22 from the field for 21 points, was just 1 for 6 in the fourth quarter for two points.

 

The Lakers play tonight at Philadelphia, so there is no rest for him.

 

"I'm going to have to get into the gym early tomorrow and figure out how I'm going to shoot through this thing," Bryant said.

 

http://www.pe.com/sports/basketball/breakout/stories/PE_Sports_Local_D_lakers_notes_21.33bc2fd.html

 

 

 

 

 

 

그리고 이날 경기 막판, 르브론은 코비를 마크하려던 사샤 파블로비치에게 부탁도 아닌, 명령조로 다른 곳으로 가라고 얘기했죠.

 

"코비는 내가 막겠어" 하고.

 

사실 르브론은 레이커스와의 그 다음 매치에서도 헬프 스크린을 걸어주려던 구든에게 저리 가라며 코비와의 1:1을 고집, 위닝샷을 꽂아넣기도 했죠. 

 

 

르브론은 이날 코비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며 승리를 거두고도 경기 후 부상 투혼을 보인 코비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었습니다.

 

The two superstars wanted to guard each other in the final moments: Kobe on LeBron. LeBron on Kobe. It had to end like that.

 

"I didn't even ask," James said. "I just told Sasha [Pavlovic] to go somewhere else."

 

"Kobe Bryant is definitely the most explosive player we have in this league," James said. "There's no one like him."

 

 

 

 

이후 제 기억에 남는 또다른 때는 1월 11일 정도로 흘러갑니다.

 

2008년 1월 11일, 벅스전.

 

경기 전 코비는 호흡기 질환으로 현기증과 구토 증세를 보이며 경기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결국 출전을 강행, 허나 3쿼터 초반에 벌써 네 번째 파울을 범하게 되죠. 허나 코비는 벤치의 필 잭슨을 바라보며 문제 없다는 제스쳐를 취하고, 코비를 교체하려던 잭슨은 이에 웃으며 교체를 하지 않고 화답, 코비는 이후 단 하나의 파울도 범하지 않고 4쿼터에서만 그의 37 득점 중 16 득점을 몰아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경기였습니다.

 

코비는 경기 후 아픈 몸으로 어떻게 그렇게 활약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근 벅스와의 경기에서 이겨본 기억이 없다며 더이상 질 수 없다는 점을 동기부여로 삼았다고 답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해서 경기 출전을 할까 싶었지만, 어찌 되었든 그게 동기부여가 되었다니 그러려니 하며 역시 터프하다고 생각한 경기였죠.

 

 

Bryant scored 16 of his 37 points in the fourth quarter despite a viral upper respiratory infection

 

"I got a couple of reports before the game about his condition and where he was at," Jackson said. "He had some nausea and some headaches and dizziness. But he said he's be ready to play, and he was."

 

"Michael did a lot of throwing up and he had to get quite a few IVs -- one of them just to get on the floor -- and he was up all night," Jackson recalled. "Kobe had a situation like that in Sacramento in the playoffs and played in that ballgame. So he's played through this type of thing before."

 

"Early in the ballgame I was feeling real weak and I was trying to find a rhythm, but I was able to muscle through it," said Bryant, who was constantly coughing into hand while speaking with reporters. "I was just trying to focus on the execution and find little things to motivate me. We hadn't beaten them in a couple of years, and we let that last game at their place get away, so that was enough motivation for me to come out and perform."

 

 

 

 

 

레이커스 팬들에게 있어 이러한 코비는 아무리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가 없는 존재였습니다.

 

당시 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코비가 다른 팀으로 떠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죠.

 

 

 

 

이어 다음 경기였던 2008년 1월 13일, 그리즐리스전.

 

 

 

 

 

레이커스에 굿바이를 외칠 듯 보였던 코비가 그때까지 레이커스에 남아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두말할 필요 없이 콰미의 부상으로 바이넘이 주전으로 출장, 그런데 그 바이넘이, 키드와의 트레이드가 무효화되자 코비가 분개하며 욕을 퍼붓기까지 했던 그 바이넘이, 기대 이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레이커스의 성적 또한 예년에 비하여 승승장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코비는 자신의 애초 예상과는 다르게 진행되었던 레이커스의 그 가능성을 보았고 부상에도 불구 묵묵히 출전, 그래서 전 이 당시 코비가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발견한 그 '가능성'을 놓치기 싫어 그렇게까지 매경기에 집착한다고도 생각했었습니다. 정말 전당포 멤버 해체 이후 처음으로 다시 맛보는 팀의 승리, 그것 말입니다. 그런데 그 바이넘이 치명적인 무릎부상을 당하게 되고, 6연승 중이던 레이커스는 당장 다음날부터 다시 그 지겨웠던 05-06 시즌, 그리고 06-07 시즌으로 돌아가야만 할 듯한 분위기가 된 것이었죠. 당시 아리자는 평균 6.5 득점 정도에 그치던 선수였고, 바이넘을 제외하면 주변엔 이전의 그 친숙한 이름들, 오덤, 월튼, 콰미, 파마, 코비(Coby), 부야치치, 튜리아프 정도였습니다. 스무쉬 파커가 피셔로 대체되긴 했지만, 바이넘의 손실은 레이커스 입장에선 청천벽력이었던 것이죠. 유일한 희망은 바이넘이 시즌 막판에라도 돌아오는 것뿐이었습니다.

 

 

 

 

오래 갈 것 없이 다음날이었던 2008년 1월 14일, 소닉스전에서 코비는 다시 예전처럼 활약해야 했습니다. 루키였던 듀랜트를 상대로 48 득점을 퍼부은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바이넘의 부상으로 다운된 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 자신이 이전보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his is a tough one," a tired looking Bryant said. "Tonight was one of those nights where I kind of had to read the mood of the team. Us kind of being a little deflated with [Bynum] going down, being a back-to-back, coming in on the road, it was one of those things where I just kind of wanted to be a lot more assertive."

 

"That's why he's the best player in the world," said Seattle rookie Kevin Durant.

 

 

 

 

제 기억에 남는 또다른 때는 2008년 2월 5일경으로 흘러갑니다. 바이넘의 공백을 메꿔줄 수 있는 가솔이 레이커스에 합류했던 날이죠.

 

2008년 2월 5일, 네츠전.

 

 

 

 

이날 처음으로 가솔과 함께 경기를 뛰었던 코비. 허나 그의 약지와 새끼 손가락 사이에는 이전과 달리 붕대가 감겨있어야만 했습니다.

 

 

 

 

 

가솔 합류 이후 드디어 다시 무언가 되는 듯하던 레이커스였는데, 예상치도 못 했던 가솔을 갑작스레 얻어왔기에 신도 질투했던 것인지, 가솔이 뛴 첫 경기 전반전에서 코비가 새끼손가락 탈구(dislocated right pinkie)를 당하게 됩니다. 하프타임에 뼈를 맞추고 다시 돌아온 코비는 이날 단 6 득점에 그쳐야 했을 정도로 손가락 부상 여파로 샷을 제대로 시도하지 못 했으나, 묵묵히 플레이하며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합니다.

 

 

 

 

 

그 다음 경기였던 혹스전에서는 평범한 패스조차 제대로 잡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그대로 3점 라인에서 페이드어웨이 샷을 꽂았고,

 

아픈 손가락 때문인지 평소와 달리 평범한 덩크를 꽂고 나서 포효를 하는 모습도 보이며 단 11 득점에 그쳤지만 1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

 

다음 경기였던 매직과의 원정경기에서는 새끼손가락 탈구 이후 처음으로 적응이 된 것인지 아니면 아픔을 감수하며 플레이 한 것인지

 

경기 도중 몇 개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내었고, 레이커스의 승리가 확정되자 경기 막판에는 원정에서 MVP콜을 듣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허나 그러한 코비의 플레이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 보였는데, 가솔 합류 이후 레이커스는 다시 연승행진을 시작하였고 코비는 손가락 수술을 받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당시 ESPN에서는 코비가 수술을 받아야 하느냐 그대로 안고 가야 하느냐 선택을 놓고 저마다의 칼럼니스트들이 의견을 개진했을 정도로 이슈였습니다.

 

 

Should Kobe have finger surgery now?

Abbott: If making the playoffs is their goal, no. But I assume they're shooting for a title, and for that they'll need Kobe Bryant at 100 percent in the Western Conference finals. Especially since they now have other leadership -- let's hear it for Derek Fisher -- I would have sliced Bryant open last week.

 

Adande: Kobe should have the surgery now because it would set him and the Lakers up better for next year. The Lakers have the luxury of time, something Phoenix and San Antonio don't. We saw Dwyane Wade rush back last season and how he hasn't been right this year. The Lakers shouldn't want this to linger into 2009.

 

Broussard: Kobe is doing the right thing. He's an intense competitor and he senses that the Lakers can win a title now. If he can endure the pain -- and obviously, he can play great ball with the injury -- then he should play through it. The West is so tough that it would be a mammoth task for the Lakers to make the playoffs with Kobe missing six weeks. Plus, there's no guarantee with that injury that he'd be back in six.

 

Bucher: No, for selfish reasons. Now we get to see a Willis Reed moment expanded to 40-plus games. Anatomists, meanwhile, get to find out how essential or superfluous a right pinkie is for playing championship-caliber basketball.

 

Ford: No. The West is so competitive. If he leaves and Andrew Bynum doesn't come back soon, it's conceivable that the Lakers wouldn't make the playoffs. If they are going to get to the Finals this year, I think they need home-court advantage.

 

Hollinger: I'm already on the record on this, but I think if he plays, his finger is going to keep getting hit, and that will limit his productivity when the Lakers need him most in the spring. L.A. needs to play only .500 to make the playoffs -- they can do that without him.

 

Sheridan: Tough to say without knowing how much it's affecting his shot. He seemed to shoot OK in the past couple games going into the break. If he missed six weeks, the Lakers would probably fall out of the West playoff race. But at least there'd be a benefit to Team USA.

 

Stein: Without doubt. The Lakers just got Pau and Bynum is so young, so they obviously aren't looking at a one-year window. From everything I know about the injury, if Kobe takes a bad hit, he'll have no choice but to undergo surgery regardless. So do it now and come back for the playoffs. It sounds like I'm in the minority on this, but I think Pau, Lamar and arguably the league's best bench can keep L.A. in the top eight while Kobe's out.

All of which takes me back to my original thought: Kobe isn't looking at a one-year window and the Lakers probably have too many obstacles to overcome anyway to come out of the deeper-than-ever West this season. I realize Kobe is famously impatient, but there's no need to risk more serious injury now.

 

 

http://sports.espn.go.com/nba/news/story?page=Roundtable-SunsLakers

 

 

 

 

코비의 목표가 우승이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니다, 지금의 서부라면 코비가 장기간 결장하게 될 경우 안심할 수 없는 위치다, 아니다, 하지만 코비가 시즌 막판에 손가락 부상이 악화되어 시즌 아웃이 되는 것보다는 낫다 등등 여러 의견들로 갈렸는데, 사실 07-08 시즌 당시의 서부 컨퍼런스는 역대 최강 전력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결과론적으로 48승 34패를 기록했던 워리어스가 플레이오프에 탈락하게 되었는데, 이는 71-72 시즌 선즈가 49승 33패를 기록하고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이래 최고 승률이었습니다. 71-72 시즌 당시는 리그에 19개팀이 있었고, 서부 컨퍼런스에는 9개팀이 있던 시절입니다.

 

허나, 현실적으로 보면 르브론은 당시 왼손 검지손가락이 삐어(sprained left index finger) 5경기를 결장했던 바 있었습니다.

 

 

 

 

 

 

듀랜트 역시 르브론과 같은 곳을 삐어 1경기를 결장했던 바 있기도 했죠.

 

이들이 나약했기 때문일까요? 이들이 정상이었을 뿐입니다.

 

 

 

새끼손가락이라지만 왼손도 아닌 오른손 새끼손가락 탈구 부상을 당하고 수술을 받지 않고 그대로 뛰기로 결심했다.

 

 

전 그래도 여기까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오닐 없이 우승할 수 없다는 일부 사람들의 비아냥. 가솔 영입 이후 연승을 달리는 레이커스. 전당포 멤버 해체 이후 처음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진정한 기회. 승리를 그렇게나 갈망하며 현대 레이커스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영원한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일 것만 같았던 선수가 그 레이커스를 등지려던 유일한 이유가 그렇게나 갈망하던 승리였으니, 마크 스타인으로부터 리그에서 승부욕은 누구보다 많고 인내심은 누구보다 없다는 평을 듣기도 했던 코비는 이 소중한 기회를 절대 놓치기 싫었을 겁니다. 바이넘이 복귀하고 자신의 손가락 부상이 완치될 다음 시즌에도 레이커스는 우승을 노려볼 만한 전력으로 예상되었으나, 코비는 그 우승을 바로 다음 시즌도 아닌, 그때 당장 원하였기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손가락 부상 중이던 코비는 당시 올스타전에서 자신을 찍어준 팬들에게 모습을 보이기 위해 단 3분만 코트를 밟고 리바운드 하나 걷어내고 다시 벤치로 들어가면서도 오로지 정규시즌에만 전념하며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코비가 부상이 없어서가 아니라, 온갖 부상들에도 불구 매경기 최선을 다하려던, 겨우 잡은 기회를 절대로 놓치기 싫어하는 듯 보였던 그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비의 그러한 결단은 그에 걸맞는 대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고의 선수가 시즌 MVP가 하나도 없다?

 

 

 

 

당시 시즌 MVP 경쟁은 코비와 폴의 치열한 2파전 양상이었습니다. 이 당시 CP3의 기세는 그야말로 대단했는데, 내쉬가 시즌 MVP를 수상하던 시절보다도 더 뛰어난 모습으로 이전해 플레이오프에 탈락했던 호네츠를 역대 최강이라 불렸던 서부 컨퍼런스에서 2위에 앉혀놓았으니, 한 명은 리그 최고의 선수라 불리며 12년차 시즌을 맞이하기까지 시즌 MVP 트로피가 하나 없었고 또다른 한 명은 근 40년만에 최연소 시즌 MVP 수상을 노릴 기세였던 당시 둘 중 한 명이 시즌 MVP를 수상하지 못 한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던 와중에, 그래도 코비는 시즌 초반부터 MVP 후보였던 반면 폴은 시즌 후반 들어 맹렬한 모습을 보이던 형국이었고 12번의 시즌을 뛴 코비가 단 3번의 시즌을 뛴 22살의 폴보다는 시즌 MVP에 적합하다는 쪽으로 무게가 조금 더 실리던 페이스였는데, 코비 입장에선 거기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경기가 시즌 80번째 경기에 펼쳐지게 됩니다. 당시 55승 23패를 기록 중이던 호네츠가 54승 25패를 기록 중이던 레이커스에 앞서며 서부 1위를 기록 중이던 형국에서 두 팀이 격돌하게 된 것인데, 호네츠가 이 경기에서 레이커스를 누르고 서부 1위로 시즌을 끝내면 아무리 폴이 22살에 불과해도 그에게 시즌 MVP 트로피가 더 어울릴 수 있는 모양새가 되었을 지도 몰랐을 겁니다.

 

 

 

 

 

 

 

허나 코비는 호네츠와의 경기에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보이며 비교적 부진했던 폴에게 승리를 거두었고, 당시 리버스 덩크 이후 드디어 자신의 때가 왔다는 것을 공표라도 하듯 자신의 유니폼을 잡고 내밀던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너깃츠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에서 코비는 49 득점, 10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포효를 했죠.

 

코비에게 있어 득점은 항상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허나 당시 그의 포효는, 이전해 선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45 득점을 기록하고도

 

팀의 열세를, 시리즈에서 질 것을 예상하고 침울해하던 모습과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1번 시드로서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갖고 8번 시드 너깃츠를 상대하며 두 경기 연속 낙승을 거두자,

 

코비는 드디어 1라운드 통과를, 아니, 그 이상을 노릴 시점이 왔다는 것을 자신하는 듯한 포효였습니다.

 

코비는 당시 자신의 커리어를 이렇게 회자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리그에 들어와, 얼마 지나지 않아 팀이 3연패 우승을 거두게 되었고 그 당시에는

 

자신이 누렸던 승리와 우승이 어떠한 의미를 지닌 것인지 제대로 깨닫고 인지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거쳐 다시 예전의 그 영광을 위해 전진하는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 굶주려있는 상태라고 말입니다.

 

그러한 코비의 당시 모습은 제게 있어 오만도, 건방짐도 아닌 자신감의 표출이자 그렇게 고대하던, 응어리진 한을 털어내는 순간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코비는 손가락 부상 및 재즈와의 시리즈에서 괴로워했던 등부상에도 불구, 컨퍼런스 결승까지 그야말로 조던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사람들은 동부에서 고전하며 올라오던 셀틱스보다는 디펜딩 챔피언 스퍼스를 4-1로 누르고 수월하게 올라온 레이커스의 우승 가능성을 더 점치는 분위기였으나, 결과적으로 시즌 막판에라도 복귀할 것이라 기대 받았던 바이넘은 끝내 복귀하지 못 했고 코비는 셀틱스의 혀를 내두르게 했던 집중수비에 막혀 활약이 부진했고, 코 앞에서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놓쳐야 하는 쓴 맛을 감수해야만 했죠. 셀틱스팬인 ESPN의 빌 시먼스는 코비가 조던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이것으로 공식적으로 끝을 맺었다고 혹평했고, 코비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코비는 오닐 없이 우승할 수 없다고 했으며 오닐은 "Kobe, you can't do without me."에 이어 "Kobe, tell me how my ass tastes."라고 랩을 하며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그 이전까지의 코비가 보였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마치 3연패 시절의 코비처럼), 오직 sad ending만으로 끝난 분위기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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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베이징 올림픽. 허나 코비는 여전히 전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농구선수였습니다. 베이징에선 펠프스의 인기를 능가했다고 하죠.

 

 

 

 

 

 

"I don't know what it was like with the Beatles, but from what I've seen on TV, it's very close," Toronto Raptors forward Chris Bosh, a member of the U.S. team, said of the receptions for Bryant. "People's reactions to Kobe alone are pretty crazy. I have to walk the other way. It's sheer excitement. I saw a guy, Kobe gave him an autograph, and he took off running and laughing and jumping. That must have been pretty special to him. He went to go tell his friends about it."

 

 

 

국제 농구에서 망신살을 당하던 리딤팀이 코비의 3점과 함께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올림픽이 끝나고 손가락 수술을 받으려던 코비는 의사로부터 애초 예상과 달리 12주까지 결장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손가락 수술을 스킵하겠다고 발표합니다.

 

"When the doctors told me recovery from a procedure could be 12 weeks, I just decided now was not the time to have surgery," Bryant said on the Web site kb24.com. "What it really came down to for me is that I just didn't want to miss any time 'punching the clock' for the Lakers, given all we are trying to accomplish as a team this NBA season."

 

 

이전 시즌 결국 새끼손가락 부상을 안고 뛰었고, 코 앞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놓치며 후에 셀틱스가 가졌던 홈코트 어드밴티지가 상당했음을 밝히고 오로지 복수의 칼날만을 갈고 있었기에, 괜찮은 선택인가 싶긴 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이넘이 돌아오고 코비도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될 것이며 가솔과 처음으로 트레이닝 캠프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08-09 시즌의 레이커스는 여전히 우승 전력이라는 높은 기대를 받았던 것도 사실인데, 그 중 코비의 손가락 회복여부는 예상과 다르게 진행되었지만 어찌 되었든 사람들은 여전히 풀전력의 레이커스에 대한 기대가 있었더랬죠. 비록 근 20년 이래 이전해 준우승팀이 다음해 우승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준우승팀이 이듬해 분발하여 결국 우승을 거머쥐는 공식은 그리 쉬워보이지 않긴 했지만 말입니다.

 

 

 

 

 

The formula must go on?

 

 

2009년 1월 19일, 캐브스전.

 

코비와 르브론의 대결로 주목 받던 경기에서 코비가 이번엔 네 번째 손가락 탈구(Dislocated right ring finger)를 당하게 되죠. 코비는 르브론의 루키 시즌이었던 당시 캐브스와의 경기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며 한동안 결장했고, 04-05 시즌 캐브스와의 경기에선 발목 부상을 당한 바 있었습니다. 드림 매치인 코비 vs 르브론 경기에서 또다시 부상, 또다시 손가락 탈구, 마치 공식처럼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게리 비티가 다시 뼈를 끼워맞췄으나, 수술을 받지 않는 이상 고통은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I just dove for the ball, and the finger just popped out," Bryant recalled afterward while wearing a splint on the injured finger. "I was scared, I thought I was done. It felt like I had two fingers on one, it was just disgusting. [Trainer] Gary [Vitti] just popped it back into place. Not fun."

 

"A lot," Bryant added when asked how much his finger bothered him during the game. "I played with some pain, obviously. I just tried to adjust as I went along, I just tried to play through it. It's just throbbing right now."

 

"For a while, we thought he was just going to be a playmaker tonight, but the second half, he started feeling like he could shoot it," Lakers coach Phil Jackson said, noting Bryant scored 15 of his 20 points after halftime.

 

"I thought they were the aggressors tonight. I thought they got up in us and made us play quick. You have to give Kobe Bryant credit, I thought he played a whale of a game." Cavaliers coach Mike Brown said.

 

"It's always great when you go against the best," James said. "It brings out the best in you. He's one of the ultimate competitors that we have in our game today, and I enjoy going against him."

 

 

허나 코비는 여전히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습니다.

 

 

 

 

 

 

2009년 1월 31일, 그리즐리스전.

 

이번엔 또다시 바이넘의 차례였습니다. 가솔을 쉽게 내주었던 곰돌이의 저주였는지, 이전 시즌 그리즐리스전에서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던 바이넘이 또다시 그리즐리스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하게 되었죠.

 

 

 

 

 

 

The formula must go on, part 2?

 

 

 

제 시각에서 셀틱스와의 파이널 당시 레이커스가 가장 두드러지게 밀렸던 부분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08-09 시즌 레이커스가 홈코트 어드밴티지에 상당한 포커스를 두었듯이 홈코트 어드밴티지였고, 또 하나는 인사이드에서의 toughness에서 너무나도 밀렸던 시리즈였습니다. 몸빵이 되는 바이넘이 있었다면, 트윈 타워가 있었더라면, 가솔과 달리 몸빵으로 앨리웁 패스를 수월히 받아먹을 수 있는 바이넘이 있었더라면. 당시만 해도 가넷이 부상을 당할 줄 몰랐고 르브론의 캐브스가 그렇게까지 높은 승률을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없던 때라, 당시 레이커스와 셀틱스의 크리스마스 매치가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처럼 레이커스가 다시 파이널에 오른다면 그 상대는 결국 밸런스가 조화로운 전통의 라이벌 셀틱스가 될 듯 보였고, 그러한 상황 하에 바이넘의 이전해와 똑같이 심각해보였던 무릎 부상은 레이커스가 파이널에 올라도 이전해와 똑같은 전철을 밟을 것만 같은 느낌 내지 불확실함. 물론 바이넘의 부상 자체로도 상당히 안타까웠겠지만, 팀킬 이후 한동안 멍한 모습을 보였던 코비를 보고 저는 코비가 순간 셀틱스를 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바이넘의 되풀이되는 부상을 바라보며 지난 시즌의 전철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음 경기였던 2009년 2월 2일, 닉스전.

 

 

 

 

The formula must go on, part 3?

 

 

 

이전 시즌 바이넘이 부상 당했던 다음 경기에서 바로 48 득점을 퍼부었던 것처럼, 코비는 또다시 바이넘에게 보내는 경기인지 바이넘의 부상으로 인하여 다운된 팀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해서였는지(스파이크 리도 한 몫 했다지만) 좌우당간 농구의 메카 MSG에서 또다시 61 득점을 퍼부으며 MSG 관중들로부터 MVP 콜을 이끌어냈습니다.

 

 

 

 

 

비록 그의 네 번째 손가락에는 퉁퉁한 붕대가 감겨있었지만 말입니다.

 

 

 

 

 

최고의 선수가 득점왕이 없다?

 

최고의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 한다?

 

최고의 선수가 시즌 MVP가 없다?

 

최고의 선수가 오닐 없이 우승하지 못 한다?

 

최고의 선수가 파이널에선 부진하다?

 

최고의 선수가 파이널 MVP가 없다?

 

 

 

 

사람들은 코비에게 항상 증명을 요구해왔습니다. 정작 코비 자신은 그러한 질문들을 dumb question이라고 일단락했지만, 사람들에게 증명해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신이 그토록 갈망하던 우승, 그리고 1년을 이를 갈며 벼르고 벼러오다가 드디어 다시 얻은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또 놓칠 수는 없는 것이었죠.

 

 

 

 

 

 

코비의 그러한 의지는 파이널 시리즈 1차전 시작부터 분명해보였습니다.

 

 

 

 

 

 

이젠 경기 도중 탈골된 뼈를 끼워맞추는 것도 예삿일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18살의 나이로 조던과 비교되고 그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 받으며,

 

너가 정말 조던과 비교될 만한 선수라면, 그 대를 이을 선수라면 그러한 가치를 보여봐라.

 

숱한 현역 수퍼스타들과 비교되어오며,

 

너가 정말 그러한 선수들보다 뛰어난 선수라면, 그러한 이유를 보여봐라.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목적을 위함이든 사람들에게 증명을 하기 위함이든,

 

이번에는 파이널에서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며 반드시 우승해야만 욕을 먹지 않고 인정 받을 수 있는 선수.

 

이러한 당위성을 사람들로부터 하여금 요구하게 만들고, 자신 또한 그러한 당위성을 시리즈에서 스스로 드러내보인 코비였습니다.

 

 

그리고 2년 연속 수술 대신 플레이를 택한 코비의 선택으로 인하여 코비 자신은 결과적으로 그러한 대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하워드의 다리를 화나게 만든 코비

 

 

 

 

 

 

파이널 직후 다음 시즌을 위한 각오를 다졌던 하워드.

 

이번 시즌 매직에 많은 기대를 걸었던 저로서 하워드-카터-루이스-넬슨 모두의 현재까지 모습에 개인적으로 유감이며,

 

물론 시즌이 아직 끝나진 않았지만 준우승팀이 이듬해 바로 우승하는 것이 그럴 듯해보이나 쉽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결국 잇단 부상으로 또다시 위태로워보였던 코비였지만 끝은 happy ending이었고, 그는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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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제 기억에 의존한 지난 두 시즌이라 코비가 부상을 안고 뛴 경기 중 제가 누락한 경기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현재로 돌아오죠.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일부 사람들은 레이커스가 70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비록 바이넘이 지난 시즌 막바지에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부상 후유증으로 플레이오프에서 6.3 득점, 3.7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 했는데, 지난 시즌 우승팀이었던 레이커스의 트윈 타워가 드디어 '처음으로' 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며, 코비는 손가락 부상에서 더 회복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팀은 시즌 시작 전부터 미래가 찬란해보였죠. 물론 레이커스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강팀 중 하나입니다. 허나 레지 밀러가 기대했던, 시즌 첫 20여경기에서 단 1패 정도만 기록할 것이며 70승대를 위협할 팀, 그 기대치에 비하면 이번 시즌의 레이커스도 흔들거리는 듯 보이며(흔들거려도 우승 전력이지만), 코비로부터 개인적으로 경이로움을 느끼는 동시에 그 어느때보다 지금의 코비로부터 위태로움 또한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코비의 나이 때문에요? 그의 기량이나 체력이 하락할 때가 되어서? 코비는 31살의 나이, 14년차, 현역 마일리지 4위임에도 최근 3경기가 있기 전까지 시즌 MVP 후보 0순위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부상을 안고 말입니다. 부상이 없었다면 그가 시즌 MVP 후보 0순위보다도 더 좋은 활약을 보였을 것이라 생각함은 두말할 나위 없으며, 그가 위태로워 보이는 건 오로지 부상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부상의 정도가 이전 두 시즌에 비하여 더욱 나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11월 15일 로켓츠전.

 

이번 시즌 로켓츠와 첫 번째 만났던 경기에서 셰인 베티에이를 상대로 무한 포스트업을 보여주며 관중석의 올라주원을 웃게 만들었던 그때와 달리 이날 경기에서 상당히 부진했고, 경기 직후 필 잭슨은 코비가 사타구니 부상을 안고 뛰었다고 밝힙니다. 허나 코비 자신은 언제나처럼 어디가 아프든 변명할 생각이 없다며 다음 경기 출전 여부를 질문하는 기자에게 경기를 결장하는 건 고려할 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옵션이 아니라는 뜻을 밝힙니다.

 

 

It has been revealed that Kobe Bryant has a groin injury according to Lakers coach Phil Jackson; Bryant missed 15 of 20 shots as Lakers loss 101-91 to the Houston Rockets on Sunday night.

 

Bryant scored 41 points in their first meeting with Houston, but he had just 18 Sunday after aggravating a groin injury in the first quarter that he sustained a week ago against New Orleans.

 

"I've felt better," he said. "It'll be all right. I've been nursing it, kind of playing through it."

The injury limits Bryant's mobility, but after the game he said, "You know I don't make excuses."

 

Officially the Lakers are calling it a strained right groin muscle and list him as day-to-day. The best treatment for groin injuries is rest, but when I asked Bryant if he would sit out any games to speed the recovery he said, "Absolutely not." Well, he used some more colorful language before that, but the point was made clear.

"Not an option," he said, despite wincing as he pulled on a pair of workout shorts

 

 

 

그리고 사타구니 부상을 안고 출전을 강행한 피스톤즈와의 다음 경기에서 40-5-5를 기록하죠. 시즌 출발부터 가솔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레이커스는 이미 3패를 기록한 상황이었지만 목표는 70승이나 72승이 아니라 우승일 것이기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호전될 수 있는 사타구니 부상 정도는 숱한 부상을 안고 뛰어온 코비에게 별로 문제되어 보일 것이 없었고 피스톤즈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과 서커스샷은 그러한 걱정을 없애기에 충분한 모습이었으며, 레이커스의 미래는 가솔이 돌아오는대로 밝을 것만, 아니, 압도적일 것만 같았습니다. 코비는 가솔이 돌아오기 전까지 리그 득점 1위를 달릴 정도로 부상을 안고도 여전히 건재한 모습과 놀라운 모습들을 보여줬죠.

 

 

당시 피스톤즈전을 관전한 한 기자는 리그에서 코비보다 터프한 선수는 없다며 이는 리그의 터프한 여러 선수들에게 실례가 될 수 있는 표현이기도 하지만 코비의 toughness는 그러한 레벨을 초월했다며 경의를 표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사람들은 코비가 피스톤즈전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안고 뛴 줄도 몰랐습니다.

 

There is no one tougher than Kobe Bryant in the NBA today. That is a strong statement considering some of the other tough players around the league, but after his performance against the Detroit Pistons I believe Kobe has proven his toughness.

 

http://www.sportsuntapped.com/kobe-dominates-pistons-despite-groin-injury-1983/

 

 

 

허나 그건 예고편에 불과했던 것이죠. The formula must go on, part 4.

 

2009년 12월 11일 울브스전, 드디어 또다른 쓰리핏을 달성합니다.

 

 

 

 

새끼손가락, 약지손가락에 이어 이제는 검지손가락 골절(avulsion fracture).

 

 

 

 

 

 

 

코비는 정말 고통스러우며 그러한 고통스러움을 그저 떠안고, 그 상태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며 경기에 임했다고 밝힙니다.

 

"It's pretty painful," Bryant said. "I just tried to play through it. ... You just get used to it, that's all. It's just a different technique to shoot the ball with this," indicating the soft-foam protection on his right index finger.

 

 

 

 

 

 

 

오덤은 왼손을 이용하며 플레이한 코비를 가리켜 그가 너무나도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어서 검지손가락 부상을 안고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플레이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죠.

 

"Kobe is so skillful that he'll still find a way to control the game," said Lamar Odom, who scored 13 points. "I wouldn't be surprised if he came out and shot the ball like his finger wasn't hurt at all. He can just switch to the left hand and be ambidextrous. He's that good. I've never seen him have trouble adjusting because of an injury.

 

 

허나 코비는 이번 검지손가락 부상은 예전과 달리 슛팅릴리즈시 피할 수 없는 검지손가락이라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It's not something I can avoid," Bryant said in comparing the injury with his pinky problems. "The other one was on the knuckle. This one is on the shooting finger."

 

 

 

 

 

 

 

 

 

슛팅시 기존 두 손가락보다 훨씬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검지손가락.

 

 

 

 

코비가 동료복이 좋은 선수라는 얘기는 2007년까지 절대 나올 수 없었던 얘기지만, 2008년 가솔 영입 이후 그러한 이미지가 생겼다고 볼 수 있으며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허나 운이 실력을 폄하하고 하지 않고를 떠나서 운 그 자체로 놓고 볼 때, 동료복이 좋은 코비가 운이 좋은 선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04-05 시즌 생판 달라진 팀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05-06 시즌 역사에 남을 원맨쇼를 보인 시즌이었으나 염증을 느꼈고 06-07 시즌에는 이전 시즌과 달리 팀플레이 위주로 플레이하며 레이커스가 서부 4위까지는 달리던 페이스였으나 오덤이 부상으로 26경기, 콰미 브라운이 41경기, 월튼이 22경기, 라드마너비치가 27경기를 결장했던 시즌이고 어느새 명문 구단 레이커스의 주전 포인트가드로서 대접을 받고 싶어하던 스무쉬 파커는 플레잉 타임으로 필 잭슨과 마찰을 빚었고 2년차 바이넘은 체력 문제와 자신감 상실로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으며 감독 시절 동안 이러한 부상병동 팀은 맡아본 적이 없다고 토로, 한 시즌 82경기가 너무 많으니 줄여야 한다는 색다른 이견까지 제시했던 필 잭슨까지. 이전 시즌 대비 나아진 팀전력을 보여주나 싶었던 레이커스는 어느새 7연패를 당하며 33승 32패로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까지 몰렸고, 별다른 해결책이 없던 필 잭슨은 궁여지책으로 코비에게 득점을 주문했다고 밝힙니다.

 

"We talked about going to Kobe early in games and not waiting," coach Phil Jackson said. "He had been playing the team role, feeling the game out and waiting 'til the second half to get going. But there's just not enough time right now in the season to develop that."

 

그 주문이 떨어지자 코비는 바로 05-06 시즌 모드로 회귀, 그 다음 4경기에서 그 유명한 65-50-60-50을 기록하게 되고, 그렇게 3월 중순부터 득점모드를 달렸던 코비는 05-06 시즌처럼 3월 평균 40 득점을 넘기고 4월 평균 34.1 득점을 기록하게 되죠. 득점을 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폭발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또다른 예였습니다. 이 당시의 코비가 보여준 득점력은 심지어 05-06 시즌의 경지를 넘어섰던 것으로, 일례로 마이클 조던은 자신의 커리어 중 31경기에서 50 득점 이상을 기록했는데, 코비는 06-07 시즌에서만 10 경기에서 50 득점 이상을 기록했으며, 특히 이 기간 - 3월에서 4월 중순까지 - 동안에만 7번의 50 득점 이상을 기록했으니 말입니다. 또한 4경기 연속 50 득점 이상은 윌트 체임벌린 이후 역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코비의 득점쇼는 최소한 레이커스의 5할 승률 유지라는 결과물을 얻었는데, 이것이 그나마 레이커스 입장에서 임시방편이 되었던 이유는 당시 코비의 득점쇼 이전까지 레이커스의 페이스가 7승 19패로 급하락세였기 때문입니다. 허나 플레이오프에서 또다시 선즈와 만나 지난해보다 더욱 처절하게 패배하며 코비는 이에 격노, 선즈와의 1라운드 5차전이 끝난 이후 나중도 아니고 지금 당장 팀을 개편할 준비를 하라고 레이커스 프론트진에 으름장을 놓습니다.

 

그 다음 시즌, 바이넘이 드디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무언가 되는 듯 싶었으나 치명적인 부상. 그 공백을 메꿔줄 수 있는 가솔을 영입하고 그와 함께 뛴 첫 번째 경기에서 새끼손가락 탈구, 그리고 시즌 막바지에는 컴백할 것으로 기대 받던 바이넘의 시즌 아웃 확정. 다음 시즌엔 리플레이처럼 똑같았던 코비의 네 번째 손가락 탈구 및 바이넘의 비슷한 부상, 그리고 이어졌던 후유증. 이번 시즌엔 정말 풀전력의 레이커스로 기대 받았으나 코비는 오히려 가장 좋지 않은 손가락 부위에 부상을 당했고 가솔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벤치를 왔다갔다, 운이 좋다면 이 모든 일련의 과정 중 최소한 한 번의 시즌만이라도 코비 자신이 건강하고 팀 동료들, 혹은 핵심 멤버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풀전력을 어느 정도는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비는 지지난 시즌도, 지난 시즌도, 지금 현재도 수술을 받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지난 두 시즌에서의 결과를 얻지 못 했을 수 있고,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이번 시즌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운 좋게 보였던 이유는 운 나쁘게 보일 수 있었던 상황들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저 상황들 하에 코비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바꾸어냈기 때문이겠죠. 동료복은 좋지만 제가 볼 땐 03-04 시즌부터 매시즌 뜻하지 않은 여러 일들로 태클을 당하는 듯 보입니다. 동료복을 생각하면 운이 좋고, 허나 있는 그대로의 팀 전력이라도 최대한으로 살릴 기회가 03-04 시즌부터 단 한 번도 없어왔음을 감안하면 아무리 봐도 운이 좋게 보이지 않고, 어떤 면에서 보면 운이 좋고 어떤 면에서 보면 불운해보입니다. 물론 티맥이나 웨이드가 날렸던 시즌 등도 당연히 불운한 것이었죠. 전 이 세상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드는 고가의 웨이드 아이템 중 하나를 갖고 있었기에, 르브론의 아성을 넘을 가능성이 있었던 웨이드가 날렸던 두 시즌에 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욱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운에 대한 얘기는 글의 핵심은 아니니 여기까지만.

 

 

 

 

다시 이번 시즌으로 돌아와서, 코비가 검지손가락 부상을 당한 다음날이었던 2009년 12월 12일, 재즈전.

 

 

화도 쌓이고 쌓이면 어느 순간 별 것 아닌 걸로 폭발할 수 있는 것처럼, 보잘 것 없는 제 기억력도 쌓이고 쌓이니 무언가 의문을 갖게 된 날이 바로 이날입니다. 이날 경기는 백투백 경기로써 재즈와의 원정경기였는데, 코비는 검지손가락 부상에 장염 증세까지 있었음에도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코비는 그야말로 스탯상 최악의 활약을 보였습니다. 29.2%(7-24 FG)의 야투율, 그리고 단 16 득점. 허나 이 경기를 본 사람들 중 코비를 욕한 사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겐 이 경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코트에서 몸을 가누기도 힘겨운 모습으로, 겨우 점프하여 바로 전날 손가락 부상에 장염이 이어져 grip을 바꿀 틈도 없었던 와중에 부상 당한 손가락으로 3점슛을 쏴대며 9개의 3점 중 단 하나를 꽂았을 뿐이자 가솔이 돌아온 이후 레이커스가 첫 패배를 기록했던 경기였는데, 본 카페에서 이전부터 올드 재즈팬 중 한 분임을 알 수 있었던 NBA on ESPN님이 그날 경기를 보고 코비를 가리켜 경이로웠으며 이제까지 본 선수들 중 최고의 승부사라고 언급하신 부분을 우연히 본 기억이 남습니다. 코비의 출전 강행이 현명한 판단이었다, 아니다는 유보하고서라도, 이전부터 그를 주욱 보아온 제 2mb짜리 메모리를 돌려보니 결국 한 가지 의문 내지 경이로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뛰어야 하는 것인지, 왜 그렇게까지 시즌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으려 하는 것인지. 그것은 toughness의 레벨을 넘어선, 농구를 좋아하는 레벨을 넘어선, 너무나도 집착적으로 보이고 미쳐보이기도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본문 첫 부분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코비가 저지 넘버를 24번으로 바꾸는 것이 이제까지 제가 NBA를 보며 접한 소식들 중 가장 원망스러운 동시에 별 의미 없어보이고 이해가 가지 않는 소식이었으며, 그 이유랍시고 코비 본인이 밝혔던 것 역시 진부함에 지나지 않아보였습니다. 차라리 르브론이 조던을 기리기 위하여 23번을 이제까지 잘 착용하다가 23번을 착용하지 말자고 하는 명분보다도 더 쓰잘데 없이 보였습니다. 24시간 내내 최선을 다하며 제 2의 커리어를 열고 싶다는 그 진부했던 이유.

 

 

코비가 아이언맨 A.C. 그린처럼 오랫동안 결장하지 않으며 뛰어온 것도 아니고, 두 시즌 동안 82경기를 뛴 기록은 그리 인상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허나 코비가 겪어온 지난 두 시즌과 이번 시즌을 보고 있자면, 전 이제까지 NBA를 보면서 이토록 시즌 한 경기까지 이상하리만치 집착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습니다. 시즌 한두 경기 결장한다고 All-NBA First Team에 들지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시즌 MVP가 물건너가는 것도 아니며 팀 전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이번 시즌을 포기하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걸 노리고 그럴 때도 지난지 한참인 리그의 베테랑 중 한 명이기도 하구요.

 

 

전 이러한 과정들을 보며, 코비가 저지 넘버를 24번으로 바꾸고 밝혔던 이유가 제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심오한 뜻이 내포되지 않았었나 하는 심증을 지난 시즌 도중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기량은 그 이전이나 이후나 최고 레벨이었고 05-06 시즌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득점왕 획득 여부도 별 관심 없이 팀 플레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06-07 시즌이었기에, 그가 07-08 시즌 이전에 볼호그였던 것도 아니지만, 07-08 시즌부터의 코비가 이전과 다른 모습이 있다면 바로 이 미세한 차이가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손가락 골절을 떠안은 상태로 마치 전혀 그러하지 않은 것처럼 세 시즌 연속으로 활약해오는 코비가 있기에 오덤이 손을 삐고도 그러한 코비를 언급하며 자신이 엄살을 피울 입장이 되지 못한다 하고, 리그 최고의 수퍼스타이며 팀에서 피셔와 함께 가장 연차가 많은 그가 솔선수범하여 수비에 대단한 힘을 쏟으니 다른 동료들이 그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볼이 아웃 오브 바운드가 되려니 사이드라인 바깥으로 몸을 던져 볼을 살려내려는 모습을 보고 동료들이 열심히 하지 않게 만들 수 없는, 그러한 종류의 모습들이랄까요.

 

 

코비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팀동료들에게 패스를 해주고 그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선수들을 가리켜 팀동료들의 플레이를 더 낫게 만들어주는 선수라고 칭하는데, 자신이 들은 얘기 중 가장 어이 없는 논리이며 팀동료들을 낫게 만들어주는 건 단순히 어시스트를 찔러주고 그 선수가 샷을 성공시키면 '와우, 난 그를 더 나은 선수가 되게 만들었어'가 아니라, 선수들이 우승을 갈망하는 정신과 태도를 갖추도록 만들고 선수들에게 work ethic과 끈기를 갖도록 만듦으로써 그 선수들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바라보고, 그러한 노력과 열정이 보이지 않는다면 죽일 듯이 달려들며 그런 식으로 뛸 거면 차라리 다른 팀에 가서 뛰라는 식으로 대한다."고 말입니다.

 

"It's funny to me when people talk about the notion of making other players better, and they talk about just passing them the ball. It's just the most ignorant comment I've ever heard in my life. No, there are other things that have to come into play besides getting assists.

"It's helping them get the championship mentality and attitude and work ethic and drive and persistence. All that goes into it. It's not just passing somebody the ball, and wow, he hit a shot; I made him better.

"If the effort is there, I can respect that, I can understand that, and it helps me be more patient, because I know that they're trying. When guys aren't trying or guys are just out there (screwing) up and not giving the effort, I feel like killing 'em. Same as always.

"If you don't give the effort, I'm done with you. You might as well go play someplace else."

 

 

아니면 제프 밴 건디가 얘기한대로일 수도 있을까요. 코비가 이러한 부상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뛰는 건, 다름 아닌 그 자신에게 끊임 없이 도전하기 위해서처럼 보인다는 논리 말입니다.

 

"I think Kobe just comes up with stuff to challenge himself."

 

그가 농담조로 말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진담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러한 관점의 평을 듣는 다른 선수를 전 본 적이 없습니다. 전 코비에 대한 평가는 그의 은퇴 후 시간이 말해줄 것으로 장담하기에 그의 실력에 대한 평가 및 선수간의 비교는 이제 최대한 유보하려는 입장이지만, 최소한 이보다 농구에 미친 선수는 전 본 적이 없습니다.

 

 

 

 

2009년 12월 15일, 불스전.

 

재즈전에서 상당히 힘든 모습을 보였던 다음 경기이자 손가락 부상의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볼 수 있어 관심이 가는 경기였는데, 1쿼터에서만 무려 20 득점을 퍼붓습니다. 경기가 없던 그 이틀새에 검지손가락에 힘이 가해지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그립을 바꾸고 슛팅 연습을 하며 그에 익숙해졌던 겁니다. 그리고 코비는 오히려 이날 자신의 통산 101번째 40+ 득점을 기록하게 됩니다.

 

 

 

 

코비는 경기 후 이번 검지손가락 부상은 자신의 슛팅릴리즈에 영향을 주기에, 자기가 안고 뛴 숱한 부상들 중에서도 최대의 도전이라고 했습니다.

 

"This is the most challenging one," Bryant said. "I've played with sore ankles, broken knuckles and things like that. It's tough, it affects my follow through."

 

 

섀넌 브라운은 코비의 그러한 활약으로 인해 그가 손가락 골절을 당했다는 점을 잊게 된다고 말합니다. 

 

"You forget he has a broken finger," Shannon Brown said.

 

 

아테스트는 코비에게 부상 상태가 어떠냐고 물어보면 부상을 당했다는 사실을 최대한 떠올리지 않고 플레이하고 있는 코비가 자신의 목을 조를 것이라며 그를 전사로 표현했습니다.

 

"If I ask him how his finger is doing he is going to strangle me," Artest said. "He is. When he is hurt you are not allowed to ask him how he is doing or you're not allowed to ask are you OK. He gets very mad. Really. You think he is playing, but he is really serious. If something happens to him injury wise there is no sense to ask him. He's a soldier."

 

 

 

 

2009년 12월 16일, 벅스전. 이번엔 또 자신의 시즌 두 번째 버저비터를 터뜨립니다.

 

 

 

 

코비는 4쿼터 종료 직전 던졌던 샷이 버릇으로 인해 예전 슛폼으로 쐈다며 연장전에서의 버저비터는 손가락 부상 이후 바꾼 슛팅폼으로 던졌다고 밝힙니다. 필 잭슨은 왜 코비가 어차피 끝낼 경기를 4쿼터에 끝내버렸으면 될 걸 자신들이 쓸데 없이 30분을 더 낭비하게 만드냐며 때때로 그 녀석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조크를 날릴 정도로, 그의 암울해보였던 검지손가락 부상은 지난 두 시즌과 마찬가지로 그 부상을 안고 뛸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I changed my grip since the finger, so that first shot I took had my original grip and the ball kind of came off the wrong way," said Bryant, who broke the finger against Minnesota on Friday. "I was upset because if I was going to miss it, I'd rather miss it with things I've practiced in the last few days. I was happy to get another look."

 

"I had a really good look on that first one and wanted to go right back to the same spot and get the same look," Bryant said.

 

"I told him, 'Why did you keep us waiting? You had the same situation in regulation. Really, you are wasting a half-hour of our lives,'" Jackson joked. "I just don't understand that boy sometimes."

 

 

 

 

2009년 12월 26일, 킹스전.

 

경기 도중 상완골에 충격을 받으며 오른쪽 어깨에 마비증세가 와서 락커룸에 들어갔다가 다시 경기로 돌아와 4쿼터에 왼손 훅샷 한 번 블락 당한 것이 그의 4쿼터 슛 시도 중 전부였습니다. 허나 4쿼터 종료 직전 위닝샷을 노리던 이번 시즌 ROY 1순위라 여겨지는 타이릭 에반스를 1:1로 수비하며 스틸에 성공,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죠.

 

 

 

 

 

그리고 4쿼터 내내 들어지지 않았던 오른팔이 갑자기 연장에서 두 방의 클러치 3점을 꽂아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끕니다.

 

 

 

 

 

 

 

 

2009년 12월 29일, 워리어스전에서는 이전 경기에서 문제가 되었던 팔꿈치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나타나 44 득점, 1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승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던 넬슨으로 하여금 그러한 손가락으로 그렇게 활약하는 것이 놀라울 뿐이며, 그를 상대로 감독을 한다는 것은 항상 즐겁다는 찬사를 이끌어냅니다.

 

 

 

 

"That guy is amazing," Nelson said. "To be able to shoot like he did with the finger problems that he has on his shooting hand, it's amazing. I love watching him play, and it's always a pleasure to coach against him."

 

 

 

 

 

 

 실상 그의 검지손가락은 볼을 간단히 키핑할 여건조차 되지 못 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2010년 1월 1일, 킹스와의 또다른 만남에서 시즌 세 번째 버저비터를 꽂아넣기까지. 코비는 손가락 부상을 당한 이후 불스전부터 이날 킹스전까지 10경기에서 49.1%의 야투율로 평균 36.8 득점, 6.3 리바운드, 5.2 어시스트, 1.9 스틸을 기록하는데, 손가락 부상을 안은 채로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코비의 활약은 제이슨 톰슨의 마치 복사 & 붙여넣기 표정이 나타내는 것처럼, 9경기 연속 40+ 득점이나 4경기 연속 50+ 득점 같은 퍼레이드와는 다른 종류의, 허나 비슷한 느낌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With apologies to Jerry West, the Lakers' modern-day "Mr. Clutch" did it again.

 

Bryant said he had no intention of forcing overtime on the final look. "I wanted to get out of there," he said. "I was going to shoot a three and try to knock it down."

 

"(Bryant) is right there with Michael (Jordan) in that kind of breath (among clutch players)," Lakers coach Phil Jackson said. "These players, I don't know how they get themselves into these positions, but they do an unbelievable job of hitting shots that are remarkable shots, marvelous shots."

 

 

 

 

 

 

실상 코비는 검지손가락을 구부리는 것조차 버거웠던 상황이며, 이전 두 시즌과 달리 주먹을 움켜쥘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허나 NBA는 감동적인 스토리로 이루어진 만화나 소설이 아닌, 지극한 현실. 이번 시즌에도 지난 두 시즌처럼 손가락 부상을 달고 시즌 82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지, 지난 시즌처럼 손가락 부상을 달고 happy ending으로 끝낼 수 있을 지는, 최근 세 경기를 보고 상당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2010년 1월 5일, 로켓츠전. 이미 손가락 부상을 달고 경기에 임한 코비는 경기 초반 손가락을 부딪히고, 경기 종료 직전 베티에이에게 고의적인 파울을 당할 때 또 한 번 손가락을 부딪히며 이 경기에서 다시 한 번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상태가 악화됩니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하여 슛을 제대로 시도할 수 없었고, 왼손에 많은 의지를 하며 고통스러움과 함께 경기를 마친 후 코비는 자신의 손가락이 지독할 정도로 좋지 않아졌다고 밝힙니다.

 

Bryant got smacked on his right hand early in the game. He's already wearing a bandage on his injured right index finger.

 

"My finger was horrible, horrible," he said. "I had to make a lot of left-handed moves. I just got to play through it."

 

 

 

 

그리고 이어진 클리퍼스와의 경기는 ESPN을 통하여 중계 되었는데, 당시 로켓츠전을 관전했던 마크 잭슨은 이날 해설 도중 로켓츠전 초반 코비의 손가락 부상이 악화된 이후로 그가 슛을 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하며 그와 같은 모습이 지금 클리퍼스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로켓츠전 이후 이제는 그 오른손으로 오덤이나 바이넘과의 하이파이브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하는 장면들이 보여졌고,

 

 

 

 

 

 

 

 

손가락 부상 이후 왼손을 많이 사용했지만 특히 상태가 악화된 로켓츠전부터는 아예 왼손을 이용하는 게 더 편해보이게 느껴질 정도이며,

 

 

 

 

 

 

오늘은 아예 로이를 상대로 왼손으로 스틸을 노리고 왼손으로 블락하려 하고 4쿼터 말미에는 두 손으로 밀어넣다시피 점퍼를 날리는데,

 

 

 

 

 

 

왼손으로 샷을 시도하는 것도  티어드랍샷이나 훅샷, 레이업 정도에 한정될 수밖에 없는 동시에

 

그의 오른손을 이용한 샷은 이제 돌파에 이은 왼손 티어드랍샷보다 확률이 떨어져보이고,

 

 

 

 

 

 

통증을 안고 뛰는 상황만으로도 체력소모가 배로 느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대로 샷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은 무리한 플레이로 이어지고,

 

이러한 무리한 플레이는 그가 더욱 지치게만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최근 세 경기입니다.

 

 

 

 

이전 두 시즌과 다르게 느껴지는 점은 무엇보다도 부상 부위가 슛팅릴리즈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검지손가락이고, 과거 두 시즌에 비하여 더욱 통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과거 그 어느때보다 왼손에 많은 의지를 하는 것이 눈에 보이며, 공중동작시 볼 키핑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드리블시 턴오버도 잦으며 평범한 볼 핸들링 상황에서도 볼을 이따금씩 놓치고는 한다는 겁니다. 오늘 블레이저스와의 경기에서는 정말 어이 없게 볼을 흘리는 모습도 연출되었죠. 그리고 그 뛰어난 자유투조차 불안정하며 눈에 띄게 짧더군요.

 

이제까지 리그를 보며 많은 선수들의 놀라운 활약으로부터 경이로움과 전율을 무수히 느껴왔지만, 결국은 취미 중 하나인 NBA를 보면서 존중과는 다른, 존경심까지 들게 되는 것은 전 NBA를 접한 이래 지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전 조던을 능가는커녕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나오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사람이고 지금도 여전히 생각지 않는 사람이지만, 조던 은퇴 이래 이토록 오랫동안 볼거리를 줄 수 있는 선수 또한 나타나리라고는 예전엔 전혀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그런데 그 볼거리를 넘어, 그 농구 선수의 사생활과 사상까지 자세히는 전혀 알 도리 없는 제 입장에서 저와 상관 없는 농구선수에게 존경심이 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이것이 존경심인가, 아닌가 싶은 와중에도 이러한 글을 쓰게 된 자체가 존경심을 나타내고자 하는 표현의 방증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특정 선수에 얽매일 생각은 추호도 없기에 코비가 이번 시즌 지난 두 시즌과 달리 손가락 부상으로 중도에 하차하게 되거나 수술을 받으며 좋지 않은 결과로 마무리를 짓게 되고 르브론이 첫 우승을 거머쥐며 그의 역사를 새로이 써도 여전히 제 입장에선 금전적인 상황을 포함하여 환영할 법한 시나리오이긴 하나, 그래도 이 선수가 지난 두 시즌에 비해서도 더욱 버거운 장애물로 보이는, 내지 그에게는 도전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것을 넘어설 수 있을 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고, 넘지 못 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또다시 넘어서는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보고 싶어지는데, 현실이 이상처럼 따라줄 지는 차후 몇 경기에서 상태가 호전될 기미가 보일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jordan_lebano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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