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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던컨과 호각지세를 벌인 빅맨들

나비넥타이 2009. 5. 23. 22:14

던컨은 커리어 내내 지속되는 수많은 플레이오프 전쟁에서 많은 일류 빅맨들과 대결을 벌였습니다. 스퍼스가 현재의 정상궤도로 올라오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필요했고, 사실 그 전까지는 던컨의 골밑 하나로 초대형 강팀들과 박빙의 승부를 벌여왔죠. 그 정도로 던컨의 공, 수에서의 존재감은 엄청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던컨과 맞승부를 벌여 그와 비슷한 활약을 보이거나, 도리어 그보다도 더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본 글에서는 그 선수들과 그들의 활약상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모두 유명한 선수들이고, 유명한 선수일 수밖에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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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arl Malone

 

 

반지 하나 없이도, 우승을 4번이나 이룬 던컨과 아직까지도 역대 파워포워드 1위 자리를 놓고 경합중인 말론은 그 자체로도 그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가를 보여줍니다. 꾸준함과 성실함의 대명사, 넘치는 파워와 철통같은 포스트업 수비력, 빠른 손과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 그리고 픽앤롤, 픽앤롤, 픽앤롤, 픽앤롤, 픽앤롤.

 

97년 불스에게 패한 이듬해인 98년, 재즈는 각성하였고 더욱 강해졌습니다. 말론과 스탁턴의 콤비는 추풍낙엽처럼 서부 강호들을 쓰러뜨리며 파이널까지 진출했으며, 서부 세미파이널에서는 막 결성된 트윈타워의 스퍼스와 붙게 되죠. 루키였지만 '감히' 당시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이의가 없었던 말론과 나란히 퍼스트팀에 선정된 던컨과 말론이 처음으로 붙어본 셈이죠.

 

불꽃튀는 대결이었습니다. 말론과 던컨은 서로를 막았고, 서로를 막지 못했습니다. 말론은 육중한 팔로 던컨을 위협하며 골밑까지 마구 밀고 들어와서 레이업을 넣고 점프샷을 꽂아넣었으며, 던컨은 말론의 파워넘치는 수비를 상대로 훅샷을 넣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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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컨의 수비는 제가 보기에는 재즈와의 시리즈에서 헛점을 많이 보였습니다. 던컨이 못했다기보다는, 극치에 달한 스탁턴-말론 픽앤롤을 제어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봅니다.

 

픽앤롤의 대명사로 불리는 그 두 조합의 컷인 롤 작전은 훗날까지도 픽앤롤 수비로 정평이 난 던컨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습니다. 스탁턴은 기가 막히게 각도를 잘 활용하여 픽을 받아 돌진했고, 던컨은 어김없이 스탁턴에게 붙을 수밖에 없었으며 말론은 곧바로 위치선정을 하여 에이브리 존슨이 자기를 막도록 스위치를 해버렸습니다. 압도적인 파워와 높이를 가진 말론이 땅꼬마 압살작전모드로 들어가면 스퍼스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급히 더블팀을 붙이거나 말론의 슛이 림을 외면하길 바라는 것 뿐이었지요. 더블팀이 붙으면 말론은 어김없이 외곽에 나가있는 재즈의 일류 슈터들에게 킬패스, 호너섹과 스탁턴같은 역사에 남을 슈터들은 말론의 패스를 받아 유유히 swish..... 아니면 말론이 직접 존슨을 가볍게 뭉개고 들어가 이지 샷을 메이드했죠. 던컨의 영입으로 우승후보 소리를 듣던 스퍼스로서는 이 픽앤롤에 망연자실할 뿐이었습니다. (사진에서도 말론의 픽에 걸려 허우적대는 에이브리의 모습이 보이네요 ^^;;)

 

여하튼 이유야 어쨌든 던컨은 말론과 스탁턴의 파상공세를 막지 못하고, 생애 첫 플레이오프의 대결에서 4-1로 완패당하고 내려왔습니다. 큰 무대에서 위대한 대선배를 만나 선전한 이 경험은 훗날 그 스스로가 말론의 위치까지 오르는 데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칼 말론이라는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 를 상대로 그의 등줄기에서 식은땀깨나 흘리게 한 "루키" 팀 던컨의 위력은 two thumbs up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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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화가 찾아왔어도 트리플 더블까지 기록한 칼 말론은 레이커스의 유니폼을 입고 nba의 새로운 지배자 중 하나로 떠오른 던컨과 서부 세미파이널에서 대결을 벌입니다. 말론은 공격력을 상실했어도 수비력은 아직도 대단했던지라, 샤킬 오닐과 번갈아가며 던컨을 무던히도 괴롭혔지요. 결국 던컨과 스퍼스는 이번에도 말론을 보유한 팀에게 패배합니다.

 

 

 

<98 서부 세미파이널>

 

1차전:
던컨- 33득점 10리바운드 4블락
말론- 25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2차전:
던컨- 26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말론- 22득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3차전:
던컨- 10득점 10리바운드
말론- 18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

 

4차전:
던컨- 22득점 6리바운드
말론- 34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5차전:
던컨- 14득점 11리바운드
말론- 24득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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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evin Garnett

 

 

아마 이전 글에서부터 이 선수 언제 나오나 기다리셨던 분들이 꽤 되실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역대 라이벌리중에 제일 좋아하는 쌍이자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던 대결이기도 합니다.

 

던컨과 가넷이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만났던 것은 던컨이 2년차로서 첫 우승을 하던 99년이었습니다. 99년의 스퍼스는 던컨과 아직 노쇠화가 오지 않아 쌩쌩한 로빈슨의 트윈타워는 물론, 엘리엇과 엘리 등 준수한 스윙맨들과 대니얼스, 앤더슨, 에이브리 존슨 등 롤플레이어들까지 보유한 최강팀이었죠.

 

운명의 대결은 그렇게 시작합니다.

 

 

미네소타는 사실 가넷 하나 믿고 나온 팀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선수라고는 브랜든과 미첼 정도가 전부인 수준이었고, 가넷이 얼만큼 던컨 상대로 해주느냐가 승패를 갈랐다고 봅니다.

 

가넷과 던컨은 플레이오프에서는 처음 보는 상대인데도 처음부터 승부욕이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이 때의 가넷은 벌크업이 채 안 되어 힘이 다소 달렸고, 대신 스피드와 유연함이 대단했습니다. 그런 가넷에게 던컨은 대부분 포스트업을 썼고, 스피드에서 우위를 점한 가넷은 대부분 페이스업으로 응수를 했죠.

 

 

사실 이 때의 가넷과 던컨은 얼핏 보기에는 모두 완성된 선수들 같아도 아직 새내기인지라 기술 개발이 덜 된 상태라 봅니다.

 

 

던컨은 뱅크샷을 아직 개발하지 못했고, 골밑슛도 잘 들어가긴 하는데 어째 어설픈 감이 있었습니다. 미드레인지 점퍼도 현재의 그런 깨끗한 폼이 아니라 뒤로 홱 돌며 불안정한 상태에서 발을 개구리처럼 팔짝 뛰며 머리 뒤에서 던지는 조금 웃긴(?) 포즈의 슛이었죠. 스퍼스 경기를 오래 전부터 보신 분이시라면 제가 말하는 그 개굴슛이 뭔지 금방 아실겁니다.

 

가넷도 아직 정리가 덜 된 선수였습니다. 일단 현재의 수비력을 아직 갖추진 못했고 (대신 던컨은 데뷔때부터 지금까지 수비에서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원래부터 완벽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가넷의 필살기인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도 그때까지는 개발이 안 된 상태였습니다. 이 때 가넷이 즐겨 썼던 무기는 헤드페이크 후 왼쪽으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피벗을 돌며 오른손으로 던지는 훅샷이었습니다. 때문에 둘의 대결은 현란하고 세련된 기술의 경연장이라기보단 툭툭 치고 밀고 부대끼는 투박한 대결이었죠.

 

가넷과 던컨은 서로 고득점 고리바운드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불꽃튀는 대결이란 말은 이런 대결을 뜻하나 봅니다. 그리고 서로 컨디션이 안 좋으면 꼭 물귀신 작전으로 같이 망했습니다. 가넷과 던컨이 같이 활약하고, 같이 망했으니, 본래부터 전력차가 크게 났던 스퍼스와 미네소타의 승패는 너무 뻔한 일이었죠. 던컨은 팀을 승리로 이끔으로써 가넷에게 판정승을 합니다. 3대 1로 다소 싱거운 승리였습니다. 하지만 가넷의 던컨에 대한 끓는 승부욕은 해가 갈수록 점점 골이 깊어졌죠.

 

 

 

 

 

2001년에 플레이오프 시작하자마자 가넷과 던컨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또 만납니다. 이번에는 첫 만남보다는 더 강렬하고 수준 높은 대결이었습니다. 가넷은 드디어 스스로를 대변할만큼 가공할 공격병기인 포스트업에 이어지는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 (우리 카페에서 불리는 일명 '사기더웨이') 를 장착하고 잔뜩 벼르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던컨도 질세라 페이스업을 가다듬고 페이스업에 이어지는 필살기 뱅크샷까지 마스터하고 나왔죠. ^^

 

 

이렇게 초일류 파워포워드들이 붙은 플레이오프도 드물겁니다. 가넷의 수비력은 절정에 달했고, 던컨의 수비력도 결코 그에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던컨의 공격력은 99년 우승으로 입증이 되었고, 가넷의 공격력도 던컨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뒤떨어지진 않았죠. 게다가 둘 다 이타적인 선수라 그 둘의 대결에서 파생되는 팀의 공격 효과가 엄청났습니다. 골밑에서 불을 뿜는 용과 호랑이의 대결.....

 

이 때의 던컨은 지금같이 공격 타이밍을 엿보며 신중하게 들어가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매우 저돌적인 선수였습니다. 포스트업을 하다가도 갑자기 벼락같은 스핀무브로 급격하게 베이스라인 쪽으로 돌아 골밑슛, 포스트업 하다가 페이스업으로 슥 전환을 하여 뱅크샷을 날리는 척 페이크를 주고 퍼스트스텝으로 갑자기 치고 들어가 슬램덩크를 터뜨리는 등 크리스 웨버같은 플레이를 했죠. 가넷은 가뜩이나 던컨에게 라이벌 의식이 강한데다가 블락샷에도 자신이 있어 던컨이 페이크를 주면 어김없이 펄쩍 펄쩍 뛰며 만인이 보는 앞에서 던컨의 슛을 멋있게 좍 바르는 통쾌함을 꿈꾸며 ^^; 블락샷을 시도했죠. 그러다보니 던컨의 수에 곧잘 말렸고 파울트러블로 3쿼터 즈음에는 벤치에 나가 쉬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반대로 던컨 또한 스피드와 파워까지 장착한 가넷을 상당히 버거워했습니다. 예전같으면 포스트업으로 백다운을 들어가면 어렵지 않게 재미를 볼 수 있던 가넷이 파워로도 밀리지가 않고, 더군다나 스피드는 자신보다 훨씬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을 제치고 골밑으로 들어가 토마호크 덩크를 터뜨려버리는 가넷은 던컨에게는 골치아픈 상대였을 겁니다. 게다가 가넷이 장착한 페이더웨이는 던컨조차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을만큼 저 멀리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기술이었고, 그 하이 릴리즈로 가넷도 던컨 상대로 재미를 톡톡히 봤죠.

 

둘의 대결이 이렇게 치열했으나, 역시 팀 전력차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또다시 스퍼스는 미네소타를 가볍게 스윕해버리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합니다. 가넷은 라이벌에게 2번 연속으로 지는 것이 얼마나 서러웠으면 악수를 내미는 던컨에게 눈길도 안 주며 내민 던컨의 손을 무시한 채 쓸쓸히 라커룸으로 들어가 끝내는 통한의 눈물을 터뜨리고야 맙니다.

 

 

그 대결을 끝으로 미네소타와 스퍼스는 각각 다른 팀들을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했습니다. 미네소타는 댈러스에게도 레이커스에게도 패했고, 스퍼스는 계속해서 레이커스에게 완패를 당했죠. 샤킬-코비의 레이커스 왕조가 천하를 호령하는 새, 던컨과 가넷의 라이벌 구도도 소강상태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04년 mvp, 퍼스트팀, 디펜시브 퍼스트팀, 리바운드왕, 총득점 1위, 정규시즌 1위 성적을 몽땅 싹쓸이하며 던컨을 밀어내고 nba 최고의 파워포워드자리를 쟁취한 가넷과 그의 라이벌 던컨도 차례 차례 04년 레이커스에게 패하고 맙니다. 하지만 레이커스를 무너뜨린 선수는 다름 아닌 던컨이었지요. 레이커스 왕조를 03 플레이오프에서 무너뜨리고 2번의 우승을 이룬 던컨과는 달리 가넷은 와해되는 팀에서 고군분투중이었습니다. 인터뷰에서 가넷은 자신이 패자라며 눈물을 보였고, 자신도 던컨과 샤킬처럼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며 던컨에 대한 뿌리깊은 부러움과 질투를 직접적으로 드러냈죠.

 

그리고 가넷은 올해 08년 결국 보스턴에 새 둥지를 틉니다. 셀틱스 유니폼을 입은 가넷과 던컨의 첫 대결 기억하시나요? 우리같은 카페 회원들은 물론이요 전 nba 선수들과 현지 중계사들의 귀추가 집중되는 대결이었습니다. 그 경기에서 가넷은 철저한 디나이 디펜스로 던컨에게 들어오는 엔트리 패스를 차단하면서 그의 강력한 수비를 뚫고 들어가 골밑에서 득점을 올렸고, 결과는 던컨을 10점으로 꽁꽁 묶으면서 스스로는 20점을 넘기는 대단한 활약을 보이면서 분풀이를 단단히 했죠. 결국 스퍼스가 4-1로 진 레이커스를 파이널에서 4-2로 꺾으며, 가넷에게도 드디어 월드 챔피언이라는 영예가 돌아갔습니다. 챔피언쉽이 결정되자 터뜨린 그의 한 많은 눈물만큼이나 가넷의 greatness는 이제 그가 소리 높여 외쳤듯 certified되었으며, 던컨의 레이스 독주에 가장 먼저 한 발을 성큼 디디며 다시금 도전장을 내민 주인공이 결국 또다시 케빈 가넷이 된 것이죠.

 

말이 길어졌는데, 그만큼 가넷과 던컨의 승부와 라이벌 의식은 치열했습니다. 04년 그 둘의 기량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스퍼스가 레이커스를 이겼다면 서부 파이널에서 가넷vs던컨이라는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 쇼다운이라는 대결을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그게 아쉽습니다. 앞으로도 이 위대한 두 파워포워드의 대결은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 타이틀과, 동부와 서부의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그리고 그 최강자가 맞붙을 파이널을 놓고 더 치열해질 것 같습니다.

 

 

<99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
던컨- 26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가넷- 21득점 8리바운드 5블락

 

2차전:
던컨- 18득점 16리바운드 3블락
가넷- 23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

 

3차전:
던컨: 15득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
가넷:23득점 12리바운드 3어시스트

 

4차전:
던컨: 16득점 8리바운드 3블락
가넷: 20득점 16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01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
던컨- 33득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 4블락
가넷- 25득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 2블락

 

2차전:
던컨- 18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
가넷- 18득점 12리바운드 2어시스트

 

3차전:
던컨- 15득점 10리바운드
가넷- 22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4차전:
던컨- 24득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
가넷- 19득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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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irk Nowitzki

 

 

댈러스의 프랜차이져요 에이스인 노비츠키는 한 때 새가슴이라고 비난을 받을 정도로 미숙한 모습을 보였고, 커리어 내내 수비력이 모자란다는 지적을 받던 선수였습니다. 내쉬와 핀리의 삼각편대를 결성하고 스퍼스와 03년 서부 파이널에서 맞닥뜨립니다.

 

노비츠키의 공격력은 다들 아시다시피 최정상이었습니다. 7풋의 장신으로는 믿기 힘든 순간 스피드와 7풋의 신장을 이용해 던지는 어마어마한 높이의 점프샷과 페이더웨이. 신장이 큰 선수는 기동력을 이용해 제쳐버리고 신장이 작은 선수는 그 위로 손도 안 닿는 높이에서 점프샷을 던져버리죠. 게다가 삼점라인에서 공을 받아 갑작스럽게 퍼스트스텝으로 돌파를 하여 레이업을 올리는 그 스피드와 저돌성은 대단했습니다.

 

스타일이 정 다른 선수는 아무리 수비가 뛰어난 선수라도 잘 막지 못한다는 것은 nba에서 만고불변의 법칙입니다. 던컨도 슈팅가드의 플레이를 하는 노비츠키를 막기는 어려웠지요. 수비력 없는 노비츠키가 던컨을 골밑에서 못 막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노비츠키의 빠르고 높은 속성은 던컨의 최정상급의 골밑수비를 무용지물로 만들었습니다. 노비츠키는 던컨을 상대로 38득점을 뽑는 등 물 오른 득점포를 과시하다가 부상을 당하여 4차전부터는 출전도 못 하게 되어버렸고, 댈러스는 스퍼스에게 패합니다.

 

이 시리즈 패배를 끝으로 서부의 강호 댈러스의 서부파이널 진출은 와해되어버립니다. 내쉬는 피닉스로 이적해서 선즈의 불타는 속공을 지휘하는 캡틴이 되었고 핀리도 떠나버리죠. 노비츠키는 처음으로 리더 자리를 맡은 플레이오프에서 팀메이트를 믿지 못하고 그들을 통솔하지 못하는 미숙하기 그지없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선즈에게 패합니다.

 

06년에 노비츠키는 자신의 플레이에서 탈피하여 팀메이트를 살려주면서도 고득점을 뽑는 스타일 변화를 시도하고 대성공을 합니다. 스택하우스, 테리, 하워드, 해리스 등 날래고 젊고 돌파와 슛이 다 되는 출중한 선수들로 가득 채워진 댈러스 매버릭스는 파죽지세로 플레이오를 헤쳐나갔고, 결국 다시 디펜딩 챔피언 스퍼스와 만나게 되죠. 던컨과 노비츠키의 재대결은 피할 수 없는 승부였습니다.

 

이번에는 매치업 상대가 조금 바뀌어서 던컨은 주로 댈러스의 댐피어가 막았고, 노비츠키는 그의 강력한 퍼리미터 장악을 저지하고자 스퍼스의 에이스 스타퍼 보웬이 전담마크합니다. 던컨은 이중 삼중으로 들러붙는 더블팀 트리플팀을 애크로배틱하게 몸을 뒤집어 떨쳐내고 댐피어의 블락샷을 피해 골밑슛을 넣으며 댈러스 골밑을 계속 공략했고, 노비츠키는 보웬의 빠른 손과 질긴 스텝을 떨궈내고 골밑으로 돌진하여 던컨의 블락샷과 지노빌리의 invisible hand 헬프디펜스를 뚫고 들어가 레이업을 올려놓았죠. 두 팀 다 강한 수비력과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팀이었고, 그 수장인 던컨과 노비츠키는 리그에서 첫손꼽는 공격병기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시리즈 내내 연출되었습니다. 테리가 던컨을 앞에 두고 작렬시킨 클러치샷과 지노빌리의 쐐기포, 파커의 닥돌과 던컨의 바스켓카운트, 노비츠키의 3점플레이... 진기명기가 계속 펼쳐졌죠.

 

승부가 박빙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는 대부분 보웬이 하워드를 막고 던컨이 직접 퍼리미터로 나와 노비츠키를 수비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랬듯, 노비츠키의 스피드는 던컨이 제어하기엔 너무 빨랐습니다. 던컨을 순식간에 제쳐버리고 골밑으로 돌진해서 파울을 얻어내는 플레이로 계속 점수를 쌓던 노비츠키는 결국 7차전의 마지막 공격에서 3점차로 뒤진 상황을 저돌적인 골밑돌파로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고, 연장전에서도 맹활약을 함으로써 짜릿한 승리를 쟁취합니다. 던컨과 자웅을 겨룬 일류 파워포워드 중 그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유일무이한 선수가 다름 아닌 노비츠키가 된 것이죠.

 

06 파이널에서 드웨인 웨이드의 신들린 활약으로 패하고, 이듬해에는 복병 골스산적단에게 습격을 당한 이후로 노비츠키와 댈러스는 계속 하향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노비츠키 자신은 mvp를 수상하며 위용을 떨쳤으나 키드까지 영입하며 새롭게 시작한 시즌은 이번에는 신성 크리스 폴에게 유린당하며 1라운드에서 끝나버렸죠. 서부의 최고 파워포워드를 가리는 대결에서 노비츠키와 던컨의 대결이 다시금 부활했으면 좋겠네요.

 

 

 

<03 서부파이널>


1차전:
던컨- 40득점 15리바운드 7어시스트
노비- 38득점 15리바운드


2차전:
던컨- 32득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락
노비- 23득점 10리바운드 3스틸


3차전:
던컨- 34득점 24리바운드 (8공격리바운드) 6어시스트 6블락
노비- 15득점 9리바운드

 

 

 


<06 플레이오프>

 

1차전:
던컨- 31득점 13리바운드 4어시스트
노비- 20득점 14리바운드 2스틸


2차전:
던컨- 28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4블락
노비- 21득점 9리바운드 3스틸

 

3차전:
던컨- 35득점 12리바운드
노비- 27득점 15리바운드 3스틸 3블락


4차전:
던컨- 31득점 13리바운드 6어시스트 3블락
노비- 28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5차전:
던컨- 36득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락
노비- 31득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6차전:
던컨- 24득점 8리바운드
노비- 26득점 21리바운드 5어시스트

 

7차전:
던컨- 41득점 15리바운드 6어시스트
노비- 37득점 15리바운드 3어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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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mare Stoudemire

 

 

저돌적인 골밑 돌파와 폭발적인 운동신경을 가진 선즈의 에이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는 선즈가 자랑하는 서부 일류 파워포워드였고, 지금까지도 그렇습니다. 05년 내쉬의 합류 이후, 내쉬와 아마레의 픽앤롤 전법은 스탁턴-말론의 재림을 보는 듯한 파괴력이 있었고 이 둘과 매리언의 조합으로 빛나는 런앤건의 시대가 선즈에서 부활합니다.

 

하지만 이렇게도 질긴 인연이 있을까요? 선즈는 언제나 스퍼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대결했고, 3번의 대결 중 3번 모두 패하는 뼈아픈 결과를 갖습니다. 이는 선즈의 공격의 핵심이 내쉬에 있으며, 에이스 킬러로 유명한 보웬이 그를 전담마크하며 그의 볼 분배를 최대한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데에 가장 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마레는 내쉬가 차단되는데도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의 강력한 수비를 상대로 무시무시한 활약을 했습니다. 득점으로는 시리즈 내내 던컨을 압도해버렸고, 던컨보다 더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마레라는 선수 자체가 수비에는 별로 재능이 없는 선수라 던컨의 골밑 비비기에는 속절없이 무너졌지만요. 던컨의 공격을 상대하느라 파울트러블에 걸린 경기 또한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선수 능력의 overall로 보면 아마레는 아직 던컨의 클래스가 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그렇게 일생 일대의 맹활약을 보인 상대가 다름 아닌 올타임 넘버원 파포 팀 던컨과 그의 스퍼스라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던컨은 아마레에다 샤킬까지 가세한 선즈를 상대로, 그 둘과 선즈의 트랩 디펜스를 상대로 가공할 맹활약을 펼치며 또다시 선즈를 꺾었습니다. 이제 선즈와 스퍼스의 대결은 라이벌리라기보다는 원사이드한 구도로 접어든 듯 합니다. 디앤토니 감독도 해고되었고, 내쉬도 예전같지 않으며, 매리언도 없습니다. 하지만 스퍼스가 또다시 파이널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골밑 폭격기 아마레와 그의 선즈는 또다시 만나야 할 상대일 것입니다.

 

 

 

<05 플레이오프>

 

1차전:
던컨- 28득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
아마레- 41득점 9리바운드

 

2차전:
던컨- 30득점 8리바운드 5파울
아마레- 37득점 12리바운드 2블락

 

3차전:
던컨- 33득점 15리바운드 3어시스트 3블락
아마레- 34득점 11리바운드 2블락

 

4차전:
던컨- 15득점 16리바운드
아마레- 31득점 5리바운드 2스틸

 

5차전:
던컨- 31득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락
아마레- 42득점 16리바운드 2스틸 4블락

 

 

 

<06 서부 세미파이널>

 

1차전:
던컨- 33득점 16리바운드
아마레- 20득점 18리바운드 5블락

 

2차전:
던컨- 29득점 11리바운드 2블락
아마레- 27득점 9리바운드

 

3차전:
던컨- 33득점 19리바운드 3블락
아마레- 21득점 5리바운드

 

4차전:
던컨- 21득점 11리바운드 3블락
아마레- 26득점 9리바운드 3스틸

 

5차전:
아마레 징계 불출장

 

6차전:
던컨- 24득점 13리바운드 9블락
아마레- 38득점 12리바운드 4블락

 

 

 

 

<08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
던컨- 40득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3블락
아마레- 33득점 7리바운드 2스틸 2블락 6파울 (파울아웃)

 

2차전:
던컨- 18득점 17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락
아마레- 33득점 7리바운드 3블락

 

3차전:
던컨- 23득점 10리바운드
아마레- 28득점 11리바운드

 

4차전:
던컨- 14득점 10리바운드
아마레- 7득점 9리바운드 3블락

 

5차전:
던컨- 29득점 17리바운드 (9공격리바운드) 8어시스트
아마레- 15득점 11리바운드 2스틸 3블락

 

 

 

 

 

 

이 외에도 던컨을 상대로 상당히 잘 해준 선수들은 몇 명 더 있는 것 같습니다. 99년 플레이오프에서 던컨을 상대로 공수에서 잘 해준 라쉬드 월러스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월러스는 04년 우승 후 디트로이트의 핵심되는 빅맨이 되었고 05년 파이널에서는 던컨을 상대로 엄청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플레이오프의 황태자 던컨이 전력을 다하는데도 그를 7경기 평균 20득점으로 묶는 활약을 보였습니다. 이 밖에도 의외로 던컨 상대로 선전한 가솔도 있고, 덴버에서 던컨을 잘 막아준 네네, 캠비의 콤비도 있었죠.

 

 

강한 상대를 만날수록 더욱 더 여물고 강해집니다. 던컨도 어느덧 10년차 베테랑이 되었고, 플레이오프 경험이 제일 많은 노장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말론, 던컨, 가넷같은 mvp 경험자요 역대 최고 수준의 파워포워드들과의 대결에서는 그들을 압도하진 못했습니다. 압도당할 선수도 아니구요.

하지만 그 중 어느 누구도 던컨만큼이나 많은 승리와 많은 챔피언쉽을 쟁취하진 못했습니다. 결국 던컨은 저들을 이기고 올라가 우승을 일구어냈지요.

 

그래서 던컨이 역대 파워포워드 중 제일 위대한 선수가 아닌가 합니다.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nycman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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