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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패트릭 유잉과 칼 말론의 비교

나비넥타이 2009. 6. 12. 10:01

게시판 161339번의 메일맨32번님께서 쓰신 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메일맨32님의 글 잘 보았습니다. 다만, 몇가지 반박하고 싶은게 있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유잉과 말론의 비교를 하기 앞서, 일단 그 둘의 가치 평가는 팀칼라가 어떠냐에 달려 있습니다. 메일맨32님께서는 '둘다 빅맨이니 하는 일이 같지 않느냐' 하는 주장을 하고 계신데,  저로서는 그 의견에 반대하고 싶습니다.

 

유잉은 강력한 파워형 정통센터입니다. 그리고 90년대의 뉴욕 닉스는 그런 뉴욕의 강력한 타워를 중심으로 하프코트 오펜스를 펼치는 팀입니다. 유잉에게 일단 공을 투입하고 그가 일대일로 득점을 하거나 오프스크린을 통해 래리 존슨, 찰스 오클리나 맥대니얼, 메이슨 등의 위크사이드 빅맨에게 연결하여 득점을 하거나, 킥아웃을 통해 스탁스 등의 외각점퍼를 노리는 팀입니다. 속공은 최대한 자제합니다.

 

유잉은 샤킬처럼 인사이드에 있는 비율이 다른 센터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미들레인지 점퍼를 던질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오픈찬스가 났을 때만입니다. 그는 포스트업 후 곧바로 훅샷이나 골밑슛을 던지거나, 턴어라운드 점퍼를 던졌습니다. 턴어라운드 점퍼를 던질 경우는, 거의 제나 수준급 리바운더인 오클리나 래리, 메이슨 등이 골밑에서 또아리를 틀고 있을때였습니다. 즉, 리바운더가 확보되면 마음놓고 던졌다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유잉은 강력한 포스트플레이를 하는 센터입니다. 또한 일대일의 비중이 높았습니다.  그가 골밑슛을 하거나 포스트업 후 스핀무브 덩크를 할 때, 그의 7풋의 신장과 파워를 막을 선수가 드물었습니다. 사실 있다고 해봤자 두세명 정도였습니다. 그의 골밑에서의 존재만으로도 그 자체가 이미 파생효과입니다. 골밑에 성곽이 있는 팀과 골밑에 텐트가 있는 팀은 위압감부터 비교 자체가 되질 않습니다.

 

칼 말론의 공격패턴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그의 가장 주된 공격루트는 바로 잘 알려진 스탁턴과의 픽앤롤입니다. 말론이 스크린을 서고 스탁턴이 상대 포인트가드를 따돌려놓고 말론은 재빨리 빈 공간으로 이동하면 스탁턴이 때를 놓치지 않고 그에게 패스를 줍니다. 그런 말론 앞에는 아까 그의 스크린에 걸렸던 키 작은 상대 포인트가드가 있습니다. 중거리슛이 정확한데다가 키가 압도적으로 큰 말론은 그런 포인트가드 위로 미들 점퍼를 던져 넣습니다. 바로 이것을 못 막아서 전성기 샤킬 오닐의 레이커스도 2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완패를 당했던 것이고, 하킴, 바클리, 드렉슬러의 막강 트리오 로케츠도 바로 이것을 어찌하지 못하여 파이널의 문턱에서 완패를 당했던 것입니다.

 

꼭 스탁턴과 콤비플레이로만 득점을 했냐? 하면 물론 그건 아닙니다만, 통산득점 2위에 랭크된 말론의 엄청난 득점력은 대부분이 저 루트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은 메일맨32님같은 말론 팬 분들께서도 반박하지 못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말론의 일대일 능력 패턴은? 그는 포스트업을 즐겨 하지 않았고, 실상 하더라도 별 위력이 없었습니다. 말론은 엄청나게 힘이 좋지만 포스트업에는 그의 힘을 다 사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커리어 내내 보여줬습니다. 이 사실은 96년 시애틀과의 대결에서 가장 잘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경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분명 숀 켐프는 말론보다 파워면에서 떨어지지만, 말론이 포스트업을 할 때 켐프를 단 한 발짜국도 못 밀어냅니다. 그래서 다시 패스를 하곤 했죠. 래리 존슨, 라쉬드 월러스, 데니스 로드맨과의 대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말론은 보기보다 굉장히 민첩합니다. 따라서 미들레인지 45도 거리에서 공을 받아 곧바로 페이더웨이를 던지거나 포스트업을 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골밑으로 돌진하여 레이업을 하는 (덩크는 신인 시절에는 엄청나게 많이 했는데, 나중에는 거의 모두 레이업으로 바꿉니다. 97,98에는 덩크 찬스에도 모두 레이업을 했었죠) 스타일의 공격을 합니다. 들소같은 말론이 성난 기세로 돌진하면 수비수들은 알아서 몸을 사리고 비켜섭니다. -_-; 돌진하는 말론과 하킴이 부딪혔는데 하킴이 날아가버리더군요.

 

즉, 칼 말론은 공을 골밑에서 받기보다 미들레인지에서 받으며, 공격도 바로 그 선상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또한 팀플레이어 성향도 있기 때문에, 유잉에 비해 1대 1의 비중이 현저하게 낮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칼 말론에게 최적화된 팀, 말론의 스타일에 맞춘 팀이 90년대 최강팀 중 하나인 유타 재즈입니다.

 

두 선수의 스타일은 이처럼 현격하게 다릅니다. 따라서 공격력은 비교의 기준이 맞지가 않고, 팀칼라가 완전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비교될 수 없습니다.

즉, 닉스에 칼 말론이 오면 유잉만큼 못할 것이며, 재즈에 패트릭 유잉이 가면 말론만큼 못할 것입니다.

말론은 유잉처럼 강력한 포스트 장악을 못할 것이며, 유잉은 말론처럼 재빠르지 않고 중거리슛이 그만큼 정확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칼 말론과 가까운 것은 뉴욕의 래리 존슨이나 앤써니 메이슨이며, 패트릭 유잉에 가까운 것은 유타의 오스터택입니다.

물론 두 경우 다, 전자가 후자보다 훨씬 강하지만요.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글의 내용에 대한 반박으로 들어가보죠.

먼저 득점 부분에 대해 설명을 하겠습니다.

 

칼 말론 평균 득점이 가장 높았던 시절은

1989 25 UTA NBA   80 39.1 10.1 19.5 0.1  0.2  8.8 11.5  3.2  7.4 10.7  2.7 1.8 0.9 3.6 3.6 29.1
1990 26 UTA NBA   82 38.1 11.1 19.8 0.2  0.5  8.5 11.1  2.8  8.3 11.1  2.8 1.5 0.6 3.7 3.2 31.0
1991 27 UTA NBA   82 40.3 10.3 19.6 0.0  0.2  8.3 10.8  2.9  8.9 11.8  3.3 1.1 1.0 3.0 3.3 29.0
1992 28 UTA NBA   81 37.7  9.9 18.7 0.0  0.2  8.3 10.7  2.8  8.4 11.2  3.0 1.3 0.6 3.1 2.8 28.0

 

이 시절입니다. 평균 29득점, 31득점... 뭐 엄청납니다.

 

그럼 유잉의 평균 득점이 가장 높았던 시절을 볼까요?

1990 27 NYK NBA   82 38.6 11.2 20.4 0.0  0.0  6.1  7.9  2.9  8.0 10.9  2.2 1.0 4.0 3.4 4.0 28.6
1991 28 NYK NBA   81 38.3 10.4 20.3 0.0  0.1  5.7  7.7  2.4  8.8 11.2  3.0 1.0 3.2 3.6 3.5 26.6
1992 29 NYK NBA   82 38.4  9.7 18.6 0.0  0.1  4.6  6.2  2.8  8.5 11.2  1.9 1.1 3.0 2.5 3.4 24.0

 

유잉도 28.6득점, 26.6득점 등을 찍었습니다. 이는 샤킬 오닐 최전성기때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근소한 차이지만, 말론이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크진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도 유잉의 득점이 굳이 높아야 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유타의 빅맨 득점원은 칼 말론이 전부이다시피하지만, 뉴욕에는 유잉 이외에도 항상 A급의 파워포워드들이 있었기 때문이죠. 찰스 오클리, 앤써니 메이슨, 래리 존슨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찰스 오클리 닉스시절

1989 25 NYK NBA   82 31.8  5.2 10.2 0.1  0.6  2.4  3.1  4.2  6.3 10.5  2.3 1.3 0.2 3.0 3.3 12.9
1990 26 NYK NBA   61 36.0  5.5 10.5 0.0  0.0  3.6  4.7  4.2  7.7 11.9  2.4 1.0 0.3 2.7 3.6 14.6
1991 27 NYK NBA   76 36.0  4.0  7.8 0.0  0.0  3.1  4.0  4.0  8.1 12.1  2.7 0.8 0.2 2.8 3.8 11.2

 

앤써니 메이슨 닉스시절

1993 26 NYK NBA   81 30.6  3.9  7.8 0.0  0.0  2.5  3.6  2.9  5.0  7.9  2.1 0.5 0.2 1.7 3.0 10.3
1994 27 NYK NBA   73 26.1  2.8  5.9 0.0  0.0  1.6  2.2  2.2  3.7  5.8  2.1 0.4 0.1 1.5 2.6  7.2
1995 28 NYK NBA   77 32.4  3.7  6.6 0.0  0.0  2.5  3.9  2.4  6.1  8.4  3.1 0.9 0.3 1.6 3.3  9.9
1996 29 NYK NBA   82 42.2  5.5  9.7 0.0  0.0  3.6  5.0  2.7  6.6  9.3  4.4 0.8 0.4 2.6 3.0 14.6

 

래리 존슨 닉스시절

1997 27 NYK NBA   76 34.4  4.9  9.7 0.4  1.4  2.5  3.6  2.2  3.0  5.2  2.3 0.8 0.5 1.8 3.3 12.8
1998 28 NYK NBA   70 34.5  6.1 12.6 0.2  0.9  3.1  4.0  2.5  3.2  5.7  2.1 0.6 0.2 1.8 2.8 15.5
1999 29 NYK NBA   49 33.4  4.3  9.3 0.7  1.9  2.7  3.3  1.9  3.9  5.8  2.4 0.7 0.2 1.8 3.0 12.0

 

모두 평균득점이 15점에 육박하는 수준급 스코어러들입니다.

이들의 득점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굳이 유잉이 고득점을 하기 위해 지나친 노력을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경기를 실제로 보면 그 점이 잘 드러납니다.

 

이는 마치 스카티 피펜과 호레이스 그랜트의 득점력이 상승되자 마이클 조던이 평균 37득점을 찍다가 자신의 평균 득점을 31득점으로 내린 것과 비슷한 경우입니다. 피펜과 그랜트가 있는데도 37득점을 기록하기 위해 무리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들이 없었다면 유잉은 더욱더 도미넌트한 포스트플레이를 펼치며 자신의 득점을 평균 1~2점 이상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말론과 대등한 수치가 되겠죠?

 

 

 

 

그리고, 메일맨32님께서 말씀하신, '유잉은 3대 라이벌 센터만 만나면 절절 맸다' 라는 주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유잉까지 포함해서 소위 '4대 센터' 라고 했으니, 나머지 세명은 데이비드 로빈슨, 샤킬 오닐, 하킴 올라주원이겠지요?

이것은 경기를 보는 시청자가 어떻게 느끼느냐가 어느 정도 포함되겠지만, 유잉의 경기를, 그리고 그들과 유잉의 대결을, 그것도 직접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가서 수도 없이 보곤 했던 저로서는 제 아이디를 걸고 결사반대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데이비드 로빈슨과 유잉과의 매치업은 실로 호각지세였습니다. 유잉이 골밑슛으로 기선제압을 하면 로빈슨이 유잉을 제치고 덩크를 터뜨리고, 유잉은 곧바로 로빈슨을 앞에 두고 턴어라운드 점퍼를 넣는 그런 형국이었습니다. 줄 것 주고 먹힐 것 먹히는 식.. 관중들도 그 둘의 대결에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였습니다. 어느 누가 낫다고 할 수 있는 대결이 아니었습니다. 로빈슨이 유잉 샷 블락하면 어김없이 그 경기 끝나기 전에 유잉도 로빈슨 샷을 처절하게 블락함으로써 복수했습니다.

 

그리고, 샤킬 오닐과 유잉의 대결.

전 이 둘의 첫 매치업을 직접 가서 그것도 코트사이드에서 보았습니다. 샤킬 오닐이라는 엄청나게 강한 센터가 왔다는 소문이 자자했고, 저도 어린 마음에 얼마나 잘 하길래 그러는가 싶어서 직접 가서 보게 되었죠.

역시 이름이 헛되이 나는 법은 없다고, 샤킬 오닐이라는 젊은 올랜도 센터는 대단했습니다. 리그 최고급 센터 유잉을 맞아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결을 펼치더군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계시던데, 절대 유잉은 처음부터 샤킬에게 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보기에는 무조건 힘으로 밀어붙인다음 덩크밖에 모르던 초창기 샤크보다는 훨씬 다양한 공격옵션과 노련미를 지닌 유잉의 판정승이었습니다. 백지장 하나의 차이겠지만요. 샤크가 5년만에 96년부터 유잉을 제치고 동부 최강의 센터에 등극한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분명 유잉의 근소한 우세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유잉이 확실히 어쨌거나 한 수 아래라고 말 할 수 있는 센터는 하킴 올라주원 뿐입니다. 물론 이 둘의 대결도 제가 직접 몇 번 가서 보았고, 중계로도 많이 보았지만, 역시 하킴에게는 부족하더군요. 유잉도 나름대로 활약은 했지만, 하킴은 마치 유도의 '강한 것을 부드러움으로 제압한다' 하는 식의 농구를 하던 선수였습니다. 유잉은 파워 센터인데 하킴은 설렁설렁 흐느적흐느적한 동작으로 마구 드림쉐이크를 쓰면서 유잉을 농락하더군요. 그리고 하킴이 '쉐이크를 뿌릴 때', 유잉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반사적 블락모션을 취하면서 많이 속았습니다. 데이비드 로빈슨이 파이널에서 당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수비면에서도 하킴은 유잉의 공격 루트를 모두 차단하고 완벽하게 실력으로 누르더군요. 유잉은 하킴 상대로는 거의 우겨넣기 득점을 했습니다. 포스트업도, 훅슛도, 골밑슛도, 턴어라운드 점퍼도 하킴 상대로는 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파이널에서도 그런 하킴때문에 패배하고 말았죠. 그 당시의 하킴이 얼마나 완벽한 센터였는지 생각을 하면 어지럽습니다. 하킴을 실제로 보면 지나치다 싶을만큼 현란해서 정신이 사나울 지경입니다. -_-;

 

정리하면, 절대 유잉은 '3대 라이벌 센터에게 절절 매는 센터' 가 아니었습니다!

하킴에게는 좀 밀렸지만요. 그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리고 유잉의 All-NBA team 선정 여부에 대한 메일맨 32님의 의견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존 스탁턴은 역대에서 손꼽히는 위대한 포인트가드였습니다. 그렇죠?

그리고 포인트가드의 정석이라 불리는 전설 중 전설이었습니다. 메일맨32님이 저보다 더 잘 아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스탁턴이 어찌하여 퍼스트팀을 94, 95년에 달랑 두번밖에 받지 못하고 나머지는 모두 세컨팀, 써드팀일까요?

'에게게, 겨우 퍼스트팀이 두개야? 별거 아니었나보구만.' 이라는 의견을 접하신다면 분명 억울해하실 것입니다.

 

그가 만년 세컨팀, 써드팀이었던 이유는

그의 전성기가, The Greatest Ever 라 불리는 백넘버 23번의 그것과 정확하게 겹쳤으며,

80년대에는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부동의 역대 넘버 원으로 간주되는 코트의 마술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탁턴이 아무리 뛰어나도 절대로 저 두명의 가드들보다 높이 평가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90년대 중반에는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페니 하더웨이와, 팀 하더웨이, 케빈 존슨, 게리 페이튼에게 퍼스트팀 자리는 빼앗깁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빼앗기기도 하고, 빼앗기도 한 것이죠.

그렇다고 페니 하더웨이, 케빈 존슨이 스탁턴보다 뛰어나고 더 위대한 선수라 퍼스트팀을 받았을까요?

열 중 여덟 내지 아홉은 스탁턴을 그들보다 더 높게 평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저도 들어갑니다.

 

유잉도 90년 딱 한번 퍼스트팀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세컨팀입니다.

하킴 올라주원과 데이비드 로빈슨이 계속 덜미를 잡았기 때문이죠. 나중엔 샤크가 들어왔구요.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빼앗기기도 하고, 빼앗기도 한 것이죠.

그래도 노쇠화가 찾아온 97년에도 세컨팀을 고수했습니다.

 

 

 

 

그리고, 수비면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특히 수비면에서는 메일맨32님과 저의 견해가 많이 다르더군요.

말론은 97년부터 99년 연속으로 디펜시브 퍼스트팀에 선정되었습니다. 오히려 말년에 수비에 더 눈을 뜬 셈이죠.

유잉도 88,89,92년 디펜시브 세컨팀에 선정되었습니다. 둘 다 뛰어난 수비수임은 확실합니다.

'세컨팀이지 않느냐?!' 하고 묻고 싶으신 분은, 위와 비슷한 이유를 드리고 싶습니다.  올타임 통산 블락샷 넘버 원을 기록한 드림쉐이크가 유잉과 동시대에 센터 포지션에 있었습니다.

 

말론은 포스트업 수비에 있어서 역대 최고입니다.

들소같은 힘으로 버티는 엄청난 완력은 샤크도 어찌하지 못하였습니다. 게다가 기술도 탁월합니다. 상대가 힘을 주고 들어올 타이밍을 미리 읽고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추어 뒤로 빠지는 기술, 상대방은 어김없이 넘어져버리는 바로 그 장면 수도 없이 많이 보셨을겁니다.

게다가 스틸도 역대 7위입니다. 파워포워드가 말입니다.

 

하지만, 누가 더 위력적인 수비를 발휘할 수 있는 선수냐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전 말론이 아닌 유잉을 댈 것입니다.

 

유잉이 말론보다 훨씬 더 블락에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말론은 블락샷에는 별로 능하지 못합니다. 평균 파워포워드보다 떨어지는 수치입니다. 0.8개가 고작입니다.

반면 유잉은 3.5개에서 전성기때는 평균 매경기 4개까지 찍었습니다. 리그 1~2위를 다투는 수치입니다.

 

퍼리미터 수비수보다 골밑 수비수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블락샷에 상당한 이유를 둡니다. 강력한 블락커가 얼마나 위력적인 존재인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빌 러셀, 하킴 올라주원, 디켐베 무톰보, 알론조 모닝, 벤 월러스가 왜 역대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을 날릴까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일단 무엇보다도 엄청난 블락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블락샷이 무서워서 다른 팀들은 골밑에 접근을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유잉이 키도 더 큽니다. 그런 7풋의 강한 블락커를 의식하면 평소엔 자신있던 슛도 제대로 쏘지 못하게 되죠.

 

또한 유잉이 시원하게 블락으로 상대편 가드나 빅맨을 발라주면 닉스의 사기는 충천합니다.

닉스가 뒤지고 있을 때 유잉이 블락을 하면 MSG의 분위기 자체가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것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모두가 환호성을 지르고, 닉스의 파이팅도 더 강해집니다.

 

바로 이 점에서 '골밑수비' 라는 속성상, 유잉이 말론보다 더 높은 어드밴티지를 두게 됩니다.

즉, 유잉이 산악같이 버티는 골밑이, 말론이 장악하고 있는 골밑보다 더 공략하기 어렵게 보이는 것입니다.

 

수비 리바운드 수치도 유잉이 오히려 더 높습니다.

말론은 전성기때 평균 7.7~8.5개의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고,

유잉은 전성기때 평균 8.0~9.7개의 수비 리바운드를 잡았습니다.

근소한 차이지만, 굳이 길고 짧은 것을 대자면 여기에서도 유잉이 판정승입니다.

도리어, 앤써니 메이슨, 찰스 오클리, 래리 존슨, 마커스 캠비등 훌륭한 빅맨들을 팀원으로 둔 덕에 그들과 리바운드 개수를 나눠가졌는데도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았으니 유잉의 리바운드 실력은 그 점에서 더 높이 평가받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말론 수비가 약하다는 말은 절대 절대 절대 아닙니다. 역대 최고급의 수비수입니다. 만,

유잉도 절대 그에 뒤지지 않으며, 굳이 그 수비의 위력이라는 것의 길고 짧음을 대자면 오히려 유잉이 우세하다는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수비의 '실력' 이 아니라 '위력'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대 에이스 빅맨을 유잉이 아니라 메이슨이나 래리 존슨이 막았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체력 안배를 위해서입니다. 유잉은 닉스의 핵심입니다. Core말입니다.

 

마이클 조던도 분명 역대 최고의 수비수였는데, 92 파이널때 드렉슬러를 제외하곤 커리어 내내 상대편 에이스 스윙맨은 피펜이 담당했습니다.

조던이 수비에 대한 체력부담을 피펜에게 맡기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기 위해서이지요. 그렇다고 조던이 피펜보다 에이스 수비를 못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유잉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말론이 더 꾸준했으며, 전성기가 더 길었고, 업적도 더 높기에

overall로 보면 분명 유잉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잉이 말론과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 선수라는 말씀은, 10년 넘게 닉스의 골밑을 책임졌던, 그리고 그런 팀을 파이널로 이끌었고 긴 세월동안 소속팀을 동부 강호로 군림하게 하였으며, 그 소속팀에게 질식수비팀이라는 말을 듣게 만들었던 장본인인 그를 지켜본 저로서는 공감이 가지 않아서 이렇게 써보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다보니 글이 길어졌군요.

흥미롭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nycman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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