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bron James

[스크랩] [nycmania님 글] LeBron, LeBron, LeBron

나비넥타이 2012. 1. 23. 21:25

(아래 nycmania님의 댓글들을 이어붙이기 하여 보기 쉽게 정리하였습니다. 좋은글을 써주신 nycmania님에게 감사말씀 드립니다.)

 

 

 

90년대 최고의 스윙맨이 조던, 2000년대 최고의 스윙맨이 코비였다는 사실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이 둘은 약간 스타일이 다른 선수이기는 하지만 공통점이 있었는데, 제가 생각하기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리그 최고의 미드레인지 게임을 보유했습니다.


일대일 상황에서든 픽앤롤 상황이든, 자기가 원하는 공간으로 쏜살같이 이동하여 던지는 풀업 점프샷의 완성도가 max에 이르렀던 선수들입니다.
골밑에 아무리 강한 7풋 블라커가 버티고 있든, 페인트존에 두세명을 넣어놓든, 수비 한 명만 드리블이나 스크린으로 떼어놓고 원하는 공간으로 전속력으로 들어가 수비가 반응도 못할 사이에 타점 높은 점프샷을 던지는 조던과 코비에게는 그저 무용지물일 뿐이었습니다. 블라커가 있는 페인트존에 다다르기도 전에 수비가 없는 공간으로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이동하여 점프샷을 넣어버리기 때문입니다. 풀업 점프샷이 왜 중요한가 얼마나 위력적인가, 그리고 이게 없으면 얼마나 공격 옵션이 제한되는 스윙맨이 되는가는 제가 올 8월 전역한 후에 I love NBA에 자세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조던과 코비에게는 역대 최고의 풀업 점퍼 실력이 있었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이 둘은 페인트존에는 아예 들어가지도 않고도 높은 성공률로 30+득점이 가능했습니다.

 

2) 세상이 다 아는 완벽한 슬래셔였습니다.

 

동물같이 민첩한 움직임, 그 누가 막아도 단박에 제칠 수 있는 볼 핸들링과 순간 스피드, 그리고 압도적인 체공력과 도약력으로, 서너명을 한꺼번에 제치고 수비가 겹겹이 밀집된 페인트존으로 들어가 덩크를 터뜨리거나 애크로배틱한 마무리를 하는 능력으로 역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선수들이었습니다.

 

3) 자유투 성공률이 훌륭했습니다.


조던과 코비는 85% 언저리의 자유투 성공률을 보였습니다. 돌파해 들어가 수비수와 공중에서 강하게 부딪히며 파울을 얻어내고 2점은 자동 적립인 셈입니다. 그래서 슬래셔가 성공하려면 높은 자유투 성공률은 필수인 것입니다. 클러치 상황에서 조던과 코비에게 파울을 하는 것은 2점을 헌납하는 것과 동일했습니다. 따라서 파울이 두려워 골밑으로 달려드는 조던과 코비를 막기는 더더더더더욱 힘들었습니다.

 

4) 역대 최고의 포스트업 게임을 보유했습니다.


안에서 부비고 몸싸움하며 포지셔닝하는 능력은 물론, 파워넘치는 백다운, 연속기로 발동되는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

오른손 왼손 점프훅, 베이스라인으로 돌아나가는 전광석화같은 스핀무브와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의 위력을 역이용하는 up and under In-step move등, 누구보다 뛰어난 포스트업 스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비수가 신장이 작으면 학살 수준으로 유린하고, 수비수가 신장이 크면 기술로 간단하게 제압했습니다.

자기편 센터가 아무리 못났어도 간단한 오픈샷만 넣어줄 줄 안다면(롱리나 웨닝턴을 생각해보면) 페인트존 밖으로 치워버리고 (때문에 강한 상대편 센터도 어쩔 수 없이 골밑을 비우고 따라나올 수밖에 없는) 자신이 직접 로포스트로 깊게 들어가 일대일로는 도무지 막을 수 없는 포스트 플레이를 함으로써 자동적으로 더블팀을 끌어오고 이를 이용하는 초일류 센터를 보유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었고 이는 플레이오프에서 더더욱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5) 훌륭한 어시스트 능력을 지녔습니다.


조던과 코비는 아마 스윙맨 중 역사상 그 누구보다도 노골적인 샌드위치 수비와 집중 견제를 오랫동안 받아온 선수들일 것입니다. 둘 다 커리어 초창기에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혹평을 들었으나, 자기에게 들러붙는 더블팀을 패스로 이용하는 능력을 체득하면서 더더욱 세련된 선수, 더 좋은 에이스가 되었고 챔피언쉽도 자동적으로 여러 개가 따라왔습니다. 페이스업 상황이든 포스트업 상황이든 영리하게 각도를 보아 가며 움직이다가 수비를 끌어와 같은 팀 슈터들에게 오픈 찬스를 만들어주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존 팩슨, BJ 암스트롱, 스티브 커, 데릭 피셔, 로버트 오리가 만들어낸 수많은 빅샷들이 누구 덕에 생겼는지 리플레이를 해보면 어김없이 조던과 코비가 공을 잡고 현란한 무브를 쏟아내며 수비수를 끌어오고 코너에서 조용히 놀고 있던 그네들이 와이드 오픈 찬스를 낼름 받아먹는 장면이 목격됩니다.


6) 리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속공 전개력을 가졌습니다.


조던은 역대 그 어느 스윙맨보다도 많은 스틸을 했습니다. 공격수에게서 강탈 수준으로 볼을 나꿔채거나 패싱 레인을 끊어먹고 혼자 나는 듯 달려나가 반대편 골대에서 보는 이의 넋을 빼놓을만큼 멋있는 에어 덩크를 터뜨리며 상대방의 전의를 상실케 하기를 커리어 내내 일삼았습니다. 코비 또한 집중할 때 리그 최고의 수비수였고 속공이 전개되면 조던을 보는 듯한 스프린트+마무리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02, 08 파이널 4차전 마지막 순간처럼 큰 무대 박빙 상황에서도 코비의 속공+마무리 능력은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7) 큰 경기 결정적인 상황일수록 누구보다 믿음직하고 카리스마있는 역대 최고의 해결사들이었습니다.

 

설명이 필요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코트 어디에서나 누가 막든 자기 마음먹은 곳에 가서 점프샷, 코트 온 천지가 hot spot이라 어딜 비우고 어딜 메꾸고 할 수도 없고,
점프샷으로 한 20점 얻어맞은 후에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수비수를 바짝 붙여놓으면 드리블 페너트레이션으로 수비수를 날리고 림으로 달려들어 덩크를 터뜨리고 더블클러치를 하고 난리 법석을 치면서 우리편 센터, 파워포워드 파울트러블로 벤치까지 들어내먹고, 아 미치겠네 그래 그럼 두 명이서 막아라 하면 코트 이곳 저곳에 어시스트를 좍좍, 일대일 능력은 쥐뿔도 없는 작고 느린 애들에게 자꾸 슛을 얻어맞게 만들고 그럼 미드레인지 이동경로를 봉쇄해 하면, 로포스트로 깊게 들어가서 마구 부비며 득점, 아 또 득점이야, 지가 센터야, 더블팀 붙여! 하면 사방팔방으로 킥아웃을 시전,그냥 쟤가 공잡고 움직이면 끌어안든가 땅바닥에 패대기쳐! 파울을 하면 'thank you' 한 마디와 함께 자유투 라인에서 2득점 가뿐하게 올려주고 백코트, 이런 식으로 1쿼터부터 4쿼터까지 줄창 당하며 3,40점 허용하다가 맨 마지막에 세상에서 제일 극적인 방식으로 위닝샷을 멋지게 얻어맞고 경기 끝--!
이게 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의 Black Cat, Black Mamba 이 두 검정색 동물들이 좌지우지하던 포스트시즌 리그의 모습이었습니다.

 


자, 이제 르브론을 봅시다.

 

르브론은 조던과 코비가 가진 2번, 5번, 6번, 7번 항목에서 조던, 코비에 결코 떨어지지 않는 능력을 갖추었고 한두 항목에서는 도리어 조던, 코비보다 뛰어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리그 최고 선수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죠.

하지만 르브론에게는,


첫째, 미드레인지 게임 (1번)
둘째, 자유투 성공률 (3번)
셋째, 포스트업 (4번) 이 없었습니다.


르브론은 이제 10년차 베테랑입니다.

수많은 플레이오프를 치뤘으나 매번 실패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르브론 본인 자체에 저런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으며 상대편에게 그 부분을 철저히 이용당했기 때문입니다.

07 파이널 기억나십니까? 2000년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수비팀 스퍼스와 르브론이 이끄는 캐브스가 파이널에서 맞붙습니다.

스퍼스는 당대 최고의 원온원 거머리 디펜더 브루스 보웬을 르브론에게 찰싹 붙여놓았고 나머지는 르브론이 보웬을 떼어내고 돌진하려 하면 두 세 명이 약간의 거리를 유지한 채 공간을 좁히는 방식의 수비를 썼고, 골밑에는 리그 최고의 철벽 헬퍼 팀 던컨을 말뚝박아놓고 르브론이 함부로 림을 향해 날아들지 못하게 했죠.

보웬이 찰싹 붙어 있어 르브론도 자기가 가진 운동신경과 드리블 능력을 총동원하여 일단 보웬을 재빨리 제치고 공격을 시작해야 하는데 르브론에게는 이렇게 풀스피드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수비수를 떼어내고 곧바로 블락하기 힘든 고타점 점프샷을 날릴 풀업 점퍼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보웬을 어렵사리 제쳐도 그대로 리듬을 타 이동하며 점프샷을 날리지 못했고 금새 달라붙는 스퍼스 특유의 로테이션때문에 다시 삼점라인 밖으로 돌아나오며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죠.

르브론이 슈팅 레인지가 엄청나도 그것은 스팟업 슈터로서 제자리에서 쏘는 슛이었지 타이트한 수비를 상대로 들어가 공간을 좁히며 던지는 슛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보웬과 스퍼스를 상대로 스스로 공간을 포기하며 저 멀리 멀어지며 오프 밸런스로 던지는 주무기 스텝 백 점퍼는 한계가 있었고요. 슛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르브론은 무리하게 수비가 밀집된 림을 향해 돌진하기 바빴고 이마저도 골밑에 떡 하니 들어가 있는 던컨의 무적 차단력때문에 마음대로 안되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1차전 첫 공격부터 무리하게 골밑으로 들어가다 던컨의 블락샷에 제대로 걸립니다)

스퍼스는 보웬의 밀착마크, 로테이션을 돌리며 르브론에게 일정 간격 거리를 유지하는 견제, 던컨의 헬프 세 가지를 무기로 르브론의 "1번 약점"을 철저히 공략했고 르브론은 전 시리즈에 보여준 놀라운 활약을 시리즈 내내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한채 자기의 약점 하나를 이겨내지 못해 스스로 자멸했고 결과는 4-0, 르브론과 캐브스의 스윕 완패였습니다.

 

작년 파이널에서 르브론을 상대한 댈러스는 르브론의 "3번과 4번 약점" 을 집요하게 공략합니다.

새로 생겨난 파트너 보쉬와 웨이드에 의해 코트를 넓게 벌려 1번 약점이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결정적인 약점이 두 개나 있었던 것이죠.

댈러스는 르브론에게 제이슨 키드나 제이슨 테리같은, 르브론의 덩치에 비하면 정말이지 '콩알만한' 포인트가드를 붙여놓는데, 르브론은 자신에게 부족한 포스트업 기술때문에 이 조막만한 포인트가드들을 10피트 로포스트에서 포스트업으로 전혀 제압하지 못했고 때문에 힘겹게 미스매치를 만들어 놓아도 전혀 이용을 하지 못하는 무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조던에게 케빈 존슨, 코비에게 마크잭슨을 붙였을 때 45도 로포스트에서 어떤 꼴이 났는가를 상기해보면 르브론의 이 모습이 보기에 얼마나 한심했는지는 쉬 짐작할 수 있을겁니다.

댈러스는 급할 때는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르브론에게 파울을 저지렀고 자유투 성공률이 낮은 르브론은 자꾸 자유투를 놓치며 따라가다가도 점수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죠. 결국 르브론은 또다시 자신의 단점을 이용당하며 두번쨰로 밟아본 파이널 무대에서 주저앉습니다

이게 지금까지의 르브론의 모습이었습니다.

정규시즌에 짐승같은 모습을 보이며 모두의 기대를 부풀려놓고, 플레이오프 초반에 역시나 계속 짐승같은 모습을 보이며 기대를 충족시키더니, 마지막 순간에 자기의 단점을 커버 못해 스스로 무력하게 무너지며 전세계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키는 무력한 모습.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르브론 과연 괴물이다' ,'역대 최고의 재능을 가졌다' 류의 반응을 들을때마다 시큰둥했던 게 사실입니다. 조던과 코비를 보며 자란 저이기 때문에, 르브론은 자유투 하나를 커리어 내내 못 고쳐서 스퍼스에게 핵어샼을 당하며 무너지는 오닐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랬던 르브론이 이제 바뀌었습니다.


1번 (미드레인지 게임--부재:풀업 점프샷), 3번 (포스트업) 을 장착하고 나온 것이죠.

 

 

 

1분 경 르브론이 코비를 상대로 자신있게 포스트업을 시도합니다.

더블팀이 오자 곧바로 밖으로 빼주고 리포스트(잠깐 조던이 오버랩 되려 함... 예전의 르브론이었다면 패스를 빼준 후 삼점 밖으로 나와 자신있는 페너트레이션을 노렸을겁니다), 순간 전광석화같은 스핀무브로 코비를 제압하고 림으로 돌진하여 리버스 레이업을 올려놓습니다.

슛이 실패하긴 했지만, 리그 최고의 포스트업 수비수 중 하나인 코비 브라이언트를 상대로 저렇게 자신있게 포스트업을 하며 저런 고급 기술을 쓴다는 것 자체가 비약적인 발전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슛은 실패했으나 르브론의 포스트업으로 뒤죽박죽이 된 레이커스 로테이션은 결국 한 곳에서 흠을 내고 말았고, 오픈찬스라면 놓치지 않는 르브론의 패싱력은 이 흠을 총알 패스로 어김없이 찢어놓습니다.
5분 8초경, 르브론이 이번에는 45도 왼쪽 윙에서 포스트업을 시도합니다.

파워풀한 바디 컨택트로 부딪히며 들어와 피벗과 함께 부드러운 왼손 베이비 훅을 성공시킵니다.

르브론의 압도적인 체격과 엄청난 윙스팬때문에 수비수가 잘 막았음에도 당하고 있습니다.

모든 코치들이 강조하는 포스트업 무브의 기본이 'powerful move, soft finish'라는 것을 상기해볼 때, 르브론의 이 동작이 얼마나 세련된 포스트업 무브인지를 알 수 있죠.

해설자인 마브앨버트도 '오! 저건 오스카 로벗슨 무브인데!' 라며 감탄을 하고 있네요. 작년까지만 해도 키드, 테리같은 꼬꼬마 가드들 등지고도 아무것도 못하던 르브론이 일년만에 코비를 포스트업으로 제압하고 조던 전성기 경기를 중계하던 베테랑 해설자를 감탄시키는 포스트업 플레이어가 된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5분 27초경에는 삼점 라인을 빠르게 돌아나오며 스피드를 살린 채 수비수가 오기도 전에 금새 던지는 오프 더 드리블 슈팅을 날리고 있으며, 5분 45초에는 스크린을 받아 제일 자신있는 지점으로 달려가 풀업 점퍼를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저렇게 빨리 이동하며 점프샷을 던지는 걸 못해서 스퍼스에게 이용당하던 게 같은 선수 맞나 싶을 정도로 괄목상대의 발전을 한 것입니다. 저 모습 하나하나가 코비와 다를게 뭔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 Again, 저 포스트업하고 풀업 점퍼 던지는 르브론은 여전히 오픈코트에서 최강의 맹수이며, 칼 말론의 몸으로 아이버슨의 스피드로 내달으며 빈스 카터같이 괴물같은 토마호크를 쳐넣고 매직존슨같이 괴이한 패스를 송곳처럼 찌르는 그 선수 맞습니다.

현재 72%의 낮은 성공률의 자유투만 조던, 코비처럼 85%정도로 끌어올리면 이제 정말 약점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조던, 코비처럼 수비가 강해지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다양한 수비를 더 다양한 기술로 상대하며 꾸역꾸역 득점을 해 줄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르브론이 조던, 코비의 레벨이 되려면--혹은 뛰어넘으려면-- 제가 생각하기에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조던, 코비는 8) 그 누구보다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였습니다.


 

조던은 전 스포츠를 통틀어 짝을 찾기 힘들 정도의 경쟁심과 투혼을 가졌었고(빌 클린턴 대통령조차 공식 석상에서 극찬한) 그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나 내적 갈등도 승리를 향한 그 갈증을 끌 수 없었습니다.

디트로이트에게 4년 연속 고배를 마셨으나 좌절하기는 커녕 더 이를 갈며 노력하여 마침내 디트로이트를 스윕으로 통쾌하게 부숴버렸으며 (디트로이트에게 매년 패하던 시절 데니 에인지가 '래리 버드가 세상에서 연습을 제일 많이 하는 줄 알았다. 조던을 보기 전까지는' 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거기에 낙담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도리어 미친듯한 활약으로 그 비난을 한 팀이나 선수와의 경기를 접수해버렸습니다.

독감에 식중독, 탈수 증세까지 겹쳐 몸도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전하여 경기를 지배하고 위닝 삼점까지 꽂으며 기어이 승리를 가져간 97 파이널 5차전은 전설로 남아있습니다. 실로 인간의 것을 넘은 듯한 의지와 정신력을 가지지 않았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이클 조던은 '역대 최고의 선수' 가 아닌 '90년대 날아다녔던 스윙맨' 정도로 기억되었을 것입니다.

코비는 이런 조던 뺨치게 초인 수준의 정신력과 투혼을 보였습니다.

혼외 정사로 법원을 오가고 가정 파탄나고 전국적으로 비난이 들끓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법원에서 돌아와 연습도 없이 옷만 갈아입고 나와서는 카페에서는 거의 전설로 통하는 '법정 경기' 를 선보였고, 손가락이 탈구되어 손가락 마디가 손가락 중앙까지 튀어나오는게 육안으로도 확인되는데도, 비명을 지르면서도 파이널에서 종횡무진 활약으로 기어이 우승을 가져갔습니다.

(챔피언 세러모니때 뼈가 튀어나와 손가락 세개의 굵기를 가진 그 손가락에 챔피언 반지를 끼우고 손을 들어올리는 그 모습은 감동, 전율을 넘어 섬뜩하기까지 했습니다)

한 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고 단짝 오닐에게, 감독 필 잭슨에게, 팀 동료들에게, 팬들에게 버림받은 미운오리새끼였으나 도무지 그칠 줄을 모르는 불타는 승부욕과 투혼 하나로 점차 수많은 이들의 존경을 얻었고 결국 단짝과, 감독, 동료와 팬들의 사랑까지도 고스란히 되찾았습니다.

비난을 받으면 망연자실하는 대신 실력으로 복수하고, 어떠한 환난이 닥쳐도 이 환난을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하는 모습을 조던, 코비는 언제나 세상에 보여주었고 이제 우리는 그들을 레전드 중 레전드, 그리고 작게는 역대 슈팅가드 1,2위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르브론은 어떻습니까? 코비는 혼외정사로 '강간범' 소리를 들으면서도 아랑곳하지 않았는데 르브론은 '딜론테 스캔들'이 하나 터지자 2010 셀틱스와의 시리즈 6차전에서 마치 농구 할 맘이 없는 듯 건성으로 플레이하는 (르브론이 아무렇게나 패스하고 그 공이 아웃 오브 바운드 되자 해설자가 'Another turnover! Unbelievable! 이라며 탄식하는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한 술 더 떠 셀틱스에게 두 번 지더니 팀을 이적해버렸습니다.

마이클이 컨퍼런스에서 고만고만한 수준의 불스를 데리고 나가 디트로이트에게 4년 연속 패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는데 르브론은 리그 1위팀 캐브스를 데리고서도 그게 기다리기 힘들어 친정팀을 헌 신짝처럼 버려버린 것이죠.

그리고서는 측근을 자기에게 충성하는 단짝으로만 가득 채워 주변의 비난에 아예 귀를 닫아버리고 옆에서 나오는 달콤한 말에만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였고, 설문조사에서 전 미국이 2011 파이널 댈러스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경기에서도 뭔가 홀린 듯한, 얼이 나간 모습으로 플레이했고 해설자들과 팬들의 의문을 자아냈었죠.

 

르브론에게서는 "대단한 정규시즌-대단한 초반 스타트-스캔들이나 사건-엉뚱하고 실망스러운 파이널"이라는 레퍼토리가 반복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 이것은 전적으로 르브론의 나약한 정신력이 그 원인입니다. 바클리는 르브론의 불가사의하리만큼 무력한 2010 셀틱스와의 플레이오프 패배 이후 tnt 중계 석상에서 '난 조던과도, 말론과도, 유잉과도 겨뤄보았는데, 이들과 겨루고 나면 그들의 총은 비어있다. 그런데 르브론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라는 말로 르브론의 나약한 승부사 기질을 직접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조던과 코비는 정규시즌, 플레이오프, 그리고 파이널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지배적이었고 가장 냉철했으며 가장 뛰어난 활약으로 승리를 가져다 주었고, 비록 패하더라도 경기 종료 부저가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고 그 다음해에는 더 완성된 무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르브론은 작은 시련이나 개인적 갈등에도 자신의 기량 자체가 휘청이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르브론은 초창기 단점이 명확했으나, 올 시즌을 기점으로 단점들을 메우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스킬로도 리그 최고의 수준이 되었고, 이는 더더욱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르브론이 더 뛰어난 선수,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조던, 코비처럼 자기만의 시대를 만들고 만인에게 영웅으로 기억되려면 아직도 메워지지 못한 부분들을 더 가꿔나가야 할 것입니다.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Champi0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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