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fernee Hardaway

[스크랩] 추억 그때 그 시절 1편 "팻 라일리, 페니에게 경의를 표하다"

나비넥타이 2016. 12. 30. 00:29

*최근 제가 쓴 글들을 가져가서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행동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작성한 모든 글들의 저작권은 제게 있습니다. 글을 무단으로 퍼가시거나, 무단 인용 하시거나, 자신이 쓴 것처럼 사용하실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글도 엄연한 '개인의 재산권'입니다.


"이전에 연재하던 마이클 조던과 에어 조던의 역사 이후 다시는(!) 시리즈 칼럼은 연재하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왠지 이 시리즈는 여유 있게 쓰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아 다시 시리즈 칼럼을 시작하게 되었네요. '추억 그때 그 시절' 칼럼은 제가 기억하는 과거의 추억들 한 순간 순간들을 마치 당시로 돌아간 듯 여러분들께 들려드리는 칼럼입니다. 일종의 타임머신 같은 시간이라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90년대 NBA를 지켜본 분들에게는 추억을, 요즘 시대 NBA팬들에게는 당시 NBA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아! 이 칼럼은 제가 음악을 하는 사람인 특성상 정기적으로 올라오지도 않을 것이고, 시대 순으로 연재되지도 않을 겁니다. 즉! 제가 쓰고 싶을 때! 제가 쓰고 싶은 사건을 매우 이기적으로(?) 기록할 겁니다! 크크. 자 그럼 첫번째 추억을 풀어 보겠습니다." -성ROCK


*주의: 사용된 사진들은 글의 시기와 100% 맞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http://www.gettyimages.co.uk

사실 페니 하더웨이가 올랜도 매직에 혼자 남게된 것은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올랜도 매직 구단과 팬들은 바로 전 시즌이었던 95-96 시즌의 뜨거웠던 첫 한 달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팀의 리더이자 주 득점원이었던 샤킬 오닐이 부상으로 한 달간 자리를 비우게 되자, 많은 전문가들은 매직의 하강세를 점쳤습니다. 5할 승률도 지키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뚜겅을 열어보니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올랜도엔 '포스트 조던' 페니 하더웨이가 있었고, 페니 하더웨이는 샤킬 오닐이 부상으로 빠진 한 달 동안 무려 27.0득점 5.8리바운드 6.5어시스트를 기록하며(51.0% 필드골!) 팀을 13승 2패, 동부 지구 최고 순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굳이 오닐이 필요한가?"


당시 FA를 앞두고 있던 샤킬 오닐은 이때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았지만, 페니의 이런 무시무시한 상승세 때문에 복귀 일정을 조금 당겨서 복귀해버렸습니다. 당시 페니는 그렇게 최고의 센터 샤킬 오닐이 팀 내 입지를 걱정하게 만들 정도로 어마무지했던(!) 선수였습니다. 이후 역시 예상대로 매직 구단은 샤킬 오닐이 뛰어난 선수라는 것은 인정하나, 그렇다고 LA 레이커스처럼 천문학적 연봉을 주는 것은 주저하게 되었고, '더 큰 시장'을 원했던 오닐과 올랜도는 그렇게 결별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출처: http://www.orlandosentinel.com

솔직히 상황이 이렇게 된데에는 2인자 자리에서만 만족하기엔 확실히 너무나 커다란 존재로 성장해버린 페니 하더웨이가 그 뒤에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매직이 그렇게 X배짱(?)으로 나올 수 있었던 것도, 당시 '포스트 조던' 페니 하더웨이가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사진출처: http://sports.yahoo.com

그래서 많은 팬들은 페니 하더웨이의 홀로서기 시즌을 기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가 슈팅 가드로 출전한다면 득점왕까지도 바라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페니 하더웨이의 96-97시즌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데뷔 시즌에 루키 올스타 MVP를 수상하고, 이듬해인 고작 2년차 때 NBA 퍼스트팀 가드 자리에 올랐으며, 바로 그 해 코트로 돌아온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을 꺾고 파이널까지 진출했던 그였기에. 또 그 다음 해에도 마이클 조던과 함께 NBA 퍼스트팀 가드 자리를 차지했던 그였기에, 그의 네 번째 시즌은 더욱 초라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릅니다.


페니는 96-97시즌 20.5득점 4.5리바운드 5.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역시 엘리트 가드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부상에 시달리며 데뷔 이래 최악인 44.7%의 필드골 성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물론 가드로서 44.7%의 필드골은 나쁜 것이 아니었지만, 데뷔 시즌을 제외하곤 늘 50% 이상의 필드골 성공률을 보여주었던 그였기에 이는 더욱 크게 느껴지는 하락세였습니다. 


하지만 올랜도에겐 페니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페니가 부상으로 빠졌던 시즌 초반, 올랜도는 7승 16패에 그쳤지만, 그가 돌아오자 38승 21패로 성적이 급등하며 결국 7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었던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페니와 올랜도 매직의 운명을 걱정했습니다. 바로 그들의 첫 상대가 팻 라일리가 이끄는 신흥 강호 마이애미 히트였기 때문입니다. 


*사진출처: www.gettyimages.com

히트에는 언제든 20-10을 올릴 수 있는 엘리트 센터 알론조 모닝이 버티고 있었고, 포인트 가드에도 언제든 20-10을 올릴 수 있는 가드 팀 하더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팻 라일리가 만들어 놓은 히트의 수비는 '질식' 그 자체였습니다. 


사람들의 우려는 1차전에서 현실이 되었습니다. 히트는 매직과의 1차전에서 1쿼터 부터 35 대 10으로 점수차를 저만치 벌여놓고 승부를 미리 결정지어 버렸습니다. 이 날 히트의 알론조 모닝은 더블 더블과 6개의 블록슛을 기록했고, 팀 하더웨이는 매직의 백코트를 유린하며 1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거기에 보숀 레너드는 6개의 3점슛을 터트리며 매직의 수비수들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반면 매직에는 페니를 포함 단 두 명만이 두 자리수 득점을 기록했는데, 그마저도 득점 수치가 매우 낮았습니다. 시즌 평균 20득점을 넘겼던 페니는 1차전에서 고작 13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필드골 성공률도 37.5%에 그쳤습니다. 또 거기에 턴오버 4개까지 기록하며 스스로 경기를 망쳐버렸습니다. 


2차전도 그리 양상이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2차전 1쿼터에서 18 대 20으로 히트와 어느 정도 비등한 경기를 이어간 매직이었지만, 2쿼터에서는 마치 지난 1차전 1쿼터를 다시 보는 것처럼 13 대 36으로 점수차가 벌어지며 승부가 이미 결정되어 버렸습니다. 결과는 87 대 104 히트의 2연승. 페니는 50%의 필드골 성공률로 26득점을 터트렸지만, 전 선수가 고루 활약한 히트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진출처: http://www.gettyimages.com

매직과 페니가 2연패에 빠지자 많은 전문가들은 올랜도 매직의 3연패, 스윕을 예상했습니다.(당시엔 플레이 오프 1차전은 5전 3승제였습니다.) 사람들의 이런 예상에 페니 하더웨이는 화가 났습니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이를 악 물었고, 올랜도 매직은 그런 페니를 전면에 내세워 마지막 반격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틀 후, 3차전! 올랜도 매직의 아도바토 감독은 페니 하더웨이를 슈팅 가드로 기용하고, 과감히 그에게 프리 롤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페니 하더웨이가 게임 메이킹에 대한 부담을 내려 놓을 수 있도록, 경기 내내 센터 로니 사이컬리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세 명의 가드와 스윙맨을 돌아가며 기용하는 (당시로서는) 엽기적인 로스터를 선보였습니다. 닉 앤더슨, 브라이언 쇼우, 데럴 앰스트롱, 제럴드 윌킨스 등의 선수들이 페니가 지고 있던 게임 메이킹 역할을 나누어 맡아 주었고, 페니 하더웨이는 오로지 '득점에만' 몰두했습니다.


결과는 88 대 75 올랜도 매직 승! 그 어느 누구도 20득점 이상을 올리지 못한 히트에 반해, 매직에선 페니 혼자만 무려 42득점(!)을 올렸습니다. 게다가 필드골 성공률은 53.3% 자유투 성공률은 90% 그리고 이런 플레이를 펼치는 동안 턴오버는 고작 단 한 개만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쳤습니다. 마치 마이클 조던의 기록지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수비를 중시하는 팻 라일리 감독에겐 자존심에 거대한 스크래치가 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 페니를 보며 팻 라일리 감독은 못 마땅한 표정으로 이를 악 물고 경기장을 나갔습니다.


*사진출처: http://www.gettyimages.com

이어서 치러진 4차전. 사람들의 관심은 페니 하더웨이였습니다. 사실 마이클 조던을 포함, NBA 선수 중 그 누구도 팻 라일리가 이끄는 팀을 상대로 플레이 오프에서 연속 40득점 이상을 뽑지는 못했습니다. 3차전에서 팻 라일리의 팀을 휘저어 놓았던 페니였기에, 사람들은 4차전에도 주목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었고, 역시 페니 하더웨이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했습니다. 평소 온순해 보였던 페니 하더웨이는 이때 마치 분노 조절 장애(?)를 겪는 사람 모냥 상대 코트를 초토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히트에서는 알론조 모닝과 PJ 브라운이 나란히 20득점 이상을 기록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페니 하더웨이는 또 다시 히트를 상대로 41득점을 터트렸고, 리바운드도 7개 어시스트 4개 스틸 4개 블록슛 3개에 턴오버는 고작 1개라는 어마무시한 기록을 만들어 냈습니다. 필드골 성공률 역시 52.2%였고, 3점슛도 8개를 던져 4개를 성공시키고, 자유투도 16개를 얻어내며 그 중 13개를 림에 꽂아 넣아 넣었습니다. 말 그대로 팻 라일리 수비 시스템 초토화....




경기가 끝난 후 히트의 PJ 브라운은 "그는 마치 분노의 화신 같았다. 그는 코트 전체를 누비며 점퍼를 계속 성공 시켰고, 그것은 마치 마이클 조던의 플레이를 보는 것 같았다. 우리 중 그 어느 누구도 그를 막을 수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팻 라일리는 고작 4년차 선수에게 자신의 커리어 최대의 수모를 당했습니다. 아직까지 그 누구도 자신의 팀을 상대로 플레이 오프에서 연속 40득점을 기록하지 못했었는데, 당시 원맨팀에 가까웠던 매직의 페니 하더웨이가 그것을 깨뜨린 것입니다. 사실상 매직에서는 당시 페니 하더웨이를 제외하고는 더블 팀까지 유발할 선수가 없었음에도, 그 2, 3중 수비를 뚫고 페니는 그런 '미친' 활약을 해냈던 것입니다.


*사진출처: http://www.gettyimages.com

화가 난 팻 라일리 감독은 마지막 5차전 경기를 앞두고 히트 선수들에게 말했습니다. "페니를 막아라. 무조건 막아라." 반대로 올랜도 매직에서는 페니 하더웨이가 감독에게 말했습니다. "이번 게임에서는 단 1분도 쉬지 않겠습니다. 저에게 교체 명령을 내리셔도 이번 만큼은... 그 명령에 따르지 않겠습니다."


팻 라일리 대 페니 하더웨이...


두 사람의 불 튀기는 신경전과 에너지가 마지막 경기를 보러온 팬들과 전 세계의 NBA 시청자들을 흥분하게 만들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히트 선수들은 마치 미식 축구를 방불케 하는 육탄전 수비로 페니를 상대했습니다. 하지만 페니 하더웨이는 그 2, 3중 수비를 뚫고 여전히 이전처럼 영리하게 득점했고, 수비진이 몰리면 영리하게 패스하며 'Ace'답게 경기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뜨거웠던 이 경기의 결과는 83 대 91로 마이애미 히트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사진출처: http://www.gettyimages.com

하지만 페니는 히트의 육탄전 수비 속에서도 33득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1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는데, 이 날도 역시 페니를 제외한 그 어느 누구도 20득점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경기 후 그 누구보다 긴장했던 팻 라일리 감독은 인터뷰에서 "모자라도 벗어 페니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라고 말했고, 전 세계 팬들 역시 페니 하더웨이의 엄청났던 플레이와 그 뜨거운 열정에 감동했습니다.


경기에서 졌지만,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페니 하더웨이는 "올 시즌 내내 우리 팀은 불안했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했고, 감독님도 바뀌었다. 마치 청룡열차를 타는 것 같았다. 만약 우리가 올 시즌 플레이 오프를 3 대 0으로 마쳤다면 그건 정말 최악의 시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플레이 오프에서 멋있는 게임을 했고, 이것은 내년 시즌으로 그 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팀의 새로운 리더로서 팀을 격려했습니다.


때로는 과대평가의 아이콘으로 불려지기도 하는 선수, 페니 하더웨이...


*사진출처: www.complex.com

그의 전체 커리어는 전설적인 선수들에 비해 초라한 것이 사실이지만, 적어도 97 플레이 오프에서 보여준 그의 활약과 뜨거운 열정은 그의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Thanks Penny!



[Bonus Time: 농구화 이야기]

*사진출처: http://sneakernews.com

이 화려했던 플레이 오프 시즌에 페니가 신었던 농구화는 저 유명한 나이키 폼포짓원입니다. 사실 폼포짓원은 페니 하더웨이를 위해 디자인된 농구화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이키 시그내쳐 제작 회의에 참석했던 페니 하더웨이가 우연히 책상에 놓인 폼포짓원의 샘플을 보고는 이 농구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나이키는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폼포짓원을 페니 하더웨이의 비공식 시그내쳐로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폼포짓원을 너무나 좋아했던 페니 하더웨이가 이 농구화를 경기 중에 신으려고 하자, 리그는 이를 제재했습니다. 이유는 '유니폼 색상과 맞지 않는다는 것' 마이클 조던 역시 조던11 콩코드를 처음 착용할 때 이 문제에 봉착, 결국 페니의 에어 플라이트원으로 갈아 신을 수 밖에 없었는데, 페니는 이때 번뜩이는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사진출처: http://solecollector.com

바로 폼포짓원에 자신이 직접 검정색으로 색을 칠해 넣었던 겁니다. 결국 리그는 페니가 폼포짓원을 경기 중에 착용하는 것을 승인했고, 그렇게 우린 그의 뜨거웠던 플레이 오프 시즌에서 페니의 폼포짓원을 볼 수가 있었던 겁니다.


.성ROCK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SROC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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