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ketball

[스크랩] 하블리첵의 90년대 돌아보기: 2. 1997-1998 시즌 플레이오프 동부지구결승 3차전, 레지 밀러의 `오프 더 볼 무브`

나비넥타이 2015. 6. 20. 13:21

저번 마이클 조던의 희생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는데


이번에는 인디애나 최고의 슈터 레지 밀러의 오프 더 볼 무브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검색의 편의를 위해 '하블리첵의 90년대 돌아보기'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이번에 보실 자료들은 98년에 있었던 동부지구결승 3차전에서 편집해봤습니다.



1997-1998 시즌 동부지구결승


홈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던 시카고 불스는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이기고 인디애나로 옵니다.


필 잭슨은 최고의 포인트가드 중 하나였던 인디애나의 마크 잭슨에게 최고의 수비수인 스카티 피펜을 붙임으로써


인디애나의 공격을 삐걱거리게 만들었고 그것은 그대로 적중하여 불스는 시리즈를 쉽게 가져가는 듯싶었습니다.


그러나 인디애나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습니다.


최고의 선수였던 래리 버드 감독의 지휘 하에


마크 잭슨, 크리스 멀린, 데일 데이비스, 안토니오 데이비스, 릭 스미츠, 데릭 맥키, 제일런 로즈, 트래비스 베스트 등


좋은 선수들이 많았고 그 중심에는 인디애나의 자랑이었던 레지 밀러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레지 밀러라는 선수가 얼마나 '오프 더 볼 무브'에 뛰어난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인바운드 패스 상황에서 릭 스미츠에게 백스크린을 걸어주고


그로 인해 생긴 수비의 균열을 이용하여 빈 공간으로 움직여 패스를 받아 간단히 미들 점퍼를 성공합니다.




사이드에서의 움직임에 주목해보십시오.


처음에 데일 데이비스의 스크린을 타는가 싶더니 곧바로 반대쪽으로 달려가면서 


릭 스미츠의 스크린을 타고 마크 잭슨의 패스를 받아 외곽슛을 성공시킵니다.


하퍼가 뒤늦게 따라가 컨테스트를 해보지만 막을 수가 없네요.




그러던 중 뜻밖의 변수가 생깁니다.


3쿼터 중반, 레지 밀러가 조던과 박스아웃을 하며 치열하게 몸싸움을 하던 중 발목을 삐끗하면서 부상을 당합니다.


밀러는 치료를 위해 벤치로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4쿼터 다리를 절뚝이며 들어온 밀러는 역사에 남을 슛 퍼포먼스를 보여주게 됩니다.




두 번째 영상과 비슷한 형태의 움직입니다.


반대편 사이드에서부터 움직이며 기회를 노리고 릭 스미츠의 스크린을 타고 코너로 재빠르게 움직여


트래비스 베스트에게 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외곽슛을 성공시킵니다.


이정도의 움직임과 스크린이면 제아무리 천하의 마이클 조던이더라도 어찌 막아볼 방도가 없죠.




이번엔 45도 윙에서 스미츠의 스크린을 타고 컷인을 하는척 하더니


V컷으로 다시 재빠르게 뒤로 나와 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외곽을 적중시킵니다.


최고의 수비수 조던이 밀러의 엄청난 오프 더 볼 무브에 손도 못 써 보고 당하네요.




하퍼, 조던 앞에서 차례대로 슛을 성공시킨 밀러가 이번엔


데니스 로드맨을 농락합니다.


로즈가 공을 포스트의 데이비스에게 투입하려 했지만 불스의 강한 수비 때문에 저지 되고


공을 받으러 나온 스미츠에게 패스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카드인 밀러에게 공을 건넵니다.


밀러는 외곽에서 공을 잡고 슛훼이크로 로드맨을 깔끔하게 제친 후 롱2를 샷클락 버저와 함께 성공시킵니다.


페이서스는 8점차로 앞서 나가면서 승기를 잡게 되고, 타임 아웃이 불리면서 벤치로 들어가는 밀러를


크리스 멀린이 흐뭇한 표정으로 번쩍 끌어안아 올립니다.




4쿼터가 얼마 남지 않았고 밀러는 마지막으로 황소의 목덜미에 비수를 꽂습니다.


인바운드 상황, 안 쪽에서 데이비스와 스미츠는 밀러를 위해 더블스크린을 걸어주고


밀러는 팀원들의 그 감사한(?) 희생에 응답하고자 그 스크린을 타고 나와


외곽에서 패스를 받고 깔끔하게 외곽슛을 성공시킵니다.


스크린에 걸려 넘어진 하퍼가 뒤늦게 달려와보지만 이미 공은 밀러의 손을 떠났네요.



이상 3차전의 밀러의 '오프 더 볼 무브'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저번 1화 마이클 조던의 희생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선수는


본인이 공을 가졌을 때가 아니라 본인이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을 통해 드러납니다.


팀의 에이스를 위해 스크린을 걸어주는 선수들, 수비가 따라붙기 전에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패스를 공급해야 하는 선수들


그리고 그 팀원들의 믿음에 화답하는 레지 밀러.



아직도 2005년 은퇴하는 레지 밀러가 기억나네요.


한 손은 자기 가슴에, 한 손은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던 레지 밀러.


비록 팬들에게 우승의 기쁨은 한 번도 안겨주지 못했지만, 십수년 간 그들에게 즐거움을 준 이 위대한


프랜차이즈 스타를 보며 인디애나 팬들은 행복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화는 이 시리즈 4차전에 벌어진 클러치 전쟁에 대해 써보려 합니다.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John Havlicek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