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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테픈 커리의 2015 플레이오프는 허상일까 실체일까?

나비넥타이 2015. 6. 21. 07:21


 

 

지난 글에서 스테픈 커리의 플레이오프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저 글을 쓰기 위한 자료들을 보던 중 문득 든 의문을 적어보려 합니다.

 

 

올해 플레이오프 동안 봤던 커리를 앞으로도 또 볼 수 있는 것일까?

 

네, 물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려면 엄청 눈부시고도 입이 벌어지는 기록이 나와야 하겠죠.

 

그런데 사실 2015 스테픈 커리의 플레이오프 기록을 언뜻 보면 크게 튀어 보이진 않습니다.

 

21 경기를 뛰면서 평균 28.3 득점에 6.4 어시스트. 그리고 야투율 45.6 퍼센트.

 

분명 아주 훌륭한 기록은 맞지만 눈이 튀어나올 정도는 아니죠.

 

재미있게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첫 우승 1975 년 때 주역이었던 릭 배리의 17 경기 평균 28.2 득점에 6.1 어시스트를 살짝 앞서는 기록입니다.

 

그래도 노파심에서 말하자면 저 기록은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정말 드문 기록입니다.

 

20 경기 이상을 뛰면서 저 평균 득점 및 어시스트를 동시에 뛰어넘은 선수는 역대에 한 명, 2015 르브론 제임스 뿐입니다.

 

그리고 경기수를 낮춰 15 경기 이상으로 맞추면 마이클 조던 (1989 / 1990 / 1991), 제리 웨스트 (1969 / 1970), 르브론 제임스 (2015) 이렇게 여섯 사례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또 볼 것만 같은, 추월해 봄직한 숫자인 것은 맞아요.

 

그리고 평균 득점만 놓고 봤을 때 20 경기 이상 소화하며 평균 28.3 득점을 넘긴 선수로는 커리 포함 역대 14 명으로 쌔고 쌨지요.

 

또한 파이널 동안 나온 평균 26 득점은 파이널 역사에서 전혀 튈 것이 없는 숫자입니다.

 

최근 20 년 동안에 나온 파이널 우승 팀과 준우승 팀의 파이널 시리즈 득점 리더들을 보도록 하죠.

 

Year

Champion

Runner-up

Player

PPG

Player

PPG

2015

스테픈 커리

26.0

르브론 제임스

35.8

2014

토니 파커

18.0

르브론 제임스

28.0

2013

르브론 제임스

25.3

팀 던컨

18.9

2012

르브론 제임스

28.6

케빈 듀랜트

30.6

2011

덕 노비츠키

26.0

드웨인 웨이드

26.5

2010

코비 브라이언트

28.6

폴 피어스

18.0

2009

코비 브라이언트

32.4

히도 터클루

18.0

2008

폴 피어스

21.8

코비 브라이언트

25.7

2007

토니 파커

24.5

르브론 제임스

22.0

2006

드웨인 웨이드

34.7

덕 노비츠키

22.8

2005

팀 던컨

20.6

천시 빌럽스

20.4

2004

리차드 해밀턴

21.4

샤킬 오닐

26.6

2003

팀 던컨

24.2

제이슨 키드

19.7

2002

샤킬 오닐

36.3

케년 마틴

22.0

2001

샤킬 오닐

33.0

앨런 아이버슨

35.6

2000

샤킬 오닐

38.0

레지 밀러

24.3

1999

팀 던컨

27.4

라트렐 스프리웰

26.0

1998

마이클 조던

33.5

칼 말론

25.0

1997

마이클 조던

32.3

칼 말론

23.8

1996

마이클 조던

27.3

숀 켐프

23.3

 

평균 30 득점을 넘기는 선수들도 더러 있을 정도로 분명 눈에 들어오는 기록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숫자는 커리의 주무기 3점슛에 관한 숫자입니다.

 

3점슛은 글자그대로 커리의 '주무기'입니다.

 

틈틈히 꺼내는 정도가 아닌 필드골 시도 중 절반을 넘게 차지했거든요.

 

플레이오프 21 경기 동안 커리는 평균 20.9 회의 필드골 시도들 중 11.0 회를 아크 너머에서 던졌습니다.

 

여섯 경기가 걸린 파이널에서는 총 122 회의 필드골 시도들 중 65 회를 3점 구역에서 던졌습니다.

 

플레이오프 전체든 파이널 시리즈 동안이든 경기 당 두 자리 숫자의 3점 시도수를 기록했다는 얘기인데요.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경기 당 두 자리 이상의 3점 시도수를 기록한 사례는 올해 커리와 2 경기를 뛰었던 1989 마이클 아담스의 11.0 회 그리고 4 경기를 뛰었던 1999 닉 앤더슨의 10.5 회가 다입니다.

 

정규 시즌에는 평균 두 자리의 3점 시도수를 기록한 사례가 하나도 없었고, 정규 시즌 최다 3점 시도수 평균은 2003-04 시즌의 배런 데이비스가 남긴 8.7 회입니다.

 

다른 각도로 보자면 당연히 커리는 역대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가장 많은 3점 시도수를 (232 회) 남긴 선수이고 다음으로 많은 선수가 151 회의 1995 데니스 스캇입니다.

 

아래 표를 한 눈에 봐도 이전 역사와는 차원이 다른 도약과 같은 수치 상승입니다.

 

Player

Year

G

3PM

3PA

3PA/G

3P%

스테픈 커리

2015

21

98

232

11.0

42.2

데니스 스캇

1995

21

56

151

7.2

37.1

앤트완 워커

2006

23

48

148

6.4

32.4

레지 밀러

2000

22

58

147

6.7

39.5

클레이 탐슨

2015

21

57

146

7.0

39.0

레이 앨런

2010

24

56

145

6.0

38.6

앨런 아이버슨

2001

22

48

142

6.5

33.8

JR 스미스

2015

18

51

142

7.9

35.9

레이 앨런

2008

26

55

139

5.3

39.6

버논 맥스웰

1994

23

45

138

6.0

32.6

댄 멀리

1993

24

54

137

5.7

39.4

팀 하더웨이

1997

17

42

134

7.9

31.3

라샤드 루이스

2009

24

52

132

5.5

39.4

존 스탁스

1994

25

47

132

5.3

35.6

코비 브라이언트

2010

23

49

131

5.7

37.4

폴 죠지

2014

19

52

129

6.8

40.3

레지 밀러

1995

17

54

128

7.5

42.2

천시 빌럽스

2005

25

44

136

5.0

34.9

케빈 듀랜트

2014

19

43

125

6.6

34.4

레이 앨런

2001

18

57

119

6.6

47.9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3점 적중수가 100이 되니 안되니 하는 이야기가 나온 데에는 저런 양과 효율성이 조합됐기 때문이죠.

 

저 단일 플레이오프 년도 3점 시도수 탑 20 인원들 중, 커리는 3점 성공률에서 두 번째이고, 사실 40 퍼센트 넘기는 인원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럼 또 각도를 바꿔, 최소 50 회 이상의 3점을 시도한 선수들 중 플레이오프 경기 당 3점  시도수 랭킹 탑 20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Player

Year

G

3PM

3PA

3PA/G

3P%

스테픈 커리

2015

21

98

232

11.0

42.2

제임스 하든

2014

6

16

54

9.0

29.6

스테픈 커리

2013

12

42

106

8.8

39.6

무키 블레이락

1997

10

28

85

8.5

32.9

무키 블레이락

1996

10

33

84

8.4

39.3

스테픈 커리

2014

7

22

57

8.1

38.6

팀 하더웨이

1997

17

42

134

7.9

31.3

카일 코버

2015

14

39

110

7.9

35.5

JR 스미스

2015

18

51

142

7.9

35.9

길버트 아리나스

2005

10

18

77

7.7

23.4

카일 코버

2014

7

23

54

7.7

42.6

레이 앨런

2005

11

31

82

7.5

37.8

레지 밀러

1995

17

54

128

7.5

42.2

제이슨 리차드슨

2007

11

29

82

7.5

35.4

데니스 스캇

1995

21

56

151

7.2

37.1

레이 앨런

2009

14

35

100

7.1

35.0

레이퍼 알스턴

2007

7

16

50

7.1

32.0

드웨인 웨이드

2009

7

18

50

7.1

36.0

클레이 탐슨

2015

21

57

146

7.0

39.0

배런 데이비스

2002

9

21

62

6.9

33.9

 

여기에서도 성공률로 커리에 겨룰 이들로는 전년도들의 자기자신을 포함 몇 없습니다.

 

이렇게 효율성(efficiency)으로나 양(volume)으로나 스테픈 커리는 플레이오프 3점 영역의 신기원을 열었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품는 의문은 혹시 저 신기원이 커리 본인조차 앞으로 넘지 못할 고지는 아닐까? 하는 점인데요.

 

마치 한때 펼쳐졌다 사라지는 아름다운 허상의 경관인 신기루처럼.

 

27 세가 된 지 3 개월밖에 안 지난 선수이기 때문에, 분명 이제 한창 전성기에 들어갈 나이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가능성이 확실히 높지만 워낙 올해 플레이오프의 성과가 전에 비슷한 것도 본 적이 없는 미증유의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정규시즌 3점 적중수 신기록을 갈아치운 다음 또 자신이 세웠던 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스테픈 커리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도 같은 일이긴 합니다.

 

이번 정규 시즌 경기 당 8.1 개의 3점 시도수를 기록하며 무려 44.3 퍼센트의 성공률을 기록했던 커리이기 때문에도 마냥 플루크라 단정지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역대 정규 시즌 평균 3점 시도수 랭킹을 보면 커리가 남긴 44.3 퍼센트의 3점 적중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지켜볼 사항으로 남겨두도록 하죠.

 

그런데 여기에 더해 저에게 드는 또 다른 의문이 있습니다.

 

 

스테픈 커리의 재능은 또 나올 수 있을까?

 

저런 성과를 내는 모습을 앞으로 또 다른 인물에게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입니다.

 

우선, 플레이오프에서 나온 커리의 슈팅 형태 분석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자료 원본 링크는 이곳: http://stats.nba.com/player/#!/201939/tracking/shots/?Season=2014-15&SeasonType=Playoffs

 

 

 

필드골

2점 필드골

3점 필드골

 

G

빈도

FGM

FGA

FG%

빈도

2FGM

2FGA

2FG%

빈도

3PM

3PA

3P%

캣치앤슛

21

28.5%

2.7

6.0

44.8

3.6%

0.3

0.8

37.5

24.8%

2.4

5.2

45.9

풀업

21

43.3%

3.7

9.1

41.1

15.9%

1.4

3.3

42.9

27.3%

2.3

5.7

40.0

10피트 안쪽

21

27.6%

3.1

5.8

54.5

27.6%

3.1

5.8

54.5

0.0%

0.0

0.0

-

기타

2

0.7%

0.0

0.1

0.0

0.0%

0.0

0.0

-

0.7%

0.0

0.1

0.0

 

요즘 볼핸들러들의 트렌드에 맞게 풀업 슈팅이 많은 가운데, 3점도 풀업의 비율이 많습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경기 당 가장 많은 풀업 3점을 던졌구요. 그런데 적중률이 무려 40.0 퍼센트.

 

그런데 커리의 독특함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3점슛 안에서 풀업과 캣치앤슛의 비중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이죠.

 

둘 다 경기 당 다섯 개를 넘게 시도했는데, 풀업 3점 시도수 평균 랭킹에서 첫 번째에 오른 선수가 캣치앤슛 3점 시도수 평균 랭킹에서도 상위권인 아홉 번째에 있습니다.

 

두 영역 모두에서 무지막지하게 40 퍼센트 고지를 넘기며 말이죠.

 

사실 풀업 슈팅 랭킹 상위에 오른 선수들을 보면 카이리 어빙을 제외하면 거의 다가 캣치앤슛엔 거의 손을 안 대는 경향이 있는데, 커리는 정규 시즌에서도 양 부문에서 (4.3 : 3.5 비율) 꽤 비슷한 비중으로 3점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샘플 크기가 큰 정규 시즌을 봤을 때, 스테픈 커리는 경기 당 풀업 3점 시도수가 4.4 개로 가장 리그에서 많은 가운데, 적중률도 42.3 퍼센트로, 랭킹 저어어어 아래 2.3 개의 케빈 듀랜트가 43.5 퍼센트로 앞설 뿐입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나온 커리의 3점들을 그림으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컨퍼런스 세미파이널 5 차전.

 

2-2로 시리즈 동점인 가운데 1쿼터 동안 워리어스가 한 쿼터에 무려 7 턴오버를 저지르는 등 3:26 시점에 23-10으로 뒤쳐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3:26 동안 점수가 좁혀지며 25-26으로 역전이 됐는데 이 동안 커리의 3점 네 방 중 세 방이 터지는 과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턴오버 유발 후 트랜지션에서 캐치앤슛 3점.

 

 

 

 

하프 코트 넘어 오자마자  볼 스크린 받으며 3점 발사.

 

 

 

지금 뭐하나 커리?! 3점.

 

 

사실 저기에 실패해서 빠졌지만 중간에 속공 풀업 3점도 있었고, 따라서 캣치앤슛도 있고 볼스크린 받고 던지는 풀업 3점도 있고 수비수와 맞대응 후 던지는 풀업 3점도 있는 등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3점 레파토리들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이 덕분에 자기가 범한 두 번의 턴오버를 뛰어 넘는 활약을 할 수 있었죠.

 

 

파이널에서도 커리는 인상적인 3점들을 많이 던졌습니다.

 

아래의 캣치앤슛 과정은 커리의 릴리즈 속도가 아니면 오픈이 아닌 상황일 듯 하구요.

 

 

 

5 차전 4 쿼터 박빙의 승부처마다 던진 이 두 개의 3점슛들은 커리의 시그너처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비록 3 차전 패배로 마감했지만  커리가 아니고선 도저히 안 나올 그림 같습니다.

 

캣치앤슛하러 달려가는 슛터를 위한 스태거드 스크린도 아니고, 아크 밖에서 볼 스크린을 한 명도 아닌 무려 세 명이 주루룩 대주는 모습을 또 언제 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사실 커리의 3점슛이 정규 시즌 때부터 줄곧 나오는 무기이고, 심지어 한 번은 180도 터닝 3점슛을 성공했던 적도 있을 만큼 이번 플레이오프가 크나큰 충격은 아니었을 거예요.

 

하지만 저런 슈팅들을 재현할 수 있는 선수는 오직 커리 뿐이라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저런 모습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덕 노비츠키를 떠올려 보죠.

 

2011 플레이오프 때 노비츠키가 보여준 광경은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점퍼로 모든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점령한 자를 봤으니까요. 원풋 페이더웨이라는 블락 불가능하지만 넣기 힘들어 보이는 슈팅을 통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성기가 끝나갈 무렵인 32 세에 최고치를 보여준 탓인지 그 뒤로 노비츠키가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는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노비츠키를 통해 떠올려 볼 사항으로 7 피트 장신의 유럽 선수의 환상을 심어줬었다는 점입니다.

 

저 경향에 힘입어 2002 년 니콜라 스키티쉬빌리, 2003 년 다르코 밀리치치, 2006 안드레아 바르냐니가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아무도 기대값 근처에도 오지 못했습니다.

 

결론은 제 2의 덕 노비츠키는 나오기가 어어어어어어어어엄청 힘들다는 것이고, 앞으로 아예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어딘가 있을 것만 같은 만만한 신체조건의 선수지만 스킬이 극의 극에 달하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커리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2015 플레이오프가 커리 본인에게 한 번 밖에 없던 신기루가 될 수도 있고, 또는 커리가 계속 이런 모습 보이더라도 이런 비슷한 선수가 다시 나올 수 없는 리그의 신기루가 되지 않을까.

 

 

이제 이 기나긴 글을 마칠까 합니다.

 

제가 스테픈 커리에 대한 글을 두 번이나 적게 되었군요. 아마 우승하지 못했더라면 이렇게 제가 파고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

 

역시 우승은 하고 볼 일입니다.

 

It's good to win it all.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Duncan&Kidd홧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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