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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Re: 지역방어와 돌파

나비넥타이 2009. 5. 24. 18:47

제 생각에는 지역방어 딱 하나만 떼어 놓고 보는 것보다 90년대와 지금의 수비 전술의 차이를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먼저 저는 muzzle님이 말씀하신대로, 지역방어는 도리어 스윙맨들과 포인트가드의 돌파를 어렵게 만들었으면 어렵게 만들었지, 절대 쉽게는 만들지 않았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코비를 포함한 90년대와 현재 모두 돌파를 즐기던 선수들은 이구동성 90년대가 그립다고 말합니다. 마음 먹으면 언제든 돌파할 수 있을만큼 수비 형태가 맨투맨이었기 때문이죠.

 

 

경기를 실제로 보아도, 코비같은 일류 스윙맨이 돌파를 할 것 같으면 수비들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일제히 달려나와 트랩을 걸어버리죠. 뿐만이 아닙니다. 돌파가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공을 가지지 않은 공격수에게 두 세 명의 수비수가 붙어 미리부터 그의 포지셔닝을 막아버리는 데 있습니다.

 

 

동영상 보시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한 명에게 세 명, 심지어는 네 명이 공을 가지고 있든, 가지고 있지 않든 붙어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제 아무리 자타가 공인하는 NBA 최고의 테크니션 코비 브라이언트도 그 좁은 공간에서 네 명을 다 드리블 페너트레이션으로 따돌리기는 어려운 것이죠.

 

90년대에는 저렇게 하면 공격권을 가진 팀에게 자유투 1구가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스윙맨들이 돌파를 전혀 못하고 있느냐?

 

 

아닙니다.

 

돌파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며, 그로 인한 자유투 시도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Fact" 입니다.

 

그렇다면 이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운동신경이 날랜 스윙맨 수의 폭발적인 증가

 

 

90년대, 아이솔레이션 상황에서 돌파에 능했던 1,2,3번은 몇이나 될까요?

 

생각나는 선수를 꼽자면 마이클 조던, 그랜트 힐, 클라이드 드렉슬러, 미치 리치몬드, 에디 존스, 라트렐 스프리웰, 팀 하더웨이, 케빈 존슨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앤퍼니 하더웨이, 게리 페이튼같은 포스트업을 이용한 변칙적인 돌파를 쓰는 선수들은 배제를 했습니다.)

 

 

저 선수들은 폭발적인 운동신경과 하드웨어를 갖추었고 드리블이 대단히 좋으며 빼어난 풋웍도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 필살기도 있죠.

 

 

마이클 조던과 그랜트 힐은 돌파의 모든 기술의 숙련도가 max에 이른 완전체나 다름없었고,

드렉슬러는 오른쪽 헤드페이크+원드리블,

리치몬드는 왼쪽 크로스오버와 bump,

에디 존스, 스프리웰은 퍼스트스텝이 엄청나게 빨랐지요.

팀 하더웨이는 아시다시피 크로스오버의 정점이었구요.

케빈 존슨은 매우 빨랐지요.

 

 

제가 미처 떠올리지 못한 선수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재의 스윙맨들의 수준의 돌파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저게 다인것 같습니다. 앨런 아이버슨을 2000년대 선수로 치면 말이죠.

 

레지 밀러, 글렌 라이스, 스티브 스미스, 글렌 로빈슨 등은 일류 슈팅가드, 스몰포워드였으나 슛이 뛰어났지 돌파가 뛰어난 선수들은 아니었죠.

 

 

 

 

 

 

그렇다면 2000년대, 그러니까 '현재' 의 리그에서 저 수준의 돌파를 보여주는 선수는 몇일까요? 생각나는대로 적어보겠습니다.

 

 

 

슈팅가드-

코비 브라이언트, 드웨인 웨이드, 마누 지노빌리,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빈스 카터, 캐런 버틀러, 조 존슨, 제이슨 테리, 벤 고든, 레이 앨런, 마이클 레드, 자말 크로포드,

 

스몰포워드-

르브론 제임스, 폴 피어스, 카멜로 앤써니, 코리 메거티, 조쉬 하워드, 리차드 제퍼슨, 안드레이 이궈달라, 토니 앨런 (-_-;;)

 

포인트가드-

앨런 아이버슨, 길벗 아레나스, 토니 파커, 스티브 내쉬, 배런 데이비스, 데런 윌리엄스, 크리스 폴, 제니로 파고, 레이전 론도, 데빈 해리스, TJ 포드

 

 

 

90년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마이클 조던의 등장으로 6'6'' 정도의 프레임에 그와 같은 플레이를 펼치는 스타일의 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new generation이 앞다투어 그의 스타일을 모방하면서 그와 같은 농구선수를 꿈꾸고 NBA에 입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런 스타일이 제일 흔하기도 하구요.

 

뿐만 아니라 돌파에 능한 파워포워드의 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덕 노비츠키, 크리스 보쉬, 케빈 가넷, 라마 오돔, 데이빗 웨스트, 폴 밀샙 등.. 특히 보쉬와 오돔은 페이스업'만' 하는 그 쪽으로 특화된 선수들이죠.

 

 

 

 

 

지역 방어가 도입되어 돌파가 어려워졌으나,

그 돌파가 어려워진 정도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 정도를 능가할 정도로, 돌파에 능한 선수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즉, 그만큼 돌파력과 수비 시스템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울에는 전주보다 예쁜 여자가 많습니다. 울산보다도 많습니다. 대구보다도 많구요. 인천보다도 많습니다. 자명한 사실입니다. 왜일까요?

 

 

서울 여자들은 다 성형을 받아서? 서울의 풍조가 미 추구 성향이라서? 아니면 서울이 미녀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아닙니다.

이유는 서울이 인구가 많기 때문입니다.

 

전주에다 대한민국 최고의 미녀 500명을 가리고 가리고 가려 뽑아 갖다 놓아도 그래도 서울에 예쁜 여자가 더 많습니다. 인구가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큰 학교에는 작은 학교에보다 우등생이 많죠. 같은 이치입니다.

 

 

 

지역방어 때문에 돌파가 어려워졌으면 당연히 돌파 횟수가 줄어들어야 하거늘,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이것으로 설명이 될 듯 합니다.

시험 문제를 어렵게 내도, 그 어려운 문제를 잘 푸는 우등생들이 너무 많이 늘어났습니다.

 

NBA 진화여 만세!

 

 

 

 

 

 

2. 핸드 체킹의 폐지

 

 

돌파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1) 페인트존으로 들어가서 직접 마무리

2) 수비를 모아 빈 공간 창출

 

 

2번의 존재 가능 여부는 전적으로 1번 속성에 기인합니다. 1번 목적을 막기 위해 수비가 몰려오는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일단 돌파는 뚫고 들어가 확률높은 슛, 즉 덩크나 레이업을 하기 위해서죠.

 

 

덩크나 레이업을 하려면 페인트존까지 와서 림을 향해 높이 뛰어야 합니다 .

그리고 수비수들은 그렇게 페인트존으로 달려 들어오는 선수를 막기 위해서는 몸이나 팔로 강하게 받아내야 하고

덩크를 하려고 높이 뛰는 선수를 막으려면 수비수도 높이 뛰면서 팔을 내질러야 합니다.

 

 

현재의 리그는 이 두 방법을 모두 반칙으로 지정해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역방어로 인해 페인트존까지 가기가 어렵더라도,

일단 페인트존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높이 뛰기만 하면 됩니다. 컨택트만 일어나도 파울콜이 불리고 자유투가 주어지니까요.

 

 

가뜩이나 돌파에 강한 선수가 널리고 널렸는데, 파울콜까지 걸핏하면 불어주니, 그런 선수들에게는 날개를 달아준 꼴이죠.

 

 

토니 파커는 페인트존 득점 리그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록이 얼마나 엄청난 사실인지 아시나요? NBA 역사상 포인트가드가, 그것도 득점 순위 10위권에도 못 드는 포인트가드가 페인트존 득점 2위를 기록한 전례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마이클 조던, 그랜트 힐, 케빈 존슨은 물론이고 하킴 올라주원, 데이빗 로빈슨, 샤킬 오닐, 패트릭 유잉에게서도 마음대로 못 나오는 기록이 2000년대에는 말도 안 되는 포지션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일단 스피드가 빠르고 드리블이 능숙해서 어떻게든 페인트존까지만 들어오면 공 잡고 폴짝 뛰기만 해도 2점이 추가된다는 점입니다.

그 자유투콜이 무서워서 수비수들은 90년대처럼 강하게 몸으로 저지하기를 꺼리는 것이구요.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는 2점' 을 놔두고, 무리하게 퍼리미터에서 터프샷 날릴 필요 없겠죠? 일단 들어가 후벼 파고 보는겁니다. 잘 하면 덩크나 레이업이고, 못 해도 자유투니까요.

'원래 불리기로 되어 있는' 자유투 콜 안 불리면 심판을 원망스럽게 바라보며 '당신 지금 심판질 제대로 하는 거 맞아?' 하고 항의하는 모습 많이 보셨으리라 믿습니다. 전 90년대 NBA는 매일밤 보았는데도 그렇게 몸 부딪혔는데 파울콜 안 분다고 항의하는 선수 decade 전체를 통틀어 몇 명 보지 못했습니다. 선수들은 바디 컨택트를 응당 있는 것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제 생각을 종합하자면,

 

1) 지역방어는 돌파를 어렵게 만든다.

 

2) 그런데 돌파가 어려워졌어도, 돌파를 잘 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이 늘어났다

 

3) 그런데 핸드 체킹을 폐지해버려서, 일단 페인트존까지 어떻게든 들어가기만 하면 자유투 콜이 매우 자주 불린다.

 

결론) 그래서 돌파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입니다.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nycman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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