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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08년의 신화, Boston Celtics

나비넥타이 2009. 5. 24. 20:03

 

 

2008년의 신화, Boston Celtics

 

 

 


 

 

 

 

 

 Boston Celtics.

 

 이 두 마디를 들으셨을 때, 당신의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간 생각들은 무엇이었나요?

 

 

 

 

손가락에 가득 끼고도 하나가 남은 반지를 손바닥에 얹어 놓고 웃음짓는 빌 러셀,

롤스로이스의 본네트가 열리지도 않을 때부터 현대 포인트가드의 플레이를 펼친 밥 쿠지,

"Havlicek Stole the ball!",

흑인들 사이에서 마술사같은 플레이를 펼치며 농구 역사를 새로 쓴 보스턴의 푸른 자존심 래리 버드,

케빈 맥헤일과 로버트 패리쉬의 막강 포스트,

 

 

 

리바운드, 허슬, 팀플레이, 패스, 패스, 이지샷.

디펜스, 디펜스, 디펜스.

 

 

 

 

보스턴 가든 천장에 빨래처럼 가득 걸린 영구결번 져지와 챔피언쉽 배너만큼이나 찬란하고 많은 이름들과 그들이 일궈낸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찯단 후 61년동안 46번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미 프로농구 역사상 최다 17번 챔피언을 차지한 Celtic Pride, 'Pride'를 넘어 'Previlege'였습니다.

 

 

 

 

 

 

 

 


 

Struggle

 

 

래리 버드의 은퇴와 함께 찬란했던 보스턴 셀틱스의 영광은 사그러듭니다. 셀틱스는 폴 피어스-앤트완 워커의 콤비를 구축하여 동부 결승에서 아깝게 패한 2002년 이후, 세 번 가까스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습니다.

 

2007, 믿던 피어스마저 부상치레로 47게임밖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셀틱스는 24 58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냈고, 플레이오프 진출은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아무도 셀틱스가 다시 동부의 최강자가 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80년대까지 우승과 준우승을 독식했던 역사상 손꼽히는 최고 왕조의 허망한 몰락이었습니다.

 

 

 

 

 

 

 

 


 

꿈의 태동

 

 

 

 

2007 6, 구단장 데니 에인지는 용단을 내립니다. 피어스와 함께 백코트를 흔들 Offensive threat을 찾기로 결심했던 것이죠.

그는 시애틀 수퍼소닉스의 에이스요, 역대 삼점슛 시도/성공에서 레지 밀러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리그 최고의 슈터이자 해결사인 레이 앨런의 영입을 시도하고, 기어이 성사시킵니다.

 

 

레이 앨런월리 저비악 + 딜론테 웨스트 + 07 드래프트 5번픽

 

 

 

리빌딩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고, 저비악은 미네소타에서 잘 나가던 슈터, 딜론테 웨스트는 셀틱스에서 촉망받는 젊고 유능한 포인트가드였으며, 드래프트 상위 5번픽 또한 셀틱스에게는 놓치기 참으로 안타까운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데니 에인지는 '보장되지 않은 신인' 보다 '검증받은 베테랑' 을 택했습니다.

 

 
 

폴 피어스-레이 앨런 프론트 라인의 결성은 동부 최고의 백코트라는 영예가 24승을 기록한 꼴찌팀 셀틱스에게 돌아가게끔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둘로 만족할 에인지가 아니었습니다. 알 제퍼슨이 있었으나, 셀틱스의 골밑은 결코 동부 최강팀들과 서부의 난공불락 골밑과 자웅을 겨룰 전력이 되지 않았던 것이죠.

 

 

리그 최고의 골밑 공격과 골밑 수비력을 가진 빅맨은 어느 팀에서나 지키고 싶어하는 희소성 1순위의 요소입니다. 이런 조건을 갖추려면 희생은 불가피했지요.

 

 

 

셀틱 프라이드의 재흥을 위해서는 '일류' 가 아니라, '최고' 가 필요했습니다.

 

 

그런 에인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선수는 단 한 명,

리그 mvp, all-NBA team 9회 선정, all-defensive team 9회 선정, 리바운드왕 4, 9년 연속 20+득점 10+리바운드, 6년 연속 20+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대기록을 보유한 NBA 역사에 길이 남을 파워포워드 케빈 가넷을 영입하기로 결정합니다.

 

 

미네소타의 심장이요 프랜차이져였으며, 리그에서 가장 많은 샐러리를 받고 있는 메가톤급 수퍼스타 가넷을 데려오기 위해서 셀틱스는 엄청난 희생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급기야 '7 1' 이라는 사상 최대의 blockbuster trade가 감행됩니다.

 

 

 

케빈 가넷 알 제퍼슨+ 티오 레틀리프 + 라이언 곰즈 + 제랄드 그린 + 세바스찬 텔페어 + 2009년 로터리보호 1라운드 픽 + 보스턴으로 넘어간 미네소타 1번픽

 

 
 

에인지는 셀틱스의 우승을 위해 셀틱스를 가득 메우고 있던 '똘망똘망한 눈동자' 들을 모두 포기했습니다. 셀틱스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던 유망주들을 모두 보내면서까지 잡아야 했던 가넷은 셀틱스에 절실히 필요했던 기둥이었던 것입니다.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Big3”의 탄생이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케빈 가넷-폴 피어스-레이 앨런. 작년까지 각 팀에서 에이스를 맡고 있던 선수들이 1년만에 한 팀에 모여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 사례는 역사상 전무합니다. 셀틱스 Big3의 결성은 전세계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현지에도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습니다. TV만 켜면 녹색 유니폼을 어루만지고 있는 가넷과 앨런 피어스의 모습이 나왔고, 온갖 뉴스와 신문과 잡지는 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웃음짓고 있는 사진을 싣기에 바빴습니다. NBA 당국은 NBA의 홍보 자체를 셀틱스의 Big3로 대체해버렸습니다. 셀틱스 팀 인기 자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대체 케빈 가넷, 레이 앨런, 폴 피어스를 조율할 셀틱스 포인트가드가 누구냐?' 하는 만인의 호기심은 Rajon Rondo의 인기 급상승이라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낳았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라인업은 NBA 판도 자체를 바꿔버렸습니다. 울트라급 스타들이 세 명씩이나 한 팀에 모여 결의를 다지는 모습을 본 리그의 강팀들은 조바심을 내면서 자신들도 질세라 빅 트레이드를 감행했습니다. 댈러스는 제이슨 키드를 데려왔고, 선즈는 샤킬 오닐을 데려왔습니다. 레이커스는 가솔을 얻었습니다. 실로 이 거대한 트레이드들의 시발점은 보스턴 Big3의 결성이었던 것입니다.

 

 

 

 

Where I remember happens.

 

20년동안 잠잠하던 Celtic Pride가 다시금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에인지의 추진력과 결단력은 실로 무서운 데가 있었습니다. 그는 80년대 셀틱스 왕조에서 직접 선발로 뛰며 우승을 견인했고, 그 누구보다도 우승팀의 조건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Big3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들을 도와 힘을 다 해 줄 믿음직한 벤치플레이어들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Big3의 형성으로 셀틱스의 벤치는 휑하기만 했고, 이래서는 우승은 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수비와 허슬, 클러치 플레이로 2006년 마이애미 히트의 첫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제임스 포지, 레이 앨런을 지원사격해 줄 훌륭한 삼점슈터 에디 하우스, 골밑득점과 리바운드를 맡아줄 거구 신예센터 글렌 데이비스가 영입됩니다. 사치세를 감수해가면서까지 에인지는 스스로의 경험과 판단력을 총동원하여 적임자를 영입해내는데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레이전 론도, 켄드릭 퍼킨스, 제임스 포지, 리언 포우, 글렌 데이비스, 에디 하우스, 토니 앨런으로 벤치가 가득 채워지고 나서야 에인지는 승부수를 던집니다. 이제 드디어 멀게만 느껴졌던, 항상 남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았던, 너무 오래되어 기억도 가물가물한 '챔피언쉽' 의 원정에 힘찬 발걸음을 뗄 준비가 된 것이죠.

 

 

 

 

 

 

 

 


 

Fantastic Maiden Voyage

                       

 

그렇게 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셀틱스는 희망찬 시즌을 시작합니다.

 

 

홈에서 치룬 시즌 첫 경기,

 

매진사례를 이룬 수만명의 홈 관중 앞에 드디어 길이 회자될 셀틱스의 선발 라인업이 소개됩니다.

 

 

 
 

첫 경기를 보신 분은 경기 1쿼터 시작하자마자 관중들이 연호하던 ‘DEFENSE! DEFENSE!’ 구호가 생생히 기억나실 겁니다. 마치 파이널 시리즈의 4쿼터 2분을 남긴 마냥, 관중들은 자리에 앉을 줄도 모르고 그렇게 다들 목청껏 소리를 질렀습니다.

 

바야흐로 암울했던 셀틱스의 지난 20여년이 희망으로 가득 찬 나날로 바뀌었습니다. 관중들은 셀틱스가 우승을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것입니다.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셀틱스의 Big3의 강함은 첫 경기부터 여실하게 드러났습니다. ‘셀틱스에게 모두 집중된 관심을 내가 부숴주마하고 호언장담을 하고 온 길벗 아레나스의 워싱턴 위저스는 1쿼터까지 팽팽하게 나가다가 2쿼터부터 집중적으로 시작되는 셀틱스의 막강 화력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Big3가 내외곽에서 돌아가면서 터졌고 벤치 플레이어들은 그 Big3의 공간창출에서 생기는 찬스를 족족 득점으로 연결시켜줬습니다.

 

가넷은 골밑에서 양떼 우리에 들어간 맹수인마냥 펄펄 날았고, 피어스는 18피트를 자신의 안마당으로 만들며 돌파와 미드레인지 점퍼를 즐겼고, 레이 앨런은 더블, 트리플 스크린을 타고 달려나오며 깨끗한 삼점슛을 꽂았습니다. 동시에 또한 놀라웠던 것은, 1년만에 급조된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강도높은 질식수비를 보여주며 both ends of the floor에서 극도로 지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셀틱스는 2쿼터에 37득점을 쏟아부으며 위저스를 18점으로 묶어버렸고 그때 이미 승부를 결정지어버립니다.

 

 

길벗 아레나스의 슛을 힘차게 블락하며 관중들을 흥분시킨 가넷
 
 

케빈 가넷 22득점 20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 3블락

폴 피어스 28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 1블락

레이 앨런 17득점 2어시스트

 

103 83의 대승을 거두며, Big3는 고루 대단한 활약을 하고 4쿼터 후반부 승패가 결정되자 기립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들어갑니다. 승리 그 이상으로 팬들이 절감한 것은 올해 셀틱스가 뭔가 일을 낼 것 같다는 희망이었을 것입니다.

 

 

 

 

 

 

 

 


 

Big3, Big3, Big3

 

 

 

 
 

각 팀에서 에이스요 리더였으며 고액연봉자에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실력 있기로 정평이 나있는 perennial all-star들은 자신의 주가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자신과 비슷한 선수와 함께 뛰는 경우 알력다툼이나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때문에 셀틱스의 Big3가 결성될 즈음 자연스럽게 그들의 공존 여부의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즌 경기를 거듭해갈수록 그들은 100% 공존 가능하며 120%의 효과를 낸다는 것이 승패와 기록으로 증명되었습니다. 가넷과 앨런의 각각의 능력은 셀틱스에게 커다란 힘이 되었고, 활동반경이 겹치지도 않았을 뿐더러 각자 맡은 역할이 달랐고 이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냈습니다.

 

 

 

 

케빈 가넷은 초일류 인사이더, 리바운드 왕답게 골밑득점과 리바운드 면에서 경기마다 발군의 활약을 펼쳤고 디펜시브 퍼스트팀 단골손님다운 질식수비를 펼치며 팀 전체의 공격과 수비를 중앙에서 조율했습니다. 또한 쩌렁쩌렁한 포효와 경기마다 보여주는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유약하다는 말을 듣던 셀틱스에 근성과 카리스마를 충만케 했습니다.

 

 

 

 

레이 앨런은 가넷과 퍼킨스의 하이스크린을 받거나 45도에서 자리잡은 가넷과 피어스의 공격으로 생기는 찬스를 킥아웃으로 삼점슛 마무리를 해주었고 직접 드라이브인을 하여 마무리를 짓거나 더블스크린을 받아 위크사이드를 휘저으며 가넷과 퍼킨스, 피어스 등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상대팀으로서는 가넷과 앨런으로 이어지는 파상공세는 알면서도 당하는 무기였을 것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외곽 지원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던 셀틱스에게는 리그에서 가장 확실한 삼점슈터가 버티고 있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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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피어스는 4쿼터의 사나이라는 별명대로 승부가 결정지어지는 경기 막바지에 파울 유도와 골밑돌파로 수비를 뚫었으며 수비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암울했던 자신의 팀에 가넷과 앨런이라는 좌청룡 우백호를 거느린 피어스는 경기마다 함박웃음꽃을 피웠고, 프랜차이져다운 리더 역할을 잘 해내며 자존심 강한 세 명의 공존을 완벽하게 조율해냈습니다.

 

 

 

 

 

 

케빈 가넷, 레이 앨런, 폴 피어스. 이 세 명은 세상이 다 아는 일류 공격수요, 모두다 접전의 상황에 강하고 강심장입니다. 또한 세 명 다 너무도 흡사한 과거를 겪어왔기에 서로의 입장을 잘 헤아릴 수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세 명 다 이타적이라 욕심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도리어 자신이 올릴 수 있는 스탯도 팀과 팀원을 위해 아낌없이 헌신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언론에서 자신들만 앞다투어 집중 보도할 때 도리어 팀원들에게 공로를 돌렸고, 좋은 활약을 하는 팀원들에게는 찬사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벤치에서는 열성 셀틱스 팬이라도 된 양 열렬하게 응원을 했습니다.

 

아무리 헌신하고 헌신해도, 실력은 감출 수가 없는 법. 세 명의 눈부신 활약 앞에 셀틱스의 미래는 밝기만 했습니다.

 

 

 

 

 

 

 

 


 

Ups and Downs

 

 

 

대성공적인 첫 경기 이후 셀틱스는 더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며 만나는 상대를 족족 초토화시키기에 이릅니다. 덴버를 119 93, 애틀란타를 106 83, 뉴저지를 112 101, 인디애나를 101 86, 뉴저지를 또 한번 91 69로 완파하는 등, 드와잇 하워드가 괴물같은 활약을 펼친 올랜도에게 104 102로 아깝게 패할때까지 파죽의 10연승을 달렸고 일찌감치 시즌 1위의 고지에 올라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은 채 독야청청 앞서 달려나갑니다. 어느 팀과 만나도 2쿼터때 맹렬하게 몰아붙였고 3쿼터때는 일찌감치 가비지 타임이 발생할 정도로 셀틱스의 공수에서의 전력은 막강했습니다.

 

 

 

 

 정규시즌 덴버전 하이라이트

 

 

물론 언제나 압승만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랩터스전, 히트전, 불스전, 밥캣츠전, 디트로이트전 등에서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셀틱스에는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강심장들이 득시글거리는 팀이었고 이는 어김없이 대부분의 경우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레이 앨런의 클러치 능력이 단연 빛을 발했는데, 제대로 보지도 않고 던지는데 림도 안 맞고 들어가는 그의 깔끔한 삼점 버저비터는 위기의 순간마다 셀틱스를 구해냈습니다. 랩터스전 연장까지 가는 접전 마지막 공격에서 가넷의 스크린을 받아 베이스라인으로 달려나와 꽂아넣은 삼점 위닝샷으로 시작한 레이 앨런의 클러치포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계속되었습니다. 샬럿전에서는 4쿼터 4초 남은 상황에서 105 103으로 지고 있는데 공격권도 빼앗긴 절박한 상황에서, 천금같은 스틸, 루즈볼을 잡아 하체의 밸런스가 완전히 흐뜨러진 상황에서도 릴리즈를 평온하게 유지하며 던진 레이 앨런의 삼점슛은 어김없이 네트를 갈랐고 셀틱스는 레이에게 달려와 그를 무등태웠고 샬럿 선수들은 땅바닥에 쓰러져 좌절했습니다. 이밖에도 클리퍼스 전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은 미드레인지 점퍼를 작렬시켰고, 댈러스전에서는 87 88로 뒤진 마지막 공격에서 주특기인 더블스크린을 타고 나와 삼점 위닝샷을 꽂아넣었습니다.

 

 

 

 
 
 

앨런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가넷도 불스전 박빙의 상황에서 벤 월러스의 강력한 수비를 상대로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로 위닝샷을 작렬시켰고 피어스도 멤피스전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점퍼를 터뜨렸습니다. 제임스 포지는 히트전의 마지막 공격 스틸 등 허슬로 클러치 플레이를 일삼았고(?) 글렌 데이비스는 미리 보는 동부 결승이라 불린 디트로이트전에서 맹활약을 하면서 마지막엔 위닝샷까지 넣는 일생 일대의 깜짝 활약을 합니다.

 

 

 

 

셀틱스의 우승은 어느덧 거의 당연에 가깝게 여겨졌고, 현지 전문가들은 셀틱스가 96년 시카고 불스의 72승 기록을 깰지도 모른다는 예상까지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셀틱스의 연승가도행진은 잠시 주춤하기 시작했습니다.

 

 

 

셀틱스의 전력은 분명히 좋았지만, 급조된 팀이다보니 공격시 전술의 다양성이 아직은 부족했습니다. 시즌 초반에는 아직 상대팀에게 정체가 알려지지 않아 경기마다 압승을 할 수 있었으나, NBA 최고의 인기를 가져온데다가 모든 팀이 가장 주목하는 표적이 된 셀틱스의 공격 패턴은 시즌이 지남에 따라 점차 타팀들에게 면밀히 분석되고 파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상대팀들은 레이 앨런이 더블스크린을 타고 휘젓고 다니는 플레이를 철저하게 막았고, 이는 레이 앨런의 주특기 슈터 전법을 봉쇄하면서 자연스럽게 가넷의 창출효과도 떨어뜨리게 되었습니다. 빅맨과 슈터의 활약이 주춤하니 다급한 피어스는 약간의 볼 호그 기질까지 보이면서 무리한 플레이도 자주 했고 턴오버는 늘어났고 실책은 잦아졌습니다. 토니 앨런과 레이전 론도는 업친데 덥친격으로 무조건적으로 골밑으로 돌진하다 오펜스 파울을 범하고 스틸을 당하는 본헤드 플레이까지 일삼으며 셀틱스의 공격 흐름을 깨놓았습니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MVP 후보 0순위로 거론되던 팀의 기둥 케빈 가넷이 경미한 부상을 당합니다. 가넷 본인은 마음대로 안 되어가는 시즌의 흐름을 다시 끌어올리고자 출전을 요청했지만 닥 리버스 감독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가넷의 출장을 금지시키고 부상치료에 전념할 것을 권합니다. 리버스 감독도 올해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셀틱스 우승에 필수불가결한 기둥뿌리인 가넷이 최정상의 컨디션으로 플레이오프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때문에 가넷은 생애 처음으로 치루는, 자신이 작년까지 10년동안 Heart and soul이었던 미네소타의 첫 원정경기에서 울브즈 팬들의 기립박수를 코트차림으로 받아야 했습니다.

 

 

 

 

가넷의 이탈은 도리어 셀틱스에게 고무제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NBA에서는 어떤 상황이 언제 생길지 모르고 플레이오프에서는 더더욱 미지수이기에 가넷 없이도 플레이하는 법을 배워야 했고, 팀내 최고 리바운더가 사라진 상황에서 더더욱 끈질긴 허슬로 대응하게 되었지요.

 

셀틱스는 가넷 없이도 훌륭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승수를 올렸습니다. 미네소타전에서 온 선수들이 똘똘 뭉쳐 다 진 경기를 살려내 리언 포우의 버저비터로 짜릿한 승리를 가져가는 모습, 디펜딩 챔피언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팀 던컨을 상대로 한 승리, 뉴욕 닉스와의 대결에서의 압승과, 인디애나전에서의 승리 등이 모두 가넷 없이 이뤄낸 일이었다는 것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넷은 덴버전에서 돌아왔으나 컴백 무대에서 앨런 아이버슨과 카멜로 앤써니의 화력을 막지 못해 패배를 맛봐야했고 선즈전에서는 완패를 당하고 맙니다. 이후 셀틱스는 시즌 초반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거의 모든 경기를 4쿼터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상하기 힘든 혼전이 계속되었습니다.

 

이 혼전의 난무를 안정시킨 것은 이번에도 데니 에인지였습니다. 가넷이 벤치에 있을 때 급격하게 약해지는 골밑수비와 그 때문에 약해지는 팀 디펜스의 강도를 살리기 위해 디펜시브팀 수상 경력자인 노장 PJ 브라운을 영입하였고, 이어 2번의 챔피언쉽 경력 보유자면서도 가넷, 앨런과도 각각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한 적이 있는 리그 최고 수준의 포스트업 포인트가드 샘 카셀을 영입하여 벤치의 화력을 곱절로 늘립니다.

 

 

 

 
 
 
 

셀틱스의 기세는 다시금 타올랐습니다. 한 때 Big3를 제외하면 벤치가 빈약하다는 평을 듣던 셀틱스가 제임스 포지, 샘 카셀, 리언 포우, PJ 브라운, 에디 하우스, 토니 앨런, 글렌 데이비스로 이어지는 젊고 날랜 유망주와 우승과 수상으로 검증받은 노장들로 가득 채워진 리그 최고의 벤치를 보유한 팀으로 거듭났습니다.

 

 

 

 

 

 

 

 

 

 


 

Texas Triangle Sweep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까지 맞춘 셀틱스에게 그들의 자격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버뮤다 트라이앵글만큼이나 살아져 빠져나오기 힘든(?) 스퍼스-로케츠-매버릭스의 텍사스 트라이앵글 원정이 그것이었죠. 현지에서도 셀틱스가 과연 서부 강팀들을 상대로 동부팀에게 보여준 도미넌트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화제거리였습니다. 하지만 셀틱스는 자신감으로 넘쳤습니다. 가넷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레이 앨런과 폴 피어스의 컨디션은 어느 때보다도 좋았으며, 이제는 그 Big3를 옆에서 도와줄 유능한 팀원들이 기라성같이 벌려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던컨-마누-파커가 모두 출전한 디펜딩 챔피언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진검승부로 텍사스 원정은 시작합니다.

던컨대 가넷이라는 희대의 라이벌간의 대결, 피어스-앨런의 쌍포와 마누-파커의 쌍포의 대결, 그리고 동부 최고와 서부 최고의 수비가 만나는 리그 최고의 수비팀을 가리는 대결…. 그야말로 진국 승부였죠.

 

스퍼스 홈에서 치뤄진 경기 초반에 스퍼스는 유기적인 볼 흐름을 이용해 오픈샷을 계속해서 성공시키며 셀틱스를 압도했고 1쿼터 종료때는 무려 17점까지 나면서 경기 흐름은 뜻밖에도 일방적으로 가고 맙니다. 초반부터 너무 크게 당한 셀틱스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이 패닉상태를 스퍼스는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져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2쿼터 한 때는 20여점까지 벌어지는 해프닝을 겪습니다.

 

여기에서 셀틱스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납니다. Big3에 의존하는 면이 강했던 셀틱스가 벤치 싸움에서 강팀을 누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죠.

 

샘 카셀의 실질적인 데뷔 무대였으며, 카셀은 스스로의 진가를 만인이 보는 앞에서 증명합니다. 자랑하는 포스트업 공격으로 스퍼스의 빠르지만 작은 포인트가드들을 마구 유린하며 계속해서 턴어라운드 점프샷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고 이는 점수차를 좁힘과 동시에 셀틱스 전원의 사기를 급상승시켰습니다. 5연속 점퍼를 꽂으며 바스켓카운트까지 얻어낸 카셀은 가넷과 피어스가 다시금 투지탱천하여 코트에 들어서 활약하게 하였고 후반부에 가서야 제대로 볼만한 쇼다운이 벌어집니다.

 

가넷은 초반의 부진을 설욕하듯 철저한 디나이 디펜스로 던컨에게 공 투입조차 어렵게 만들면서 공격시에는 던컨의 수비를 상대로 빼어난 무브로 덩크와 이지 골밑슛을 계속 성공시키며 그의 수비를 무력화시켰습니다. 피어스는 스퍼스의 촘촘한 수비를 종횡무진 제치며 하이라이트 필름감 토마호크 덩크를 터뜨리고 파울을 얻으며 점수를 좁혔고, 레이 앨런은 스크린을 타고 나와 점퍼를 꽂으며 슛감을 회복했습니다. 3쿼터에 제대로 불이 붙기 시작한 Big3와 더불어 레이전 론도가 계속해서 이지 레이업을 성공시켰고 포지도 활약했습니다.

 

클러치에 강한 선수들로 가득한 최강팀의 대결다운 박빙의 4쿼터가 시작됨과 동시에 양팀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혼전을 거듭합니다. 하지만 가넷의 수비 앞에 던컨이 계속 침묵하는 가운데 셀틱스는 열화와 같은 공격력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멋진 패스웍으로 만들어낸 와이드 오픈 찬스에서 에디 하우스가 꽂아넣은 베이스라인 삼점슛과 가넷의 킥아웃을 받아 침착하게 성공시킨 카셀의 오픈 삼점은 그 경기의 위닝샷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셀틱스의 인바운드 패스를 보웬이 스틸하여, 그 공이 그런 상황 전공자인 로버트 오리에게 들어가는 가슴 철렁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지만요.

 

1쿼터 해설자들마저도 스퍼스의 완승을 점쳤던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셀틱스의 기적같은 승리였고, 또한 대단한 명승부였습니다. 셀틱스는 이 경기로 말미암아 최강팀과의 어려운 경기를 자신들의 스타일로 뒤집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을 것입니다.

 

 

 
 
 
 
 
 
 
 
이어지는 상대는 야오밍의 시즌아웃으로 암울한 상황을 겪다가 트레이시 맥그레이디의 맹활약에 힘입어 무려 22연승을 달리던 휴스턴 로켓츠였습니다.
 
하지만 불붙은 셀틱스의 화력을 막기에 로켓츠들은 너무 지쳐보였습니다. 2쿼터까지 박빙으로 가던 승부는 수비를 걸어잠그고 동시에 Big3와 벤치들이 돌아가면서 맹폭을 퍼부은 셀틱스에게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하여 3쿼터 말에는 일찌감치 승부가 나버립니다. 셀틱스는 4쿼터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경기 끝나는 순간까지 처절하리만큼 로켓츠의 수비를 무력화시키고 공격 또한 무력화시킵니다. 이 경기에서 리언 포우는 Big3에 버금가는 대활약을 펼쳤고, 훗날 그가 보여줄 결정적인 활약을 암시합니다.
94 74의 대승. 휴스턴의 역사에 남을 최다 연승 기록은 셀틱스가 끊어냅니다.
 
 
 

 

 

 

 

 

 

마지막 상대는 2006년 파이널까지 올라간 강팀이요 제이슨 키드까지 영입하여 런앤건의 플레이까지 갖춘 댈러스 매버릭스였습니다.

 

가넷의 앨리웁으로 힘차게 시작한 경기는 1쿼터 초반부터 극도로 치열했습니다. 키드의 속공에 힘입어 댈러스는 전원이 공격에 가담하면서 셀틱스 수비를 어수선하게 만들었고, 테리와 노비츠키 스택하우스의 야투는 불을 뿜었습니다. 하지만 셀틱스도 질세라 가넷의 골밑 공략과 피어스의 돌파, 레이 앨런의 3점슛으로 치열하게 대응했지요. 카셀의 미드레인지 점퍼, 에디의 삼점슛, 포우의 레이업이 터지면 댈러스쪽에서도 질세라 데븐 조지, 조쉬 하워드의 미드레인지 점퍼로 반격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셀틱스의 강점은 또다시 드러났습니다. 모든 스타일의 선수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포스트업과 페이스업이 가능하고 블락샷과 스틸에도 능한 토탈패키지 가넷, 파워와 근성으로 저돌적인 돌파를 하여 자유투를 얻어낼 수 있는 피어스, 퓨어 슈터이면서 동시에 슬래셔 플레이도 가능한 레이 앨런, 골밑 사수가 주특기인 퍼킨스와 브라운, 삼점슛 전문 하우스, 포스트업+미드레인지 점퍼 전문 카셀, 허슬과 스윙맨 수비 전문 포지, 돌파와 와이드 오픈 점퍼 마무리 전문 론도….

 

이렇게 많은 스타일의 선수들이 자기가 가장 뛰어난 분야에 특화되어 그 역할만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꾸려진 셀틱스라 그 어느 강팀과의 승부에서도 그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공략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경기는 마지막까지 이번에도 박빙이었고, 결국 승리의 여신은 셀틱스의 손을 들어줍니다. 레이 앨런은 해결사답게 마지막 공격에서 30여초를 남기고 더블스크린을 받아 달려나가며 패스를 받아 삼점슛을 던졌고 어김없이 그 슛은 네트로 빨려들어갑니다.

이 짜릿한 한 방을 끝으로 댈러스마저 꺾으며 텍사스 로드트립을 스윕으로 끝내는 위용을 떨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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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트라이앵글 스윕으로써, 셀틱스는 성적뿐만이 아니라 객관적인 전력으로도 리그 최고의 팀임을 증명해 보였다 하겠습니다.

 

 

 

 

 

 

 

 

 

 

 

 

 


 

시즌의 수확, 그리고 달콤한 결실

 

 

 

텍사스 스윕과 몇 번의 나머지 경기를 여유있게 마치고 시즌을 마무리한 셀틱스의 최종 성적은 66 16. 리그 1위의 성적이었습니다.

 

24 58패를 기록한 2007, 1년만에 무려 42승을 더 올린 셀틱스의 올해 2008년도의 대성공은 NBA 역사상 가장 큰 승률 상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겼습니다.

 

또한 비실점률, 삼점슛 방어율, 턴오버 유발률에서 모두 리그 1위를 기록하면서 92년 뉴욕 닉스 이후 처음으로 수비 3개부문 석권이라는 영예도 안으면서 리그 최고의 수비팀이라는 것을 다시금 만천하에 증명했습니다.

 

셀틱스의 emotional leader 1년만에 셀틱스의 자존심이 된 케빈 가넷은 all-NBA first team all-defensive first team, defensive player of the year를 석권하면서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 자리를 탈환합니다. 폴 피어스는 2003년 이후 얻지 못했던 all-NBA third team의 영예를 다시 안았고, Celtic Miracle을 이루어낸 장본인 단장 데니 에인지는 the executive of the year 를 수상합니다. 1년동안의 blockbuster trade들과 혹독한 연습, 그리고 열정과 헌신은 이렇게도 달콤한 과실이 되어 돌아왔던 것입니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우승으로의 힘찬 발걸음뿐이었습니다.

 

 

 

 

 

 

 

 

 

 

 

 

 

 

 

 

 

 

 

 

 


 

Playoffs, 그 험난했던 여정

 

 

 

 

 

 

 

1라운드- v.s 애틀란타 혹스

 

 

 

셀틱스의 리그 1위의 성적은 여유있는 1번 시드로 귀결되었고, 홈코트 어드벤티지까지 안았습니다. 1라운드 상대는 37승을 올린 8번 시드팀 애틀란타 혹스였습니다.

 

ESPN의 많은 전문가들은 셀틱스의 스윕을 점쳤습니다. 그만큼이나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나 성적으로 보나 상대가 안 되는 대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죠.

 

 

 

1차전에는 아니나다를까 셀틱스의 파상공세에 애틀란타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습니다. 왕년 레이커스 왕조의 천적이었던 마이크 비비를 레이전 론도가 철저히 압도했고, 가넷은 호포드와 조쉬 스미스의 높이를 상대로 더블더블을 찍으며 골밑을 사수했습니다. 피어스와 앨런도 각각 18, 16점을 기록했고, 포우, 카셀, 포지, 토니 앨런도 고루 활약하며 104 81의 손쉬운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2차전도 비슷한 양상이었습니다. 셀틱스는 공수에서 애틀란타를 철저히 압도했고, 혹스는 무리한 공격만 일관하다 자멸하였습니다. 96 77의 또 한번의 완승. 시리즈의 흐름은 안 봐도 예측이 될 정도로 자명하다 여겼던 사람이 대부분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속단은 금물이었음이 드러납니다.

 

 

애틀란타의 대반격이 시작됩니다. 홈으로 돌아온 애틀란타는 폭발적인 홈 관중들의 응원을 힘에 업고 총공격을 시행합니다. 애틀란타는 조쉬 스미스, 칠드레스, 조 존슨, 알 호포드 등 젊고 빠르며 크고 날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탄력받은 젊은 피의 화력은 대단했습니다. 높이를 앞세운 혹스는 수많은 블락샷으로 셀틱스 선수들의 골밑 돌파를 무력화시켰고, 운동능력에서 밀리기 시작한 셀틱스는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가넷이 분전하고 론도가 서커스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한 번 기세를 탄 혹스의 공격은 주춤할 줄을 몰랐습니다. 마지막 7점차까지 추격하였으나 마지막 슛을 레이가 실패함으로써 102 93으로 패합니다.

 

4차전에도 애틀란타는 높이와 운동능력으로 승부했고, 반면 셀틱스는 뭔가 넋이 나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나름 분전하였지만 공격은 잘 되지 않았고, 수비에서마저도 약점을 드러내며 혹스의 공격을 막지 못했습니다. 특히 조 존슨은 4쿼터때는 코비 브라이언트를 방불케 하는 어메이징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는데 존슨 하나에게 연속 13점을 헌납하는 치욕을 겪으며 97 92로 뼈아픈 패배를 합니다. 이로서 시리즈는 동률. 스윕이 예상되던 시리즈 치고는 너무도 의외의 상황이었습니다.

 

홈으로 돌아와 다시금 압도적인 전력으로 완승을 거둔 셀틱스였으나 애틀란타에서 치뤄진 6차전에서 셀틱스는 뼈아픈 징크스를 가지게 됩니다. 바로 훗날까지도 그들을 괴롭힐 원정 징크스였죠. 홈에서는 공수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원정 경기에서는 뭔가에 홀린 듯 불안하고 엉성한 공격을 펼쳤고, 수비도 안정적으로 되지 못했습니다. 이 징크스는 또다시 6차전 패배라는 결과로 귀결되었습니다.

 

우승후보 0순위, 리그 1위의 이름값을 못한다는 혹평을 단단히 들으며 셀틱스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7차전으로 돌입합니다. 셀틱스로서는 다행히 홈 경기였고, 홈에서의 무적이라는 자존심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99 65로 어김없이 혹스를 완파하고 2라운드에 진출합니다. 하지만 셀틱스의 전력 평가는 땅으로 떨어졌고, 동부 결승까지는 문제 없을거라는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죠.

 

 

 

 

 

 

 

 

 

 

 

 

 

 

 

 

 

 

 

 

 

2라운드- v.s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Number 23.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라는 팀 이름을 듣자마자 떠오르는 져지 넘버일 것입니다. 클리블랜드의 알파요 오메가인 르브론 제임스.

 

 

 

 

 

 

정규시즌 파죽의 연승가도를 달리던 셀틱스를 저지했던 팀도 바로 르브론의 클리블랜드였습니다. 게다가 르브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성숙하고 강력한 기량을 뽐냈고 코비 브라이언트를 떨어뜨리고 득점왕 타이틀까지 안았으며 all-NBA first team에도 이름을 올린 리그 첫손꼽는 초일류 선수로 스스로의 입지를 이미 다져놓은 선수였습니다.

 

 

그런 르브론을 막기 위해 셀틱스는 치밀한 작전을 계획하고 시리즈에 임했습니다. 가공할 파워와 가속도를 이용한 돌파가 주무기인 르브론을 점프슈터로 만드는 작전이었죠. 이는 스퍼스가 07 파이널에서 썼던 전법과 상당 부분 일치했습니다.

 

그리고 그 작전은 대성공이었습니다. 가넷을 핵으로 삼은 셀틱스의 수비는 피어스가 르브론을 탑에서 거리를 두고 방어하게 하여 그의 퍼스트스텝을 최대한 저지했고, 르브론이 돌파를 할 시에는 론도와 앨런, 가넷이 한꺼번에 달려나와 그의 돌파경로를 순식간에 차단하고 그의 공격을 삐걱거리게 만들었습니다. 돌파가 마음대로 안 되자 다급해진 르브론은 외곽슛을 쏴 봤으나 번번이 림을 외면했고, 18개의 야투 중 2개만을 성공시키는 졸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에서는 일가우스카스가 미드레인지 점퍼로 차곡 차곡 점수를 쌓았으며, 저비악도 삼점슛으로 지원 사격을 해주면서 큰 점수차가 나는 것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셀틱스에게는 피어스 이외에도 상대편 에이스를 끈덕지게 막아줄 제임스 포지의 존재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피어스가 벤치로 나가있을 때 포지는 르브론을 계속 따라다니며 손을 빠르게 놀려 공을 건드려 드리블을 저지했고, 스틸 찬스가 나면 몸을 날려가며 루즈볼을 잡으려 애썼습니다. 반면 클리블랜드도 셀틱스의 외곽포를 저지할 작전을 마련해왔는데, 저비악과 웨스트가 끊임없이 레이 앨런에게 들어오는 패싱레인을 방해하면서 그가 공을 제대로 못 받게 저지하였고, 레이 앨런은 0득점이라는 커리어 최악의 졸전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결국 돌아가면서 일류 수비수들에게 막히는 르브론이 고전하면서 클리블랜드도 조금씩 momentum을 잃어갔습니다. 마지막에가넷과 카셀이 4쿼터 승부에 쐐기를 박으면서 76 72의 짜릿한 승리를 따내죠. 저득점 경기였으나 그만큼 두 팀 다 수비가 치열했고, 탐색전이라는 느낌이 강했던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피지컬한 장기전이 예상된만큼 첫 경기를 잡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보아도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런 면에서 의미가 컸던 첫 승리라 하겠습니다.

 

 

 

2차전에서도 셀틱스는 어김없이 똑같은 작전으로 맞대응했습니다. “르브론을 점프 슈터로 만들기.” 르브론의 풀업점퍼의 완성도는 아직은 고감도 성공률로 게임을 풀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닥 감독의 판단은 이번에도 적중했습니다. 가넷의 헬프 디펜스를 축으로 하여 셀틱스 전원이 압박수비를 펼쳤고 돌파에 상대적으로 약한 캐벌리어스들의 퍼리미터는 전멸을 당하는 형국이었습니다. 르브론만 외로이 고군분투를 하였으나 셀틱스의 수비 그물망은 너무도 촘촘했습니다. 피어스와 포지가 탑에서 르브론을 강하게 압박하였고 르브론이 페인트존으로 진입하려고 속력을 내면 두 세 명이 한꺼번에 에워싸면서 르브론을 가두었고, 나머지는 르브론의 킥아웃을 디나이로 저지했습니다. 르브론이 자신 본래의 플레이를 못하고 순간순간 주먹구구식으로 플레이하는 경기에서 클리블랜드가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르브론이 우격다짐으로 던지는 슛은 에어볼이 되거나 림을 맞고 튕겨나오기 일쑤였고, 그가 자랑하던 골밑돌파와 레이업마저도 셀틱스의 방해에 실패하기 일쑤였습니다. 반면 공격시에는 가넷과 피어스 앨런을 이용한 공격이 불을 뿜었고 앨런은 1차전의 0득점 부진을 털어내고 좋은 활약을 선보였으며 벤치도 고르게 활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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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를 던져 르브론이 성공한 야투는 이번에도 고작 6…. 18개를 던져 달랑 2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한 1차전에 연이은 르브론 최악의 졸전을 이끌어낸 셀틱스의 가공할 디펜스는 2-0의 유리한 고지를 만들었고, 이번에야말로 셀틱스가 손쉬운 승리를 가져갈 것이라는 의견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셀틱스의 지긋지긋한 원정 징크스는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클리블랜드의 수비가 셀틱스의 공격의 모든 루트를 봉쇄하기에 이릅니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수비에서까지 혼란이 이어졌고, 기세를 탄 클리블랜드는 홈 관중의 환호성에 보답하듯 화끈한 공격으로 1쿼터 때 무려 27-8 run을 해버립니다. 르브론의 야투는 깨끗하게 꽂아넣은 삼점슛으로 살아났고, 야투에 자신이 붙은 르브론과 그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오픈 찬스들을 원정 전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셀틱스가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경기 내내 어떠한 구심점도 찾지 못한 채 셀틱스는 3차전에서 공수에서 완패를 당하고 맙니다.

 

 

4차전에서도 셀틱스는 3차전의 패배 요인인 르브론 수비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전 경기에서 슛감을 회복한 르브론의 화력은 무서웠습니다. 시리즈에서 야투 성공률 22%를 올리던 르브론은 4할의 삼점슛과 골밑돌파, 바스켓 카운트를 연달아 터뜨리며 팽팽하게 나가던 게임에서 4쿼터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였고 기어이 4차전마저 승리로 이끕니다. 다시 시리즈는 2 2. Wild Wild West라 불리는 서부 강호들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최대한 동부 시리즈를 빨리 끝내고 파이널에 안착하여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었는데 1,2라운드에서부터 그 전략은 실패로 돌아간 것이죠.

 

 

 

셀틱스는 시리즈가 갈리는 중요하기 그지없는 5차전을 홈에서 가졌고, 역시나 홈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두 경기의 완승으로 기세가 등등한 클리블랜드에게 2쿼터 한 때 43 29까지 뒤졌으나, 무너져가는 셀틱스를 구한 것은 가넷도 피어스도 앨런도 아닌 레이전 론도였습니다. 슈팅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늘상 받던 론도가 코너에서 백투백 삼점을 터뜨려 잃어가던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피어스와 가넷의 적극적인 골밑공략은 3점차로 전반을 종료케 했습니다. 후반에는 도리어 셀틱스가 수비로 클리블랜드의 공격을 봉쇄했고, 가넷이 골밑에서 펄펄 날며 덩크를 꽂았고 피어스와의 투맨게임으로 멋있는 덩크와 앨리웁도 만들어내며 96 89의 값진 승리를 따냅니다.

 

 

 

 

 

이렇게 지긋지긋한 징크스가 또 있을까요? 셀틱스 원정 악몽은 이번에도 그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여기에서 시리즈를 끝내자는 닥 감독의 다짐을 받고 온 셀틱스는 초반에는 접전을 펼치는데 성공하나 르브론의 파상공세와 바레장의 리바운드, 웨스트와 저비악의 외곽포를 막지 못하고 끌려가게 됩니다. 가넷과 피어스는 골밑까지 좀처럼 들어가지 못했고 장거리 점퍼로만 일관한 반면 클리블랜드는 적극적인 골밑 공략과 외곽의 조화를 이루며 셀틱스를 또다시 원정 패배의 쓴맛을 가져다 줍니다. 이로서 셀틱스는 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원정 6경기에서 6전 전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된 것이죠.

 

벼랑 끝까지 몰린 셀틱스. 이제 갈 곳은 없었습니다. 오로지 전진하여 어떻게 해서든 승리를 따내는 것밖에는 없었죠.

 

 

셀틱스가 가지게 된 절대절명의 위기의식은 셀틱스 프랜차이져요 리더의 각성모드를 야기시켰습니다. 시리즈 내내 르브론의 공격을 상대하면서 그의 완력을 뚫고 득점해야 했던 폴 피어스가 폭발한 것이죠.

 

 

 

 

피어스의 불뿜는 미드레인지 점퍼와, 승부에 쐐기를 박은 PJ 브라운의 천금같은 점프샷과, 튕겨나왔다 들어가 피어스의 얼굴에 수줍은 웃음을 가져다 준 클러치 자유투 2구를 마지막으로 길고 힘들었던 시리즈의 최종 승자는 결국 보스턴 셀틱스가 됩니다. 처절하고 피지컬했던 진흙탕 싸움에서 기어이 이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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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45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피어스 41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7차전 르브론과 피어스의 40-5-5 쇼다운은 마치 20여년 전 셀틱 프라이드의 핵심 래리 버드와 그와 앞뒤를 다투는 줄리어스 어빙의 플레이오프 쇼다운을 방불케 하는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스몰포워드들간의 명대결이었습니다.

 

 

 

 

 

 

 

 

 

 

 

3라운드- v.s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2004년 우승을 시작으로 디트로이트는 5년 동안이나 파이널과 동부 파이널에 진출해 온 동부의 강호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예상했듯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나- 동부 파이널은 동부 1,2위의 성적을 기록한 보스턴 셀틱스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의 대결이 됩니다. 가넷은 미네소타에서도 곧잘 그랬듯, 너무도 중요한 시리즈이기에 팀원들에게 전원 정숙 진지모드로 들어갈 것을 요청하였고, 팀원들도 두번의 7차전으로 쇠약해졌던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1차전에 임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습니다.

 

 

독한 마음을 먹고 들어온 셀틱스, 그들로서는 1차전은 반드시 이겨야 했습니다. 원정 전패의 성적과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은 그들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을 것입니다. 이 경기에서 피어스와 가넷의 원투펀치는 게임 자체를 접수해버립니다. 지금까지 시리즈에서는 가넷의 하이포스트 스크린과 피어스의 돌파를 주로 사용했으나 닥 감독은 전술을 바꾸어 피어스를 가넷의 위치에 세우고 그의 45도 하이포스트 공략과 돌파를 이용해 가넷을 슈터로 쓴 것이죠. 픽앤팝에 능하고 정확한 슛을 긴 레인지에서 넣어줄 수 있는 가넷의 효용성은 매우 컸습니다. 돌파로 페인트존으로 치고 들어가 가넷에게서 라쉬드를 떼어낸 피어스가 준 패스는 어김없이 20 피트에 나가 있는 가넷에게 연결되었고, 가넷은 립 해밀턴과 천시 빌럽스의 작은 키 위로 유유히 미드레인지 점퍼를 차곡차곡 꽂아넣었습니다. 가넷이 살아나니 수비가 가넷에게 집중되었고, 이번에는 피어스가 폭발합니다. 3쿼터까지 박빙으로 흘러가던 승부는 4쿼터에서 피어스의 원맨쇼로 셀틱스가 10점차까지 벌렸고, 결국 쐐기포까지 피어스가 꽂으며 1차전 홈 경기를 셀틱스가 가져갑니다. 가넷 26득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 2블락, 피어스 6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올립니다.

 

 

 

홈 전승, 원정 전패. 이는 홈에서 벌어진 셀틱스가 2차전도 가져갈 것이라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클리블랜드 시리즈와 지난 1차전까지 계속 부진했던 레이 앨런은 초반부터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듯이 열렬히 맹공을 퍼부었고, 마찬가지로 맹공을 가하는 립 해밀턴과 동부 최고의 슈터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쇼다운을 펼칩니다. 이중 삼중으로 스크린을 받아 달려나와 점프샷을 작렬시키는 똑같은 스타일의 두 명이일류 슈터들의 불꽃튀는 승부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하지만 믿었던 홈 전승의 위용은 디트로이트에게 허망하게 무너집니다. 셀틱스가 Big3에게 대거 의존하였던 반면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는 오랫동안 손발 맞춰온 조직력을 자랑하며 효율적인 팀플레이로 주전과 벤치 전원이 고루 활약하며 셀틱스의 수비가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할지를 예상치 못하게 만듭니다. 1차전에서 가넷과 브라운에게 막혔던 라쉬드 월러스가 터지고, 립 해밀턴이 터지고, 프린스가 터지고, 맥다이스가 터지고, 빌럽스와 벤치 플레이어 스터키까지 터지는 디트로이트의 조직력은 홈코트 무적 셀틱스를 격침시키기에 이릅니다. 마지막까지 가넷과 피어스가 클러치샷을 작렬시키며 분전했으나 빌럽스와 라쉬드의 삼점, 해밀턴의 쐐기포 러닝샷으로 플레이오프 최초로 셀틱스는 홈에서 고배를 마십니다. 홈 관중들도 아연실색하여 패배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25득점을 올리며 부진을 씻어낸 레이 앨런의 활약도 빛이 바랬습니다.

 

 

 

홈에서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패배를 당하고, 원정에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승리를 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셀틱스. 이미 홈 전승 기록은 깨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원정 전패 징크스를 깰 일만 남았던 것입니다.

 

 

셀틱스나 피스톤즈나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었습니다. 두 팀의 수비력이 강한 이상, 승자는 결국 얼마나 그 수비를 뚫고 강한 공격을 펼치느냐가 관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셀틱스는 패배한다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고지에 몰릴 3차전에서 열화와 같은 공격력을 펼쳤습니다. 이번에는 거꾸로 셀틱스가 훌륭한 조직력으로 피스톤즈를 몰아붙였고 피스톤즈는 갈팡질팡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가넷이 라쉬드와 맥다이스, 멕시엘을 돌아가면서 상대하면서도 퍼리미터를 포기하고 끈덕지게 골밑으로 들어가 다득점을 올렸고 가넷의 제공권 장악에 힘입어 셀틱스의 외곽포도 살아났습니다. 3쿼터 때 71 49로 여유로운 점수차를 벌린 셀틱스는 4쿼터 말미에 맹추격을 강행한 피스톤즈의 반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플레이오프 첫 원정 승리의 기쁨을 안습니다.

 

 

 

4차전은 셀틱스의 완패였습니다. 디트로이트는 안토니오 맥다이스가 신들린 점퍼 세례를 쏟아부으며 21득점 16리바운드 (7공격리바운드) 의 대활약을 펼쳤고, 4쿼터 마지막에 피어스의 골밑공략으로 5점차까지 따라붙은 승부는 립 해밀턴과 미스터 빅샷 천시 빌럽스의 점프샷 세례를 맞으며 셀틱스의 패배로 끝납니다. 94 75. 불과 3분만에 5점차에서 19점차로 벌어진 점수차는 셀틱스로서는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홈으로 돌아온 보스턴은 2차전에서 뼈아픈 홈 패배를 승리로 만회합니다. 가넷은 이번에도 세 명의 디트로이트 빅맨들을 한꺼번에 상대하며 33득점을 쏟아부었고, 무엇보다 두 시리즈 내내 슛감을 잃어버렸던 레이 앨런의 삼점슛 능력이 완벽하게 부활합니다. 앨런은 5차전에서 삼점슛을 6개 던져 5개를 성공시키는 고감도 슈팅감각을 찾았고 이는 비단 디트로이트 시리즈 뿐만이 아니라 디트로이트를 이길 경우 거치게 되는 파이널에서의 공격병기로서의 활약 여부에 큰 청신호가 되어 돌아오게 됩니다. 4쿼너 1 23초가 남은 상황에서 피스톤즈의 스터키가 3점을 꽂아넣으며 1점차를 만든 승부를, 시즌에서도 보여주었듯이 마지막 한 방의 카리스마가 제일 강한 레이 앨런이 부활한 슛감을 그대로 살리며 마지막 공격에서 클러치 삼점슛을 터뜨리며 승리를 가져옵니다. 반면 디트로이트의 마지막 공격에서는 방금 전까지 추격의 불씨를 살린 스터키가 귀중한 자유투 1구를 실패하면서 영웅에서 역적(?)이 되었고, 이어 얻은 자유투를 가넷이 성공시키며 치열했던 5차전의 승리는 셀틱스가 가져갑니다.

 

 

 

디트로이트 홈에서 펼친 6차전은 이 시리즈 최고의 명승부라 봐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양팀 다 동부 최고의 공격과 수비를 보여주었고, 팀플레이도 두 팀 다 막강했습니다. 허슬과 투지와 거친 파울과 블락샷과 스틸이 난무한 가운데 승부를 걷잡을 수가 없는 혼전이 계속되던 6차전에서 승기를 잡은 것은 셀틱스였습니다. 4쿼터 3분여를 남기고 가넷과 피어스, 론도가 연이어 클러치포를 작렬시켰고, 디트로이트의 마지막 찬스에서 정신이 딴 데 팔려있던 프린스에게서 포지가 뒤에서 달려와 천금 만금같은 스틸을 하였고 포지의 이 플레이는 파이널 진출팀을 결정짓습니다.

 

 

 

 

 

 

길고 진땀나고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적이었던 긴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동부의 진흙탕 싸움에서 최고 승자는 보스턴 셀틱스가 됩니다.

 

1987년 래리 버드가 이끈 마지막 파이널 이후, 무려 21년만에 보스턴 셀틱스는 꿈의 무대인 파이널에 진출합니다.

 

 

 

 

 

 

 

 

 

 

 

 

 

 

 

 


 

And.., the Finals..

 

 

 

셀틱스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을 때, 서부에서는 NBA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쟁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신성 크리스 폴이 이끄는 호네츠는 댈러스를 격침시켰고, 레이커스는 AI & Melo 콤비의 덴버를 스윕했습니다. 호네츠는 스퍼스를 상대로 7차전까지 그들을 몰아붙이는 명승부를 연출했고 가까스로 스퍼스는 벼랑 끝까지 몰린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디펜딩 챔피언의 체면을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라마 오돔을 그대로 보유한 상태에서 파우 가솔까지 거저 얻은 레이커스는 디펜딩 챔피언 스퍼스와 서부 결승에서 맞닥뜨립니다. 마누가 부상으로 주춤한 가운데서도 팀 던컨과 토니 파커가 활약했으나, 라마 오돔과 파우 가솔을 비롯한 레이커스 전원이 지원사격을 하는 가운데 시즌 mvp를 수상한 코비 브라이언트가 브루스 보웬과 스퍼스의 헬프 디펜스와 팀 던컨의 높이를 상대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매 경기를 접수했고, 20여점차의 점수차를 두 번이나 뒤집으며 스퍼스를 4-1로 완파하는 파란을 연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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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팬들과 커미셔너 데이빗 스턴까지도 바라던 LA Lakers vs Boston Celtics의 파이널 클래식 매치가 21년만에 이루어집니다.

 

빌 러셀, 윌트 체임벌린, 밥 쿠지, 제리 웨스트, 존 하블리첵, 엘진 베일러, 래리 버드, 매직 존슨, 카림 압둘자바, 케빈 맥헤일, 제임스 워디 등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레이커스와 셀틱스의 별들의 전쟁 NBA가 자랑하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제 그 역사를 새로 쓸 신예들이 그 숨가쁜 역사의 현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입니다.

 

 

 

 

보스턴 셀틱스는 1라운드에서 날래고 젊은 최고의 신예팀 혹스를 맞아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고, 동부 최고의 괴물인 르브론 제임스의 캐벌리어스를 맞아 또 한번의 7차전 사투를 펼쳤습니다. 그리고 동부 파이널에 5년 연속 진출했던 최고의 팀웍과 수비를 자랑하는 피스톤즈를 상대로 6차전까지 혼전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파이널에서는 이들보다 더 강한, 그리도 더욱 세련되면서도 완벽미를 추구하는 상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전문가들이 The Best player on the planet 이라는 칭호를 사용하길 마다하지 않는 선수.

Kobe Braynt.

 

 

 

코비 브라이언트는 득점왕을 르브론에게 빼앗겼으나 팀을 서부 1위로 이끌면서 물오른 기량을 한껏 선보였고 08년도 시즌 mvp all-NBA first team, all-defensive first team에 다시 한번 이름을 올리면서 개인성적과 팀 성적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는 쾌거를 만끽합니다. 스퍼스 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면서 그의 매서움은 다시 한번 큰 경기에서 드러났습니다.

 

이제 그와의 승부는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코비 외에도 가솔과 오돔이 있었고, 파머, 샤샤, 월튼, 튜리아프, 피셔같이 폭발력있는 롤플레이어들로 채워진 팀 레이커스였기에 셀틱스로서도 있는 힘을 다 하지 않으면 그 긴 여정이 물거품으로 변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1차전

 

 

정규시즌 1위의 성적을 보유한 셀틱스는 홈코트 어드벤티지를 얻었고, 자랑하는 홈 전력을 첫 경기부터 발휘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역사적인 리매치가 시작되었습니다.

 

1쿼터 초반에는 팽팽한 접전이 계속되었습니다. 동부의 진흙탕 싸움을 다 이기고 올라온 동부 챔프 셀틱스, Wild Wild West의 최후의 승자 서부의 챔프 레이커스다운 모습이었다 하겠습니다.

코비는 스퍼스전에서 그랬듯이 처음부터 맹공을 퍼붓는 것 보다는 기회를 엿보며 셀틱스 수비수들의 동선을 살피는데 주력하는 듯 보였습니다. 초반에 다소 밀리던 셀틱스는 가솔을 멋진 크로스오버로 제치고 투스텝으로 페인트존으로 순식간에 들어와 덩크를 터뜨린 가넷의 카리스마에 다시 기세를 회복하고 접전을 펼칩니다. 가넷의 미드레인지 점퍼와 앨런과의 픽앤롤, 피어스의 돌파에 이은 마무리 등 셀틱스가 자랑하는 공격 옵션은 총동원하여 상대합니다. 레이커스도 코비와 가솔을 이용한 투맨게임으로 이지찬스를 만들며 득점을 차곡 차곡 쌓아갑니다.

 

하지만 셀틱스는 플레이오프 진출 팀 중 가장 많은 경기를 거치며 파이널에 왔고, 이 경험들은 수많은 상황들을 겪으며 더 나은 전술과 라인업의 변화를 가능케 했다는 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또한 동부 파이널의 치열한 승부에서 잠잠하던 레이 앨런이 슛감을 찾았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달아오른 1쿼터의 줄다리기 승부에서 레이 앨런이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마무리, 곧이어 샤샤의 수비를 크로스오버로 제치고 곧장 풀업 삼점슛을 작렬시키며 금새 5점차로 달아나며 레이커스에게 타임아웃 하나를 소모하게 합니다.

 

셀틱스는 코비 브라이언트를 막을 준비를 단단히 해왔고 이 또한 2쿼터에 들어가면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코비가 초반에 펼친 탐색전은 도리어 셀틱스에게 코비 브라이언트의 공격시 동선을 파악하는 계기로 작용하였고, 미리 치밀하게 준비해간 코비 브라이언트 봉쇄 작전은 이와 절묘하게 맞아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앨런이 코비를 막고 론도가 코비에게서 나가는 패스를 빠른 손으로 계속 저지하며, 코비가 페인트존으로 치고 들어올 시 가넷을 포함한 셀틱스 선수들이 전원 급격하게 뛰어들어와 공간을 좁히고 코비의 마무리를 차단하였습니다. 코비가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도 두 세명이 한꺼번에 디나이 디펜스를 펼치며 그에게 들어오는 엔트리 패스를 최대한 방해하였고, 이중 삼중으로 그의 동선을 따라 끈질기게 따라다니면서 그가 마음대로 기술을 구사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레이커스는 수비에 막혀 고생하는 코비를 도와 샤샤와 월튼, 파머, 가솔 등이 꾸준히 득점을 해주면서 큰 점수차가 나지 않고 잘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그런 셀틱스 수비를 상대로 자신이 무리하게 공격을 하여 트랩에 갇히지 않고 최대한 패싱플레이를 하면서 피니쉬 능력이 좋은 가솔을 이용해 찬스를 조금씩 만들어나갔습니다.

 

팽팽하게 나가던 경기 흐름이 급격하게 이상해지게 된 것은 3쿼터 중반이었습니다. 절묘한 페이크로 라드마노비치에게 4점 플레이까지 얻어내며 잘 싸우던 폴 피어스가 코비의 슛을 막다가 착지시 발을 잘못 디뎌 부상을 당하고 만 것입니다.

 

고통으로 신음하는 피어스는 상당히 심한 부상을 당한 듯 보였고, 열광하던 보스턴 관중들은 한 순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집니다. 피어스는 스스로의 발로 걸어나가지도 못하고 몇 명의 동료들에게 들려 라커룸으로 나갑니다.

 

 

 

 

셀틱스의 승리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인 피어스가 그렇게 실려나갔으니 보스턴으로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리버스 감독을 제외한 셀틱스의 코치진과 단장 데니 에인지까지 피어스를 따라 라커룸으로 다급히 따라가기가 무섭게 이번엔 켄드릭 퍼킨스가 코트에 넘어져 부상을 당하고 그마저도 라커룸으로 들어갑니다. 순식간에 키 플레이어 두 명을 잃은 셀틱스는 금새 초상집 분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레이커스는 피어스와 켄드릭의 부재를 공략하며 점수를 쌓기 시작했습니다. 가넷이 공수에서 활약하며 리바운드를 장악하였고 레이 앨런과 포지가 코비를 돌아가면서 막으며 터프샷을 쏘도록 유도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레이커스의 흐름으로 넘어갔을 것입니다.

 

 

 

드라마틱한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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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안 나오는 줄로만 알았던 피어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발로 걸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다시 코트 안으로 뛰어 들어옵니다. 열화와 같은 환성을 보내는 홈 관중들..

 

그런 관중들에게 보답하듯 피어스는 들어오자마자 코비에게 파울을 얻어내 자유투 2구를 성공시키고, 론도의 패스를 받아 백투백 삼점을 터뜨리며 셀틱스의 관중을 fired up 합니다.

 

 

 

17년 전의 데자부를 보는 듯 했습니다. 피어스의 이 컴백은 17년 전 이 곳의 어느 누군가와 너무도 닮아 있었습니다. 바로 91 플레이오프 인디애나 페이서스전에서 부상당하여 라커룸으로 들어갔다가 투지로 달아올라 코트로 다시 뛰어들어와 기립박수를 받고 그대로 경기를 접수한 셀틱스의 자존심 래리 버드의 컴백과 너무도 흡사했습니다. 

 

 

 

 

피어스의 드라마틱한 컴백과 몸을 사리지 않는 그의 열정은 셀틱스 전원에게 대단한 고무제가 되어 그들의 열정에 화염을 지피고야 말았습니다. 셀틱스는 전원이 전보다 더더욱 타이트한 수비를 펼치기 시작하였고 루즈 볼을 잡기 위해 몸을 날리며 투지를 불태웠습니다. 4쿼터에 가넷은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이 될 위기의 루즈볼을 잡기 위해 하프라인까지 뛰어가 몸을 날려 공중에서 노룩패스를 찔러주어 카셀에게 패스를 연결시키는 등, 모두들이 우승의 갈망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4쿼터 마지막에는 포지가 클러치 삼점포를 꽂아넣었고, 코비와 오돔이 번갈아가면서 중요한 골을 성공시키며 접전이 펼쳐집니다. 마지막 1 30초를 남기고 포지가 쏜 삼점슛이 튕겨나오자 가넷이 득달처럼 달려들어 솟구쳐 그 공을 잡아 그대로 풋백 토마호크를 찍어내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습니다. 이 한 방을 끝으로 셀틱스는 값진 파이널 1차전 승리를 쟁취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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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

 

 

 

1차전의 연속이나 다름없는 패턴이었습니다. 1쿼터 2쿼터가 진행될때까지는 양팀의 치열한 공방이었습니다.

 

하지만 세부사항을 놓고 살펴보면 분명 많은 면에서 레이커스에게 불리한 경기였습니다. 첫째로 보스턴은 홈에서는 단 1패만을 기록한 홈 무적 팀이었고, 둘째로는 셀틱스는 리그 최고를 넘어 역대 최고 반열을 다툴 수준의 수비를 지닌 팀이었으며, 셋째로는 스퍼스전까지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던 장신에 빠르고 볼 핸들까지 능하여 골밑돌파를 막을 사람이 없던 오돔의 천적 가넷이 오돔을 완전봉쇄하였다는 점, 넷째로는 폴 피어스를 막을 선수가 레이커스에 코비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는데 (블라디미르 라드마노비치는 피어스를 매치업 하느라 파이널 내내 파울트러블과 다실점에 시달리지요) 코비가 피어스를 막자니 레이 앨런의 화력이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오르고 있어서 코비 혼자 피어스와 앨런을 다 수비하려면 체력 소모가 엄청나 공격에 힘을 쏟기 어렵다는 점, 다섯째로는 반대로 그런 코비를 막을 수비수는 앨런에 피어스, 포지까지 세 명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쉴새없이 스크린을 타고 뛰어다니며 캐치앤 슛을 쏘는 레이 앨런은 리그의 많은 선수들이 입을 모아 말하듯 막기 가장 지치는 선수입니다. 그런 앨런을 막던 코비는 앨런이 들어가자 타오르기 시작한 피어스를 이어서 막아야 했고 2쿼터 초반부터 코비의 움직임은 현저하게 둔해집니다.

 

이 때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2차전의 영웅이 탄생합니다. 바로 정규시즌 가넷이 결장했을 때도 준수한 골밑득점과 리바운드로 골밑을 책임져주던 리언 포우였습니다.

코비가 주춤하는 새 리언 포우는 계속 저돌적인 골밑공격으로 레이커스 빅맨들에게 파울을 얻어냈고, 8번 연속으로 자유투 라인에 서면서 점수를 6점차로 벌립니다. 또한 수비시에는 수비 리바운드를 확실하게 건저내어 곧바로 달려나가며 론도에게 연결하여 셀틱스가 속공을 펼칠 수 있게 재빠른 플레이메이킹을 해줬고, 그 속공을 활용해 달려나간 피어스가 와이드 오픈 삼점을 꽂으면서 순식간에 8점차로 점수를 벌리며 균형을 깨버립니다.

 

사실 그것은 그 날 있을 리언 포우의 활약의 서막에 불과했습니다. 포우는 2쿼터 7 44초를 지날 즈음 또다시 바스켓카운트를 얻어내며 리드를 10점차로 벌려버렸고, 그 후에는 더더욱 매서운 골밑공격을 시작합니다. 피어스의 패스와 가넷의 킥아웃을 받아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요 나중에는 인바운드 패스를 받아 레이커스 수비가 태세를 정돈하기도 전에 그대로 돌진하여 찰스 바클리를 보는 듯한 coast to coast 토마호크 슬램까지 찍어버리며 셀틱스 홈구장을 흥분의 도가니탕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 날 포우는 21득점을 올렸습니다. 최고의 무대인 파이널에서 포우는 어려웠던 지난 나날들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버리며 the game of his life를 가졌습니다.

 

 

 

포우의 맹활약과 함께 보스턴의 Big3는 공수에서 여느때와 같이 좋은 활약을 했고 포지와 퍼킨스, 브라운이 계속해서 멋진 허슬플레이를 보여주면서 수비에서 레이커스를 틀어막고 공격에서는 레이커스를 공중분해하기에 이릅니다. 62 46. 16점차까지 벌어진 점수차는 3쿼터가 끝나가도록 좁혀들 줄을 몰랐고 셀틱스는 축제 분위기에 빠집니다.

 

하지만 셀틱스는 잠시 현재에 안주하여 셀틱스의 원동력인 투지를 잠시 상실합니다. 그들의 투지가 약해진 틈을 타 레이커스는 가솔을 제외한 전 라인업을 삼점슈터로 채우고 궁병대의 화력을 총동원하여 대반격에 나섭니다. 피셔와 샤샤, 파머와 코비, 라드마노비치의 삼점슛이 불꽃같이 터지면서 점수는 점점 좁혀지고, 4쿼터 1분을 남겨놓고 피어스의 패스가 스틸당해 라드마노비치가 원맨속공으로 덩크로 마무리를 지어 20점을 넘기던 리드가 3분여만에 4점차로 줄어버리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파란이 일어납니다.

 

비상이 걸린 셀틱스는 그때서야 허둥지둥 수비 태세를 갖추지만 코비는 즉시 자유투를 얻어냈고 2구를 다 성공시켰습니다. 4쿼터 22초를 남기고 2점차까지 따라잡힌 셀틱스, 관중들은 어안이 벙벙하여 쥐 죽은 듯 조용해졌고, 닥 리버스 감독은 안절부절 앉아있지도 서 있지도 못하며 여기저길 돌아다녔습니다. 순간의 방심이 너무도 큰 결과를 초래한 것이죠.

 

마지막 공격에서 셀틱스는 가장 확률높은 피어스의 돌파를 선택하고 피어스는 어김없이 자유투를 얻어내어 2구를 성공시킵니다.

그리고 레이커스의 타임아웃 후 마지막 공격에서 셀틱스는 코비를 집중마크하여 그가 공을 못 받게 하였고, 샤샤에게 간 공을 그가 던지려는 찰나 포지가 달려들어 그 샷을 냅다 블락하고 나가는 공을 몸을 날려 감싸안고 파울을 유도합니다. 셀틱스 일생일대의 위기가 피어스와 포지의 두번의 crucial play로 가까스로 비껴간 것입니다.

 

간신히 얻어낸 2차전 승리 후, 파이널에서 2-0 시리즈를 뒤집은 사례는 역사에 흔치 않은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인터뷰 질문에 피어스는 “We don’t count on statistics.” 라는 한 마디로, 역대 전적에 연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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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

 

 

셀틱스와 레이커스는 역사상 10번이나 파이널에서 만났고 시리즈 전적은 8 2로 셀틱스의 승리였습니다. 하지만 2-0 상황에서 레이커스가 파이널을 뒤집은 사례는 전무했고, 이것은 바꾸어 말하면 셀틱스가 2-0 리드를 한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불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던 것이죠. 하지만 공은 둥근 법이고, 필 잭슨 감독 또한 시리즈는 끝난 것이 아니라는 한 마디로 자신감을 표시했고, 2차전까지 셀틱스 디펜스에 저지당하며 제대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코비 브라이언트도 홈에서는 다를 것이다라며 오기를 보였습니다.

 

 

리그 역사에 손꼽히는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선수의 말은 3차전 현실로 드러납니다.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코비는 촘촘히 달라붙는 셀틱스 수비를 애크로배틱하게 돌파해나가며 끊임없이 림을 공략합니다. 2차전에 많은 돌파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울콜이 잘 불리지 않자 파울을 얻기보다는 직접 마무리를 하는 저돌적인 방법을 택한 것이죠. 그리고 이 수에 셀틱스는 말려들었습니다.

 

 

 

 

 

코비가 돌파만 하면 레이업이 들어가고 파울콜이 불리기 시작하자 당황한 셀틱스는 코비에게 더더욱 집중견제를 해야 했고, 코비는 이 틈을 타 더블팀, 트리플팀을 끌어와 팀메이트에게 패스를 찌르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로 코비→튜리아프→월튼→파머→샤샤로 다섯 명 전원이 빠르게 패스를 돌리며 샤샤가 와이드 오픈 삼점을 꽂는 아름다운 볼 흐름도 연출이 되죠. 코비가 계속 바스켓을 공격하는 와중에도 절정의 슛감을 찾은 레이 앨런의 화력과 피어스의 플레이 메이킹으로 한 자리 점수차는 계속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가넷은 초반 8개의 야투를 던져 모두 실패하고 앨런이 올려준 앨리웁을 덩크로 연결시키며 겨우 한 숨 돌립니다.

 

4쿼터에는 앞서거니 뒷서거니 박빙의 승부였습니다. 레이 앨런의 삼점슛이 열화같이 터졌고, 코비는 계속해서 종횡무진 돌파를 하며 점수를 쌓았으며, 피어스도 돌파로 응수했습니다. 코비의 와이드 오픈 삼점이 터지자 피어스가 3점 플레이로 반격, 곧이어 가넷이 가솔과 오돔의 더블팀을 멋진 스핀무브로 제치고 귀중한 골을 성공시키며 4쿼터 2분여를 남기고 2점차를 만들죠.

 

리그 역사에 첫손꼽히는 해결사 코비의 클러치 능력은 유감없이 3차전에서 발휘됩니다. 코비가 불이 붙자 셀틱스는 하프라인에서부터 코비에게 더블팀을 붙이는 결정적인 실수를 해버렸고, 코비의 패스는 그대로 샤샤의 삼점 빅샷으로 연결됩니다. 그 후 공격에서 레이 앨런의 수비를 뚫고 들어가 점프샷을 꽂았으며, 마지막 공격에서도 또다시 앨런을 제치고 들어가 쐐기포를 작렬시키고 승리를 결정지어버리죠.

 

코비의 신들린 활약으로 레이커스는 드디어 홈에서 1승을 챙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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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

 

 

이 경기가 역사에 남을 명경기가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레이커스의 코비 돌파 작전은 4차전 초반부터 시행되었고, 덩달아 유기적인 볼 흐름으로 오픈찬스가 나는 레이커스 궁병대가 폭발하고 시리즈 내내 가넷에 막혀 침묵했던 오돔이 장기인 드라이브인 왼손 레이업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레이커스는 1쿼터에 21점차, 2쿼터에는 24점까지 리드를 벌립니다. 2쿼터때부터 가비지 타임이 나오는 파이널에서 뒤지고 있는 팀이 경기를 뒤집은 사례는 전무. 셀틱스로서는 이 경기에서 지면 또다시 동률이 되고, 5차전이 레이커스 홈에서 치뤄지기 때문에 결정적인 위기에 몰린 셈이었죠. 셀틱스가 포지와 피어스를 앞세워 12-0 run을 이뤄내지만 점수를 뒤집기에는 역부족, 코비의 득점과 파머의 2쿼터 끝내기 버저비터까지 들어가며 레이커스는 57 40으로 17점차로 전반을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셀틱스는 이와 비슷한 상황을 정규시즌 텍사스 스윕의 첫 경기였던 스퍼스전에서 겪은 바가 있었고, 이 경험은 똑같은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레이커스 홈이고, 기세는 전적으로 레이커스에게 있었으며 레이커스 선수 전원의 컨디션이 좋았는데도 셀틱스는 계속해서 피지컬한 수비를 펼치며 실점을 줄이면서 피어스를 선봉장으로 총반격에 나섭니다. 수비 로테이션이 살아나 레이커스 궁병대들의 득점이 저지되고 포지가 득점, 가넷이 득점, 앨런이 득점, 하우스가 득점을 돌아가면서 올렸고 점수차는 조금씩 조금씩 좁혀졌습니다. 3쿼터 2분을 남기고 피어스가 레이커스 수비 네 명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고난이도 리버스 레이업을 성공시키고 파울까지 얻어내면서 드디어 한 점 차 점수대로 들어옵니다.

 

 

 

큰 리드가 순식간에 증발하자 당황하는 것은 이번에는 레이커스 쪽이었습니다. 초반에 기선제압을 단단히 했던 오돔은 또다시 가넷에게 막혀 존재감도 없었고, 피셔, 파머, 월튼, 샤샤 네 명이 동반부진하면서 레이커스는 또다시 코비 혼자 고군분투하는 팀이 되어버립니다. 셀틱스의 볼 흐름이 살아났고, 피어스와 가넷을 중심으로 한 선수 전원이 볼을 빠르게 돌리며 오픈 찬스를 만들며 리드를 분해해 나갔습니다. 하우스의 와이드 오픈 3점으로 6점차를 만들고 PJ 브라운이 3쿼터 말 덩크를 꽂아넣으면서 2점차로 전반을 마치게 됩니다.

 

4쿼터 들어서자 레이커스가 반격에 나섰지만 이미 기세가 붙은 셀틱스도 전혀 기죽지 않았습니다. 코비의 레이업을 포지가 삼점으로 응수하고, 가솔의 골밑슛을 가넷이 골밑 이지 레이업으로 받아칩니다. 급기야는 셀틱스가 4쿼터 4분을 남기고 하우스의 미드레인지 점퍼로 경기 첫 리드를 잡습니다. 24점차로 뒤진 경기를 허슬과 수비, 팀플레이로 다 따라잡은 것입니다.

 

 

특히 피어스가 4쿼터 코비의 수비를 자처하면서 코비를 능가하는 완력과 사이즈를 이용해 그의 로포스트 공략을 저지하고 긴 팔과 빠른 손을 계속 놀리며 코비의 드리블을 방해하는 훌륭한 수비로 인해 코비의 활약은 상당부분 저지될 수 있었습니다.

 

 

 

 

 

리드를 잡은 셀틱스의 투지는 더욱 거세졌습니다. 레이 앨런이 베이스라인에서 공을 받아 순식간에 공을 제치고 돌파하여 가솔의 블락샷을 피하며 성공시킨 ‘double-and-triple-shy-clutch’ 를 비롯해 피어스와 가넷이 연속으로 귀중한 득점을 해주며 리드를 8점차로 벌려버립니다. 레이커스는 셀틱스의 수비에 막혀 4쿼터 26개의 야투를 던져 20개를 미스하는 최악의 모습을 보입니다.

 

 

코비의 연속 4득점과 자유투로 2점차, 남은 시간은 1 23. 제임스 포지가 또 해냅니다. 가넷과 앨런에게만 정신이 팔려 있던 레이커스는 베이스라인 삼점으로 이동하는 포지를 보지 못했고, 앨런에게 받은 패스를 포지는 삼점 빅샷으로 연결시킵니다. 2006년 파이널 6차전, 마이애미 히트의 우승에 쐐기를 박은 것도 바로 이 포지의 코너 삼점이었죠.

 

 

숨막히는 crucial play들이 쏟아집니다. 코비가 공을 받아 다섯 명이 에워싸는 틈을 비집고 피셔에게 어시스트, 피셔가 2점차를 만듭니다. 피어스가 코비에게 파울을 얻어내 2구를 성공시켰고, 뒤집기와 뒤집히기를 한 번씩 주고받으며 셀틱스의 3점 리드로 마지막 공격이 개시됩니다.

 

레이 앨런의 클러치는 이 경기에서도 팀을 구해내게 되죠. 4쿼터 20초 남은 마지막 공격에서, 샤샤의 거친 프레스를 떼어내주기 위해 달려오는 가넷에게 앨런은 아이솔레이션을 신청하고 셀틱스 선수들은 앨런의 마지막 플레이를 위해 전원이 벌려서 길을 열어줍니다.

 

 

97, 98 파이널 12경기에서 마이클 조던의 아이솔레이션을 상대해야 했던 90년대 유타 재즈의 에이스 스타퍼 브라이언 러셀은 아이솔레이션은 글자 그대로 가장 고독하고 외로운 상황이다.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고, 내 혼자의 힘으로 팀의 패배를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수비수의 능력 하나로 승패가 결정되는 부담감은 실로 막중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이솔레이션 상황에서 앨런의 창은 샤샤의 방패보다 강했습니다. 앨런은 순식간에 샤샤의 수비를 뚫고 그대로 휑하게 빈 레이커스 골밑으로 들어가 게임 위너 레이업을 성공시키고 승리를 결정짓습니다. 절망을 이기지 못해 신경질을 내며 절규하는 샤샤만큼이나 레이커스 선수들의 얼굴에서도 안타까움이 가득했습니다.

 

 

 

 

셀틱스는 이 경기에서 역사를 두 번이나 썼습니다.

 

 

1쿼터 21, 전반 한 때 24점까지 뒤지는 역대 파이널 최다 조기 실점의 불명예,

그리고 그 최다 실점을 뒤집은 역대 최고의 대반전극.

 

 

이 경기를 I love NBA月下靑狼님은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관광 역사상 최장거리 왕복인 것 같습니다. 안드로메다 그림자 보고 급히 지구로 돌아왔네요.”

 

 

 

지구권과 안드로메다의 억겁의 시공간을 24분만에 넘나들며, 셀틱스는 3-1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합니다. 3-1로 밀린 파이널을 뒤집은 팀은 전무합니다. 이제 보스턴 셀틱스의 우승에는 단 한 경기의 승리만이 남았을 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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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

 

 

오늘 끝내겠다는 각오와, 오늘만큼은 홈에서 안 진다는 각오의 충돌.

 

 

그 충돌은 스파크튀는 혈전으로 이어졌습니다. 피지컬한 수비와 피지컬한 공격. 몸을 날리는 허슬과 치열한 골밑 다툼, 스틸, 블락의 난무..

 

 

하지만 흐름은 서서히 레이커스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합니다. 가솔이 가넷을 상대로 계속해서 파울을 얻어냈고, 코비는 피어스에게 계속 파울을 얻어냈습니다. 레이 앨런도 궁병대들을 막다가 파울이 늘어났고, 급기야는 셀틱스 Big3가 모두 파울트러블에 걸리는 비상사태가 생깁니다.

 

이 틈을 이용해 레이커스는 4쿼터 말에 점수차를 벌렸고, 뒤늦게서야 출격한 피어스가 파울아웃당한 레이 앨런의 공백을 메꾸며 볼 운반과 득점까지 다 맡아 하며 경기를 조율합니다. 피어스는 포지에게 삼점슛을 쏘도록 어시스트를 찔렀으며 귀중한 마지막 득점까지 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립니다. 하지만 이 피어스의 실책 하나가 승패를 가르고 맙니다. 하프라인을 넘어 볼 운반을 하던 피어스의 공을 코비가 스틸했고, 코비는 텅 빈 셀틱스의 진영에 홀로 질풍같이 돌진하여 덩크를 터뜨립니다. 이 한 방으로 셀틱스는 허무하게 패배합니다.

 

이제 6차전. Do or die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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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전, The End of Line.

 

 

셀틱스 홈 구장은 그 어느때보다도 흥분의 도가니였습니다. 파이널 6차전. 듣기만 해도 가슴 떨리는 역사의 현장이 그들 눈앞에서 펼쳐졌습니다.

 

 

보스턴 셀틱스가 한 해 동안 보여준 그 모든 퍼포먼스를 통틀어 이 파이널 6차전은 단연 최고 중 최고라 보여집니다. 또한 파이널 역사에 길이 남을 대승을 보여준 경기이기도 합니다.

 

 

셀틱스는 3차전과 5차전에 혹독하게 당했던 코비 봉쇄부터 철저하게 들어갑니다. 에이스 스타퍼 포지와 피어스, 앨런이 번갈아가며 탑에서 코비에게 압박수비를 했고, 코비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하이포스트에서 대기하고 있던 가넷과 퍼킨스가 한꺼번에 달려와 높이와 무게로 코비를 옥죄었습니다. 코비는 초반 삼점을 연달아 세 개나 꽂으면서 슛감을 회복하는가 싶었지만, 그 세 번의 삼점슛 이외에는 어떤 공격루트도 찾지 못하며 무너졌습니다.

 

이 경기에서 보여준 셀틱스의 수비는 NBA 역사의 그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수준의 것이었습니다. 코비의 움직임 봉쇄에 그치지 않고 앨런, 피어스, 론도, 가넷이 끊임없이 코비의 패싱레인을 방해하며 그로부터 나가는 패스를 끊어냈고 레이커스 선수들의 손에 들려있는 공도 빼앗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론도는 6개의 스틸로 수비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쳤고, 셀틱스에게서는 무려 18개의 스틸이 나옵니다. 포지의 압박수비와 론도의 스틸, 레이 앨런과 피어스의 디나이 콤비와 수비의 기둥뿌리 케빈 가넷, 퍼킨스의 박스아웃과 브라운의 블락샷과 리바운드, 허슬…. 마치 하나의 거대한 수비 유기체처럼 셀틱스는 수비를 퍼부었습니다

 

경기 초반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오돔에게 눈을 찔린 레이 앨런은 라커룸으로 들어가 안구 세척을 하고 벌겋게 상기된 눈으로 1차전 피어스처럼 관중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으며 다시 코트에 들어섭니다.

 

 

팽팽하게 나가던 균형을 깨뜨린 것은 셀틱스의 피어스와 핵심 롤플레이어인 포지와 하우스였습니다. 닥 감독이 강한 항의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흐뜨러질 뻔했던 흐름을 피어스가 시원한 삼점포로 살려놓았고, 포지는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아 패스, 곧바로 장기인 코너 삼점을 터뜨렸고, 이어지는 공격에서는 하우스가 또다시 코너 삼점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리드를 9점차로 벌려버립니다. 포지는 이후 다시 한번 삼점을 터뜨리며 14점 리드를 만듭니다.

 

 

셀틱스의 리드는 조금씩 조금씩 벌어져 20점을 헤아립니다. 하지만 셀틱스는 이제 안주와 자만의 경지를 넘었습니다. 2차전에서 20점이 넘는 리드를 한 순간에 따라잡혔던 적이 있었고, 반대로 4차전에서 20점이 넘게 뒤지던 경기를 잡아낸 적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상대 레이커스 또한 서부 파이널에서 스퍼스를 상대로 두 번씩이나 20여점의 리드를 뒤집고 경기를 승리한 강팀이었습니다. 따라서 셀틱스에게도, 레이커스에게도 어쩌면 셀틱스의 큰 리드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후에 가넷이 밝히길 그래서 우리가 6차전 마지막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부터는 셀틱스 수비 컨테스트와 공격 폭죽쇼였습니다. 코비는 셀틱스의 거미줄 수비에 걸려 옴짝달싹을 못했고, 오돔은 가넷에게 연속으로 블락당한 것을 포함해 시도하려는 슛이 수비에 걸려 모두 저지당하면서 자멸했습니다. 반면 셀틱스는 5차전에 부진했던 케빈 가넷이 적극적으로 골밑으로 들어가 펄펄 날았고, 레이 앨런은 계속 스크린을 타고 코비를 떨궈내며 론도가 주는 어시스트를 넙죽 넙죽 받아 삼점슛으로 연결시켰습니다. 가넷의 행타임 3점플레이, 피어스의 3점플레이, 포지의 허슬과 스틸, 론도의 패스페이크 더블클러치 등 진기명기 볼거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죠.

 

 

시간은 가고, 리드는 더더욱 크게 벌어집니다. 어느덧 무려 40점까지 점수차가 벌어진 다음에야 셀틱스 벤치는 축제 분위기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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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스는 1년 동안 수고한 닥 리버스 감독에게 보답으로 시원한 게토레이 샤워를 선사했고

 

 

 

 

 

 
 
레이 앨런은 역대 NBA 파이널 단일 경기 삼점슛 성공기록 (7-9)를 달성했습니다.
 
 
 
 
 

공격과 수비, 조율과 호흡, 허슬과 투지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 셀틱스에게 승리의 여신은 기다리던 손을 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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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is possible !!”

 

 

 

종료 부져가 울리는 순간, 셀틱스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뛰쳐나옵니다. 글렌 데이비스는 매직 존슨이 그랬듯 공을 하늘높이 쏘아올렸고, 가넷은 자신의 평생 염원을 이뤄준 고마운 셀틱스 하프라인 로고에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춥니다. 샘 카셀은 뭐라 알아들을 수도 없는 쾌재를 지르며 포우의 품에 매달렸고, 레이 앨런은 만세를 부르며 뛰어다녔습니다. 피어스, 포지, 하우스, 브라운, 포우는 한데 껴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합니다.

 

 

 

젖은 눈어름을 챔피언쉽 모자로 가리며 한 동안 소감 인터뷰에서 말을 잊지 못하던 케빈 가넷은 하늘을 우러러 “Anything is possible!!” 을 포효했고, 곧이어 오직 이 순간만을 위해 아끼고 아껴왔을 한과 기쁨이 어우러진 눈물을 터뜨리며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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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NBA 챔피언 트로피 수여식이 거행되고, 셀틱스 선수들은 꿈에 그리던 오브라이언 트로피에 손을 얹고 환호합니다. 모두가 잘 싸웠으나 파이널 mvp의 영예는 11년 프랜차이져요 고비때마다 셀틱스를 구해낸 폴 피어스에게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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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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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만큼은.. 꿈이 아니라 생시였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맺힌 회포를 푸는 데는 수여식으로 부족했습니다.

 

셀틱스의 행복한 자축 파티는 밤이 늦도록 계속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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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tic Pride

 

 

 

이렇게 역사에 남을 보스턴 셀틱스의 파란만장한 2008년은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암울했던 과거와 플레이오프 탈락, 부상의 연속과 꼬리를 무는 좌절..

 

 

그리고 2008,

레이 앨런과 케빈 가넷이 합류한 Big3의 탄생과 그들이 가져다준 열정과 투지, 포지, 하우스, 브라운, 카셀의 영입에 따른 롤 플레이어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 그리고 수많은 breathtaking moments hustle plays, 거친 파울과 디펜스, 두 번의 7차전 혈전과 동부 최강자끼리의 사투, 그리고 서부 챔피언 레이커스를 상대로 보여준 명승부.

 

이들이 올해 이루어낸 업적은 수없이 많습니다. 22년만의 정규시즌 1위 탈환, 단일시즌 역대 최다 승률 상승, 구단 역사상 최초로 defensive player of the year 탄생, 구단 역사 최초의 all-nba first team, all-defensive first team, defensive player of the year 석권자 탄생, 수비 3부분 전분야 동시석권, 파이널 역대 최다 실점을 뒤집은 기록, 그리고 7차전의 역대 파이널 최대의 대승 2위의 기록, 파이널 역사상 최다 삼점 성공률 기록자 탄생.. 셀틱스의 2008년은 한 편의 영화였고 드라마였습니다. 1년 동안의 그들의 피땀은 NBA championship이라는 달콤한 과실로 돌아왔습니다.

 

셀틱스가 마지막으로 우승 트로피를 치켜든지 정확히 22년만에,

Celtic Pride는 다시금 보스턴에서 찬란하게 부활했습니다.

 

 

 

 

셀틱스의 2008년 우승의 감동적인 드라마는 비단 Big3만 이룬 것이 아닙니다. 포지의 삼점슛과 허슬과 수비, 에디 하우스의 지원사격과 론도의 공수 맹활약, 리언 포우의 일생일대의 활약과 PJ 브라운의 골밑 사수와 기싸움이 없었다면 불가한 일이었습니다. “Team Boston”. 진정 하나의 유기체럼 모든 선수들이 똘똘 뭉쳐 힘을 다해 일궈낸 업적이었습니다.

 

 

 

 

 

이제 보스턴 셀틱스는 월드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멈추기에 셀틱스 열 다섯 전사들의 열정은 너무도 큽니다. 이제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도전자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투혼을 발휘하여 우승을 지켜내고, Greatest Dynasty의 반열에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헌신, 투지와 허슬로 가득한 이 뜨거운 팀은 그럴 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백투백 우승, three-peat까지 이루어 2000년대의 마지막을 초록 물결로 장식하며, 셀틱스 왕조를 이루길 기원합니다. 그래서 후대들이 진정한 열정적인 농구가 무엇인지, 오랜 꿈이 헌신과 성실로 이루어지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지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eltic Pride의 깃발이 천하를 호령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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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편집: nycmania

출처 : I Love NBA
글쓴이 : nycmani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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